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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의 ‘총살 분대’ 부활 [김태훈의 의미 또는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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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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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국가들은 대부분 사형제를 터부시한다. 유럽이 대표적이다. 반면 미국은 50개주(州) 가운데 상당수가 여전히 사형제를 유지하고 있으며 집행도 서슴지 않는다. 최근 미 중남부 테네시주에선 여성 사형수 크리스타 파이크(50)에 대한 사형 집행 시도가 실패로 끝나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18세이던 1995년 또래 여자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파이크는 이듬해인 1996년 사형이 확정된 이래 30년간 사형수로 교도소에 갇혀 지내 왔다. 지난 9월30일 독극물 주입에 의한 사형 집행이 시도되었으나, 정작 파이크는 숨이 끊어지지 않은 채 살아 남았다. 그녀의 변호인단은 “독극물 주사형이 지나치게 비인도적”이라며 테네시 주정부를 맹비난했다.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 내부에 있는 사형장 모습. 일제강점기 당시인 1923년 지어진 목조 건물로 독립 운동을 하다가 일본에 붙잡힌 한국의 애국지사들이 이곳에서 교수형으로 순국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 내부에 있는 사형장 모습. 일제강점기 당시인 1923년 지어진 목조 건물로 독립 운동을 하다가 일본에 붙잡힌 한국의 애국지사들이 이곳에서 교수형으로 순국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미국의 사형 집행 방식으로 독극물 주사형 외에 전기의자형도 있다. 특수한 의자에 사형수를 결박시킨 뒤 전류를 흘려보내 인위적으로 감전사에 이르도록 하는 것이다. 사형수의 고통이 얼마나 큰지 무슨 화형(火刑)을 연상케 한다는 것이 집행 참관인들의 소감이다. 미국 수정 헌법에는 ‘잔혹하고 비정상적인 형벌을 부과하지 못한다’는 규정이 있다. 이에 따라 사형수가 전기의자형을 거부하는 경우 독극물 주사형으로 대체되곤 한다. 지금은 ‘실질적 사형 폐지국’이 된 한국에서는 민간인의 경우 교수형을 원칙으로 하나, 미국은 교수형에 부정적 시선이 큰 듯하다. 플로리다주 등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교수형은 진작 폐지된 지 오래다.

 

2차대전 당시 독일군 지휘관이었던 빌헬름 카이텔(1882∼1946) 육군 원수는 1945년 5월9일 독일군을 대표해 연합군에 무조건 항복을 선언하는 서류에 서명한 인물로 유명하다. 점령 당한 베를린에서 열린 항복 문서 조인식 후 나흘 만에 전범 혐의로 체포된 카이텔은 뉘른베르크 국제군사재판소에 기소돼 사형 선고를 받았다. 카이텔은 재판소 측에 “나는 군인이니 군인답게 총살형을 집행해달라”고 탄원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재판부 구성원 중 특히 소련(현 러시아) 국적 재판관이 “전범에 총살형은 가당치도 않다”고 우겨 민간인과 같은 교수형 부과가 확정됐다. 종전 이듬해인 1946년 10월16일 카이텔은 결국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미국 육군의 사형수 니달 말릭 하산. 군의관(소령)이던 2009년 부대 안에서 총기를 난사해 군인 등 13명을 살해한 혐의로 사형이 확정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하산의 총살형 집행을 위한 이른바 ‘총살 분대’ 구성을 승인했다. 방송 화면 캡처
미국 육군의 사형수 니달 말릭 하산. 군의관(소령)이던 2009년 부대 안에서 총기를 난사해 군인 등 13명을 살해한 혐의로 사형이 확정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하산의 총살형 집행을 위한 이른바 ‘총살 분대’ 구성을 승인했다. 방송 화면 캡처

미국이 2차대전 이후 처음으로 군인 신분의 사형수에게 총살형을 집행키로 했다고 해서 화제다. 육군 군의관(소령)으로 복무하던 2009년 부대 안에서 총기를 난사해 13명을 살해한 니달 말릭 하산(56)이 주인공이다. 미 전쟁부(옛 국방부)는 6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하산에 대해 ‘총살 분대’(firing squad)를 통한 사형 집행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여러 명의 군인으로 구성된 분대가 사형수에게 일제히 총을 쏘는 방식이다. 미군에서 총살형은 예나 지금이나 합법이지만 ‘너무 잔인하다’는 여론에 따라 2차대전 종전 뒤로는 주로 교수형을 집행했다고 한다. 사람의 목숨을 끊으며 고통을 최소화하는 방안은 과연 무엇일까. 그런 것이 과연 존재하긴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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