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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라고 수사 잘하나”…그래도 500명 더 뽑자는 경찰 개혁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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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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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변호사 500명 추가채용 권고
전국 경찰서에 3~4명씩 배치 구상
자격만으로 수사력 향상 의문 제기
기존 인력 이탈에 처우 개선도 과제

경찰 수사개혁위원회(위원회)가 향후 5년간 변호사 자격을 가진 경찰공무원을 매년 100명 이상 채용하라고 권고하면서 실제 채용 가능성과 실효성을 둘러싼 논쟁이 일고 있다. 변호사 자격이 수사 전문성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지 않냐는 지적에 위원회도 “자격증을 갖고 경찰이 됐다고 수사 역량이 바로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라고 인정했다.

‘국민의 신뢰 제고를 위한 경찰 수사 개혁위원회’ 김남준 위원장이 6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경찰수사 공정성 및 수사역량 강화 관련 권고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 신뢰 제고를 위한 경찰 수사 개혁위원회’ 김남준 위원장이 6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경찰수사 공정성 및 수사역량 강화 관련 권고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위원회는 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수사 공정성과 수사 역량 강화를 위한 12개 2차 권고사항을 발표했다. 경찰의 법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향후 5년간 매년 100명 이상의 변호사 자격자를 경찰공무원으로 채용해 수사 부서에 배치하라는 내용 등이 담겼다.

 

위원회가 제시한 목표는 5년간 최소 500명이다. 현재 경찰 내 변호사 자격을 가진 법률전문가는 전체 수사경찰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위원회는 전국 262개 경찰서마다 변호사 자격자를 3~4명가량 배치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박용대 수사개혁위원은 “경찰청에 맡겨두면 채용 규모가 작아질 수 있다고 생각해 최소한 100명 정도를 제시했다”며 “한꺼번에 뽑을 수 없으니 순차적으로 매년 100명 이상씩 뽑자고 강하게 권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경찰서마다 변호사가 3~4명 필요하다는 수치는 위원회 자체 판단에 따른 것이다. 박 위원은 경찰 수사인력 가운데 법률전문가가 어느 정도 필요한지는 향후 과학적인 진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 변호사 500명 추가 채용…수사역량 강화 해법 될까

 

실제 연간 100명 이상의 변호사를 경찰로 끌어올 수 있느냐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경찰은 현재도 변호사 자격자를 경감으로 경력채용하고 있다.

김남준 경찰 수사개혁위원장이 6일 서울 경찰청 브리핑룸에서 제11차 회의를 마친 후 브리핑하고 있다. 뉴시스
김남준 경찰 수사개혁위원장이 6일 서울 경찰청 브리핑룸에서 제11차 회의를 마친 후 브리핑하고 있다. 뉴시스

 

위원회는 경찰과 사전에 논의한 결과 현재보다 두 배가량 많은 변호사 자격자를 채용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정영훈 수사개혁위원은 “현재도 매년 50~60명씩 뽑고 있다”며 “경찰 측에 수용 가능한지 이야기했는데 약 두 배가량의 인력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채용만으로 경찰의 수사 전문성을 끌어올릴 수 있느냐다. 이날 브리핑에서는 변호사 채용 확대가 ‘율사 만능주의’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변호사 자격이 있다고 해서 수사 역량이 곧바로 높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다.

 

위원회도 이 같은 한계를 인정했다. 정 위원은 “내부 위원들 사이에서도 나왔던 사안”이라며 “로스쿨을 나오거나 변호사 자격증을 갖고 경찰이 됐다고 해서 수사 역량이 바로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1~2년간 수사 관련 기초교육과 수사부서 경험을 쌓은 뒤 법률 전문성을 수사에 활용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박 위원 역시 “이번 권고가 수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모든 대책을 담은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법률전문가 확충과 별개로 우수한 수사인력이 지원할 수 있도록 처우를 개선하고 다른 전문성을 가진 수사인력을 확보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했다.

