2026년 상반기 매출 전년동기比 20% ↑
롯데, 서울역 등 외국인 관광객 공략
신세계, 식품관 등 미식 경험에 집중
현대, 팝업스토어 중심 콘텐츠 강화
갤러리아는 VIP 관리 전문성 강조
국내 주요 백화점이 가을·겨울 시즌을 맞아 고객 유치에 팔을 걷어붙였다. 올해 실적 호조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연말 소비 수요를 선점하기 위한 업체별 차별화 전략도 한층 뚜렷해지고 있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백화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1%나 급증했고, 8월에도 전년 동월 대비 11.9% 올랐다. 산업통상부는 백화점이 체류형 공간으로 재편된 것과 소비심리 개선, 외국인 관광객 매출증가 등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백화점 업계는 이러한 매출 증가세를 연말까지 이어가려 한다. 주요 백화점마다 차별화하고 더욱 신경 쓰는 공략 지점이 눈에 띈다. 외국인 관광객, 미식, 체험형 콘텐츠, 명품 등이다. 다만 백화점이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곳이 아니라 고객이 찾아와 오래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인식되게 하려는 점은 공통적이다.
올해 국내 백화점 업계 최초로 외국인 대상 매출 1조원 시대를 연 롯데백화점은 외국인 고객 유치 성과를 글로벌 브랜드 경쟁력 강화로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최근 세계적인 K팝 가수인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 제니를 브랜드 앰배서더로 선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약 10년 만에 광고 모델을 기용한 롯데백화점은 이달부터 국내 점포와 온라인 채널은 물론 인천공항, 서울역 등 주요 관광 거점으로 캠페인을 확대한다. 국내 백화점 업계에서 유일하게 직접 운영하는 해외 점포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롯데백화점은 현재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4개 점포를 두고 있다. 특히 베트남에 2023년 문을 연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는 쇼핑몰과 호텔, 마트, 영화관, 아쿠아리움 등을 결합한 대형 복합상업단지다. 롯데백화점은 해외 점포를 거점으로 K패션과 뷰티, 식품 등 국내 브랜드의 해외 진출도 지원할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쇼핑에 미식 경험을 결합하고 있다. 핵심은 서울 강남점 식품관이다. 국내 최초 단일 점포 기준 거래액 3조원을 돌파한 강남점은 지난해 국내 최대인 약 6000평(1만9834㎡) 규모로 식품관을 새단장했다. 신세계는 이 식품관을 다양성과 깊이를 갖춘 ‘식품 장르별 전문관’으로 조성해, 영국 런던 해로즈의 ‘더 푸드 홀’이나 프랑스 파리 라파예트의 ‘르 고메’ 등 세계적 백화점의 식품관에 견줄 만한 글로벌 미식 문화 공간으로 키우려 한다. 강남점 식품관은 디저트 전문관 ‘스위트 파크’, 고급 미식 공간 ‘하우스 오브 신세계’, 프리미엄 슈퍼마켓 ‘신세계 마켓’, 델리 전문관 등으로 구성된다.
1600평 규모의 스위트 파크에는 국내외 디저트 브랜드 43개를 한데 모았다. 하우스 오브 신세계는 백화점과 호텔의 장점을 결합한 공간이다. 고급 레스토랑과 와인 전문관을 배치하고 식사와 모임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신세계 마켓은 신선식품과 최고급 식재료를 비롯해 고객이 원하는 방식으로 쌀을 도정하거나 재료를 골라 육수팩을 만드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해 문을 연 1200평 규모의 프리미엄 델리 전문관도 식품 경쟁력을 뒷받침한다. 기존 간편식 수준을 넘어 아시안, 한식, 양식 등 다양한 분야의 고급 레스토랑에 버금가는 식사를 선사하는 ‘델리의 신세계’를 펼친다.
현대백화점은 젊은 층과 외국인 관광객을 사로잡는 콘텐츠 경쟁력으로 승부를 거는 모습이다. 대표 점포인 더현대 서울은 팝업스토어를 중심으로 쇼핑과 문화 체험을 결합한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현대백화점의 가장 큰 무기는 ‘팝업스토어’(임시매장)다. 더현대 서울에서 지난 5년간 진행한 팝업스토어는 약 1900건에 이른다. 올해 상반기에도 전년 동기보다 약 20% 늘어난 330건 이상을 운영했다. 지난달 진행된 유명 걸그룹 ‘리센느’의 팝업스토어는 사전 예약이 당일 마감됐다. 리센느의 유통업계 팝업스토어는 더 현대가 처음이었다. 인기 콘텐츠를 매장에 접목해 많은 고객을 꾸준히 모으는 방식이다. K콘텐츠를 활용한 해외 시장 개척에도 적극적이다. 국내 패션·뷰티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더현대 글로벌’은 일본과 대만에 이어 이달 프랑스 파리에 진출했다. 현대백화점은 2030년까지 유럽과 북미, 아시아 등에 약 10개의 해외 거점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외국인을 상대로 한 매출에도 심혈을 기울인다. 현대백화점의 올해 외국인 누적 매출은 지난 5일 기준 8050억원으로 연내 1조원 돌파를 바라보고 있다. 더현대 서울의 외국인 매출 신장률은 135%에 달한다. 개점 이후 지난해까지 더현대 서울을 찾은 외국인의 출신 국가는 182개국에 이른다. 더현대는 외국인 고객 자문단을 운영해 국가별·문화별 불편 사항을 파악하고, 11개 언어를 지원하는 인공지능(AI) 쇼핑 어시스턴트 ‘헤이디’를 통해 팝업스토어와 맛집, 전시 등 쇼핑 정보를 제공한다.
갤러리아백화점은 고급 명품과 VIP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희소성 높은 해외 브랜드와 고급 시계·보석을 중심으로 차별화한 상품 경쟁력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압구정 명품관 웨스트의 리뉴얼을 마무리하고 에르메스와 고야드 매장을 이스트에서 웨스트로 옮겼다. 매장 규모도 각각 기존보다 1.7배, 1.5배 넓혔다. 파텍필립과 브레게 등 고급 시계 브랜드, 까르띠에와 반클리프 아펠 등 고급 보석 브랜드를 갖춘 것도 강점이다. 갤러리아의 럭셔리 주얼리·워치 매출은 2019년부터 2025년까지 6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VIP 관리에서도 전문성을 강조하고 있다. 2003년 국내 최초로 VIP 전용 쇼핑 공간인 ‘PSR’을 도입한 갤러리아는 고객의 구매 이력과 선호 브랜드를 토대로 일대일 쇼핑 서비스를 제공한다. 프라이빗 다이닝과 공연, 서울세계불꽃축제 선상 관람 등 구매 혜택을 넘어선 맞춤형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는 압구정 명품관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현재 8800평인 영업면적을 1만8000평 이상으로 확대해 글로벌 럭셔리 랜드마크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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