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먹는 것만으로 지구 구한다… 콘래드 서울이 쏘아 올린 ‘서스테이너블 다이닝’ [최현태 기자의 와인홀릭]

관련이슈 최현태 기자의 와인홀릭 , 디지털기획

입력 :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

인쇄 메일 url 공유 - +

구글 선호 매체 등록

친환경 양식 인증 ‘ASC 광어·새우’

지속가능 어업 인증 ‘MSC 랍스터’ 등

지속가능 식재료 활용한 미식 국내 첫선

바이오다이나믹 등 친환경 와인과 페어링

ASC 인증 광어 크루도. 최현태 기자
ASC 인증 광어 크루도. 최현태 기자

케이지 프리 달걀은 기본입니다. 친환경 양식을 인증하는 ‘ASC 광어와 새우’, 지속가능한 어업을 인증하는 ‘MSC 랍스터’까지 식탁에 오릅니다. 친환경을 넘어 어족 자원을 보호하는 지속가능한 식재료로 미식을 선보이는 레스토랑이 등장했습니다.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아트리오(ATRIO)입니다. 해양 생태계를 지키는 식재료, 무엇보다 건강한 식재료로 요리를 만드니 한 끼 식사를 즐기는 것은 곧 건강한 지구 환경을 지키는 일이 됩니다.

 

MSC 인증 로고. 협회 홈페이지
MSC 인증 로고. 협회 홈페이지

◆바다 지키는 ‘파란 마크’ 아십니까

 

국제 공인 수산물 인증은 크게 둘로 나뉩니다. 바다에서 잡는 자연산 수산물에는 MSC(해양관리협의회·Marine Stewardship Council), 사람이 기르는 양식 수산물에는 ASC(수산양식관리협의회·Aquaculture Stewardship Council) 인증이 붙습니다.

 

MSC는 1997년 세계자연기금(WWF)과 글로벌 기업 유니레버(Unilever)가 손잡고 만든 국제 비영리기구입니다. 남획 없이 어족 자원을 지키는지, 해양 생태계에 주는 피해를 최소화하는지, 어업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는지 깐깐하게 따져 이를 통과한 어업에만 파란색 물고기 라벨을 줍니다. 그물에 걸린 어린 개체를 바다로 돌려보내는 것은 기본입니다.

 

MSC 인증 제품. 협회 홈페이지
MSC 인증 제품. 협회 홈페이지
MSC 인증 제품. 협회 홈페이지
MSC 인증 제품. 협회 홈페이지

ASC는 2010년 WWF와 네덜란드 지속가능무역이니셔티브(IDH)가 함께 세운 양식 인증 기관입니다. 사료가 친환경적인지, 수질 관리와 항생제 사용은 적절한지, 주변 생태계와 야생 개체군을 해치지 않는지, 노동자 인권과 지역사회까지 살핍니다. 여기에 하나가 더 붙습니다. CoC(Chain of Custody·유통이력 추적) 인증입니다. 인증 수산물이 바다나 양식장을 떠나 식탁에 오를 때까지 일반 제품과 섞이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제도로, CoC 인증을 받은 업체만 인증 마크를 달고 팔 수 있습니다.

 

ASC 인증 로고. 협회 홈페이지
ASC 인증 로고. 협회 홈페이지

케이지 프리(Cage-Free) 달걀은 말 그대로 닭장에 가두지 않고 키운 닭이 낳은 달걀입니다. 우리나라 달걀 껍데기에 찍힌 10자리 숫자 가운데 마지막 숫자가 사육 환경을 뜻합니다. 1번은 놓아 기르는 방사, 2번은 축사 안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평사로 이 두 가지가 케이지 프리입니다. 3번은 개선된 케이지, 4번은 기존 케이지입니다. 4번 닭 한 마리에게 주어지는 공간은 0.05㎡로 A4 용지 한 장보다 좁습니다.