 

◆ 새로 뽑아도 나가면?…처우 개선도 숙제

 

이미 경찰에 들어온 변호사 자격자들의 이탈을 막는 것 역시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 위원은 “경감으로 채용한 변호사들 가운데 나가는 사람들도 많다”며 “일선 수사관들을 만나보면 근무 여건이 굉장히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우가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으면 우수한 수사관들이 지원하지 않을 뿐 아니라 남아 있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남준 경찰 수사개혁위원장이 6일 서울 경찰청 브리핑룸에서 제11차 회의 관련 브리핑을 마친 후 생각에 잠겨 있다. 뉴시스
김남준 경찰 수사개혁위원장이 6일 서울 경찰청 브리핑룸에서 제11차 회의 관련 브리핑을 마친 후 생각에 잠겨 있다. 뉴시스

 

위원회는 승진과 보수, 성장 기회 등을 포함한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고 봤지만 구체적인 방안은 이번 권고에 담지 않았다. 경찰 내부의 다른 직군과 형평성을 고려해야 하는 데다 향후 출범할 중대범죄수사청 등 다른 수사기관과 법률 인력을 어떻게 배분할지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박 위원은 우수 법률 인력이 특정 수사기관에만 몰리지 않도록 국가기관 간 처우와 인력 배분 문제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위원회가 변호사 채용 확대를 강조한 배경에는 수사·기소 분리에 따른 경찰의 역할 확대가 있다. 김남준 수사개혁위원장은 경찰의 전반적인 치안·수사 역량은 우수하지만 재산범죄 등의 영역에서는 법률적 판단 능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봤다. 위원회는 법률 전문가를 단기간에 확충하는 것이 이런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했다.

 

◆ 이미 경찰이 하는 대책도…“추진력 강화하려 포함”

 

위원회는 변호사 채용 확대 외에도 수사 공정성 강화 9건과 수사 역량 강화 3건 등 모두 12건을 권고했다. 수사 공정성 분야에서는 사건의 수사 담당자나 지휘관이 아닌 사람의 수사 관련 문의·청탁을 금지하고 이를 받은 수사관에게 신고 의무를 부과하도록 했다. 이를 위반한 사람에 대한 징계·처벌도 강화하도록 권고했다.

 

상급자의 수사지휘는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킥스)을 통한 전자문서로만 하도록 하고, 변호사 자격자를 ‘수사심사관’으로 임명해 수사업무를 검토하도록 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경찰공무원 가족이 연루된 사건은 수사회피제를 통해 다른 경찰관서에서 수사하도록 하고, 향후 다른 수사기관이 담당하는 방안도 검토하도록 했다. 경찰수사심의위원회의 설치 근거를 법률에 명시하고 위원 전원을 외부위원으로 구성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수사 역량 강화와 관련해서는 여성·청소년·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에 우수 수사관을 우선 배치하고 특별승진 등 인사상 유인을 제공하도록 권고했다. 수사경찰이 장기간 근무할 수 있도록 특별한 승진 방안을 포함한 처우 개선책을 마련하라는 내용도 담겼다.

김남준 경찰 수사개혁위원장이 6일 서울 경찰청 브리핑룸에서 제11차 회의를 마친 후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김남준 경찰 수사개혁위원장이 6일 서울 경찰청 브리핑룸에서 제11차 회의를 마친 후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일부 권고는 경찰이 이미 시행하고 있거나 추진 중인 대책과 겹친다는 지적도 있다. 수사 관련 문의·청탁 금지가 대표적이다. 박 위원은 “수개위 출범 이전부터 경찰청에서도 준비했던 내용이고 현재 시범 실시 단계인 것으로 안다”면서도 “행동강령이나 규정 개정은 마치지 않은 상태여서 빨리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다만 위원회 권고의 이행을 강제할 수단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김 위원장은 위원회의 역할은 기본적으로 정책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며 실제 인사안 마련 등은 집행기관인 경찰이 담당해야 한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수사개혁위는 이르면 이달 말부터 내달 사이 추가 권고를 내놓을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10월 말이나 11월 정도가 되면 기본적인 것은 마무리할 생각”이라며 “이후에도 중요한 현안이나 권고 이행 상황이 있으면 활동을 이어갈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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