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스카이댄스와 인수전 참여
기존 유통에 엔터테인먼트 접목
‘해리포터’ 등 인기 콘텐츠 확보
스타필드·테마파크 사업에 활용
신세계그룹이 미국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 그룹 주도의 워너브러더스 인수에 10억달러(약 1조3600억원)를 투자하며 글로벌 콘텐츠 사업에 뛰어든다. ‘해리포터’와 ‘왕좌의 게임’ 등 워너브러더스의 지식재산권(IP)을 스타필드와 화성 스타베이시티 테마파크 등 기존 유통·레저 사업에 접목한다는 구상이다. HBO Max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신세계 계열사 멤버십의 연계 가능성도 열어뒀다. 사업 다각화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키우기 위한 정용진(사진) 회장의 승부수로 풀이된다.
신세계그룹은 6일 신세계프라퍼티가 데이비드 엘리슨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 회장, 미국 투자운용사 레드버드 등과 함께 워너브러더스 인수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앞서 파라마운트는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를 주당 31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기업가치 기준 1100억달러 규모의 초대형 거래로,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경쟁당국의 승인을 거쳐 거래 종결 절차를 밟고 있다. 신세계 투자금 10억달러는 전체 인수 금액의 0.9% 정도이나 그 의미는 크다.
이번 투자를 계기로 파라마운트의 ‘미션 임파서블’, ‘스타트렉’, ‘탑건’과 워너브러더스의 ‘해리포터’, ‘왕좌의 게임’ 등 글로벌 인기 콘텐츠를 유통 사업에 접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이번 투자는 신세계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글로벌 콘텐츠 분야로 확장해 새로운 성장 엔진을 키우기 위한 결정”이라며 “기존 유통업과 엔터테인먼트 사업 간 시너지를 창출해 글로벌 리테일·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이 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신세계그룹이 오프라인 유통 공간을 확대하는 동시에 글로벌 콘텐츠 확보에 나선 것도 집객력을 높일 차별화 요소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워너브러더스의 HBO Max와 파라마운트+ 등을 이마트를 비롯한 신세계그룹 온·오프라인 계열사의 멤버십과 연계할 경우 콘텐츠 혜택을 앞세워 고객을 묶어두는 ‘록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파라마운트와 워너브러더스의 결합은 콘텐츠 경쟁력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합병 회사는 영화·TV·스트리밍을 아우르며 파라마운트+, HBO Max, CBS, CNN 등 대형 미디어 자산과 글로벌 IP를 한데 보유하게 된다.
신세계는 장기적으로 콘텐츠 제작까지 협력 범위를 넓히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HBO Max와 파라마운트+의 글로벌 유통망을 활용해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동 제작하거나 제휴하는 방식이다.
신세계그룹이 추진 중인 ‘화성 스타베이시티’ 테마파크 사업에 활용할 콘텐츠가 확대될 수도 있다. 투자에 직접 나선 신세게프라퍼티는 해당 사업 개발도 주도하고 있다. 파라마운트 IP에 워너브러더스의 콘텐츠까지 더해질 경우 테마파크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스타필드와 스타필드마켓, 스타필드 빌리지 등 신세계가 운영하는 복합쇼핑몰에도 양사의 IP를 활용한 체험시설과 테마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투자는 단순한 지분 투자를 넘어 신세계그룹이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 다각화하는 데 디딤돌이 될 것”이라며 “아시아 콘텐츠 시장의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할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신세계그룹은 최근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미국 인공지능(AI) 기업 리플렉션AI와 손잡고 국내에 전력용량 250㎿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로 했다. 신세계는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공급을 기반으로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클라우드 서비스와 맞춤형 AI 솔루션을 제공하는 ‘풀스택 AI 공장’ 구축을 추진한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7월에는 글로벌 부동산 개발회사 오코(OKO) 그룹과 손잡고 럭셔리 호스피털리티 시장에 진출했다. 신세계와 오코그룹은 초기 투자금 5억달러 규모의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고 오코그룹의 럭셔리 브랜드 ‘아만’과 ‘자누(Janu)’의 호텔·레지던스를 아시아와 북미 지역에서 개발하기로 했다.
투자가 늘어나는 만큼 재무 부담 증가는 불가피하다. 신세계프라퍼티가 이번에 투자하는 10억달러는 지난해 연결 매출(7664억원)의 두 배가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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