 

ASC 인증 제품. 협회 홈페이지
ASC 인증 제품. 협회 홈페이지

◆국내 호텔 첫 ASC·MSC 인증

 

콘래드 서울은 이미 이 분야에서 줄곧 ‘최초’ 기록을 써왔습니다. 2021년 국내 호텔 및 푸드서비스 업계 최초로 MSC CoC 인증을 받았고, 2026년에는 국내 호텔 업계 최초로 ASC 인증 광어를 도입하며 지속가능 수산물 조달을 꾸준히 늘려왔습니다. 광어는 국내 최초로 순환여과 양식 시스템(RAS)을 갖춘 양식업체 라온바다가 공급합니다. 이 업체는 2025년 2월 세계 최초로 광어(넙치) ASC 인증을 받았습니다. 바닷물을 걸러 다시 쓰기 때문에 물 사용과 오염수 배출이 적고, 친환경 배합사료를 쓰며 항생제와 화학약품 없이 키우는 방식이라 ASC 기준을 충족할 수 있었습니다. 이 시스템에서는 광어 생존율이 90% 이상으로, 기존 양식의 30~40%보다 크게 높습니다. 또 전복은 완도의 ASC 인증 양식장에서 공수하고, 랍스터와 대게는 100% MSC 인증 제품만 씁니다.

아트리오 전경
아트리오 전경
전승현 콘래드 서울 마케팅·커뮤니케이션 팀장. 최현태 기자
전승현 콘래드 서울 마케팅·커뮤니케이션 팀장. 최현태 기자

국제 수산 단체 글로벌 씨푸드 얼라이언스(GSA)에 따르면 2005년 한국 광어 생산량은 4만2187t으로 전 세계 광어 생산량의 약 70%를 차지합니다. 전승현 콘래드 서울 마케팅·커뮤니케이션 팀장은 “광어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먹는 생선인데 그동안 인증 사례가 없었고, 국내 첫 인증 광어를 호텔 중 가장 먼저 들여왔습니다”라고 강조합니다. 달걀도 한발 더 나아갔습니다. “케이지 프리 달걀을 쓴다는 업장 상당수는 껍데기째 쓰는 일반 달걀만 바꾼 경우가 많습니다. 콘래드 서울은 몇 달 전부터 주방에서 쓰는 팩 포장 액상 달걀과 흰자까지 모두 케이지 프리로 바꿨습니다. 달걀이 들어간 모든 요리가 케이지 프리랍니다.”

 

가브리엘레 다모레 콘래드 서울 F&B 디렉터(매니저). 최현태 기자
가브리엘레 다모레 콘래드 서울 F&B 디렉터(매니저). 최현태 기자

값도 더 비싸고 구하기도 어려운 식재료를 왜 굳이 고집할까요. “물론 비용 부담은 만만치 않습니다. 실제 수산물 인증 제품은 일반 식재료보다 15~20% 정도 비쌉니다. 유기농은 내 몸에 좋으니까 사 먹지만, ASC나 MSC는 나보다 환경에 좋은 것이라 일반 소비자들은 아직 잘 모르는 편입니다. 하지만 힐튼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ASC와 MSC를 브랜드 스탠다드로 정했습니다. 환경이 나아지고 후손에게 좋은 영향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죠. 이에 각 호텔이 가이드라인에 최대한 맞추거나 그 이상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답니다.”

 

실제로 힐튼은 글로벌 지속가능성 전략 ‘트래블 위드 퍼퍼스(Travel with Purpose)’를 통해 직영 호텔 수산물 절반 이상을 인증 어장에서 조달하고, 껍데기 달걀은 물론 액상·가공 달걀까지 100% 케이지 프리로 바꾸겠다는 목표를 세워  전세계에 호텔 체인에서 진행 중입니다.

