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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측근 이종호, ‘수사 중 휴대전화 파손 지시’ 무죄 확정…특검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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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림 기자 seoulfores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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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해병 특별검사팀(특검 이명현)의 구명로비 의혹 수사를 받던 중 지인에게 자신의 휴대전화 파손을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건희씨 측근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에게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8일 이 전 대표의 증거인멸교사 혐의 사건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이 전 대표는 증거인멸 교사범이 아닌 공동정범으로 봐야 하고, 형사사건에서 자신의 증거를 인멸한 행위는 처벌하지 않는다는 법리에 따라서다. 휴대전화 파손·폐기를 실행한 차모씨에 대해서는 벌금 300만원 형이 유지됐다.

 

이 전 대표는 지난해 7월15일 서울 서초구 잠원한강공원에서 차씨에게 휴대전화 파손·폐기를 지시한 혐의를 받았다. 이 전 대표가 먼저 휴대전화를 땅바닥에 던져 파손을 지시했고, 차씨가 이를 발로 짓밟은 뒤 한강공원 휴지통에 폐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채해병 특검팀은 이 전 대표가 김씨와의 친분을 이용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로비에 관여했는지 살펴보던 중이었다.

 

특검팀은 지난해 11월 이 전 대표와 차씨에 대해 각각 벌금 500만원과 300만원의 약식명령을 청구했으나, 재판부의 결정으로 정식 재판에 회부됐다.

 

1심은 이 전 대표에게 무죄를, 차씨에게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이들이 파손 행위를 공동으로 했다며 이 전 대표를 교사범이 아닌 공동정범으로 봤으며, 형사사건에서 자신의 증거를 인멸하는 행위는 처벌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라 무죄로 판단했다.

 

특검 측이 불복했으나 2심 판단도 같았다.

 

2심 재판부는 “이 전 대표가 휴대전화에 담긴 불법 로비 관련 내용이 드러날 경우 자신도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며 “(해당 증거가) 자기 증거가 아닌 타인의 증거에 해당한다는 특검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법원도 이런 판단을 유지해 차씨와 특검 측 상고를 기각했다.

 

특검팀은 판결 선고 뒤 입장문을 내 “결과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사건의 유무죄에 그치지 않고 증거인멸 법리가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에 대해 대법원이 정면으로 답해주기를 바랐기 때문에 전원합의체 회부를 요청했으나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자기 사건의 증거를 없애는 것은 원칙적으로 처벌하지 않되, 다른 사람을 시켰을 때만 ‘방어권 남용’으로 예외적으로 처벌하는 현행 법리 아래에서는, 지시에 그치지 않고 직접 실행까지 가담한 사람이 오히려 처벌을 면하는 역설이 생긴다”고 주장했다.

 

특검팀은 “피고인 이종호는 지시를 넘어 범행을 실행까지 했음에도 무죄가 됐다”며 “증거를 없앤 사람의 책임으로 연결하지 못한 결론은 많은 국민께서 납득하기 어려우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증거를 없애고도 책임을 피할 수 있다는 선례가 남는다면, 앞으로 수사 대상자들이 같은 선택을 하는 것을 막기 어렵다”며 “판결문이 공개되면 구체적인 판단 이유를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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