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리 개발 10여년 만에 전격 공개
저고도서 수직·수평 불규칙 활공
요격 까다로워 北 방어 부담 커져
국내 기술로 개발 중인 극초음속 활공비행체(HGV)의 첫 시험발사가 8일 이재명 대통령이 참관한 가운데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를 잇달아 감행하면서 미사일 기술을 과시하는 것에 맞대응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HGV는 탄도미사일의 탄두 부분에 장착되는 것으로서, 극초음속 미사일에 해당한다. 고속 비행을 통해 목표 지점에 도달하는 시간을 최소화해 지상요격체계가 대응할 시간적 여유를 크게 줄인다. 일반적인 탄도미사일과 달리 변칙적으로 움직여서 사거리를 늘리고 탄착점 예측을 어렵게 한다. 중국·러시아 등에서 개발됐으며, 북한도 화성-11마형과 중거리급 극초음속 미사일을 공개한 바 있다.
국내에선 2010년대 초부터 국방과학연구소(ADD)와 방산업계를 중심으로 관련 핵심 기술 개발을 추진해왔다. 현무-2 탄도미사일 개발 및 성능향상 작업, 순항미사일 개발 등을 통해 축적한 기술을 토대로 핵심 기술을 확보하고 검증도 실시했다. 이 같은 작업은 지금까지 비공개로 진행됐으나, 이날 청와대의 발표로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이 공식화됐다.
청와대는 “HGV 최초 시험발사는 극초음속 비행 환경에서 활공비행체의 핵심 기술인 초고온 내열 소재의 성능과 유도 및 제어능력, 낮은 고도에서의 불규칙 비행 능력을 검증하기 위해 이뤄졌다”며 “시험발사된 HGV는 목표 고도로 상승한 뒤 성공적으로 분리됐으며 극초음속 비행 환경에서 계획된 비행을 이상 없이 수행했다”고 밝혔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기존 탄도미사일과 달리 활공비행체가 분리된 후에 낮은 고도로 강하해 수직, 수평으로 자유롭게 궤도를 변경하는 불규칙 활공 비행을 완료하고 지정된 목표점에도 정확하게 탄착했다”고 밝혔다.
청와대의 이 같은 발표는 HGV의 진정한 장점을 부각한 것으로 해석된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속도보다는 비행 중 궤도를 비교적 자유롭게 변경하면서 지구 대기권 내의 낮은 고도로 비행하는 것이 더욱 중시된다. 북한으로서는 미사일 방어 구역을 기존보다 넓혀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를 지속하면서 일각에선 한국의 미사일 기술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어왔는데, 이번 HGV 시험발사 성공은 국내 미사일 기술에 대한 회의적 견해를 불식시키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날 시험발사에는 강신철 국방부 장관, 강건작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이용철 방위사업청장과 ADD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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