 

조지 사데 콘래드 서울 식음료팀장. 최현태 기자
조지 사데 콘래드 서울 식음료팀장. 최현태 기자

가브리엘레 다모레(Gabriele D’Amore) 콘래드 서울 F&B 디렉터는 자신이 비건이라 지속가능한 식재료 더욱 신경을 쓴다고 강조합니다. “지속가능한 식재료는 제한적이거나 복잡하지 않고, 충분히 풍성하고 즐겁고 맛있을 수 있습니다. 아직 고객 수요는 크지 않지만 고객에게 이런 가치를 알리는 것이 바로 F&B의 역할입니다”라고 말합니다. 조지 사데(Georges Saad) 식음료팀장은 지속가능한 식재료 사용을 반짝 프로모션이나 메뉴 하나로 끝내지 않고 매일 주방에서 지키는 원칙으로 자리 잡게 하겠다고 강조합니다. “지속가능 식재료를 쓴다고 맛과 품질, 고객 만족이 떨어져선 안 됩니다. 좋은 재료를 골라 그 장점을 가장 잘 살리는 방법으로 조리하면 지속가능성과 다이닝의 완성도를 함께 잡을 수 있습니다. 쓸 수 있는 식재료는 제한적이지만 그 안에서도 충분히 다양한 맛과 즐거운 다이닝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시트러스 마리네이드 ASC 광어 크루도. 최현태 기자
시트러스 마리네이드 ASC 광어 크루도. 최현태 기자

◆접시마다 담긴 ‘인증 식재료’

 

콘래드 서울 업장 메뉴판의 요리 이름 옆에는 ASC와 MSC 마크가 붙고 식재료 원산지도 꼼꼼히 적혀 있습니다. 메뉴판 맨 아래에는 콘래드 서울이 보유한 유통이력 인증번호 ‘MSC-C-58722’와 ‘ASC-C-03185’가 인증 마크와 함께 새겨져 있습니다. 인증 식재료를 받아 조리하고 손님 식탁에 올리기까지 전 과정이 추적 가능하다는 표시입니다.

 

▶시트러스 마리네이드 ASC 광어 크루도

 

첫 접시는 국내산 ASC 인증 광어입니다. 크루도는 날생선을 얇게 저며 올리브 오일과 산미로 맛을 내는 이탈리아식 생선회입니다. 쫀득하게 살이 오른 광어를 얇게 저며 오렌지 등 시트러스로 만든 드레싱에 살짝 재웠고, 허브를 갈아 만든 초록빛 그린 오일을 둘렀습니다. 그 위에 향긋한 핑크 페퍼콘과 새콤한 시트러스 과육을 올렸습니다. 광어 본연의 담백한 단맛 위로 상큼한 산미와 은은한 후추 향이 차례로 퍼지며 입맛을 깨웁니다.

 

수비드 케이지 프리 에그. 최현태 기자
수비드 케이지 프리 에그. 최현태 기자

▶수비드 케이지 프리 에그

 

두 번째 접시는 케이지 프리 달걀로 만듭니다. 달걀은 진공 포장해 낮은 온도의 물에서 오래 익히는 수비드 방식으로 조리합니다. 흰자는 몽글몽글 부드럽게, 노른자는 크림처럼 진하게 익어 숟가락을 대면 주르륵 흘러내립니다. 그 위에 훈연 향을 입힌 감자를 거품처럼 가볍게 낸 스모크 감자 폼을 덮고, 짭조름한 파마산 치즈와 바삭하게 볶은 헤이즐넛 크럼블을 뿌렸습니다. 부드러운 노른자와 스모키한 감자 폼, 고소하게 씹히는 헤이즐넛이 어우러져 맛과 식감이 다채롭습니다.

 

ASC 새우 라구와 MSC 랍스터. 최현태 기자
ASC 새우 라구와 MSC 랍스터. 최현태 기자

▶ASC 새우 라구와 MSC 랍스터

 

세 번째 접시에서는 양식 인증과 자연산 인증, 두 가지 수산물 인증을 한 번에 만납니다. 라구에 들어간 새우는 베트남산 ASC 인증 새우입니다. ASC 새우 기준은 양식 과정에서 항생제를 쓰지 못하게 하고, 맹그로브 숲 같은 주변 생태계를 훼손하지 않았는지도 따집니다. 랍스터는 캐나다산 MSC 인증 랍스터입니다. 어족 자원을 지키며 잡은 자연산으로, 콘래드 서울은 랍스터와 대게를 100% MSC 인증 제품으로만 씁니다. 페투치네는 주방에서 직접 반죽해 뽑은 생면입니다. 잘게 다진 새우를 볶아 만든 라구가 넓적한 면에 듬뿍 감기고, 그 위에 통통한 랍스터 살을 올렸습니다. 소스는 갑각류 껍데기를 우려낸 진한 비스크에 버터를 더해 만든 비스크 버터 소스이고, 마지막에 레몬 제스트를 뿌려 상큼함을 살렸습니다. 바다의 감칠맛이 진하게 밀려오다가 레몬 향이 깔끔하게 마무리합니다.

 

애플우드 스모크 ASC 연어. 최현태 기자
애플우드 스모크 ASC 연어. 최현태 기자

▶애플우드 스모크 ASC 연어

 

메인 요리는 노르웨이산 ASC 인증 연어입니다. ASC 연어 기준은 항생제 사용 횟수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양식 연어가 바다로 빠져나가 야생 연어를 위협하지 않도록 관리합니다. 특히 사료 원료가 어디서 왔는지까지 확인합니다. 연어는 롤 모양으로 돌돌 말아 스테이크처럼 구웠고, 사과나무 장작 연기로 훈연해 은은하고 달큰한 스모키 향을 입혔습니다. 그 아래 셀러리 뿌리를 곱게 갈아 만든 셀러리악 퓌레를 벨벳처럼 부드럽게 깔고, 황금빛 샤프란 크림 소스를 둘렀습니다. 촉촉한 연어 살과 고소한 셀러리악, 향긋한 샤프란이 어우러져 풍성한 맛을 냅니다.

 

비건 밤 토르타. 최현태 기자
비건 밤 토르타. 최현태 기자

▶비건 밤 토르타

 

마지막 접시는 달걀과 버터, 우유 같은 동물성 재료를 전혀 쓰지 않은 비건 디저트입니다. 토르타는 이탈리아식 케이크로, 밤으로 만든 토르타 위에 부드러운 밤 크림과 밤 젤라토를 올렸습니다. 달콤하게 졸인 무화과 콩포트를 곁들이고 고소한 잣 크럼블을 뿌려 가을 맛을 가득 담았습니다. 인증 수산물과 케이지 프리 달걀로 이어온 코스를 식물성 디저트로 마무리하며 지속가능한 선택의 폭을 한 번 더 넓혔습니다.

 

47 아노 도미니 로제 프로세코 비오 비건 브뤼. 최현태 기자
47 아노 도미니 로제 프로세코 비오 비건 브뤼. 최현태 기자

◆코스 따라 흐르는 친환경 와인

 

코스에 곁들이는 와인 또한 모두 친환경 와인으로 만납니다.

 

▶47 아노 도미니 로제 프로세코 비오 비건 브뤼(47 Anno Domini Rosé Prosecco Bio Vegan Brut) NV /동원와인플러스 수입

 

첫 코스 광어 크루도와 짝을 이룬 이탈리아 대표 스파클링 와인 프로세코입니다. 상큼한 버블과 붉은 과일 향이 시트러스로 맛을 낸 광어의 산미를 경쾌하게 받쳐줍니다. 와이너리는 훈제 연어나 민물 송어, 모차렐라 치즈와도 즐기라고 추천합니다. 부드럽고 밝은 핑크빛을 띠며 잔을 채우는 순간 싱그러운 붉은 과일과 꽃향기가 피어오릅니다. 입에서는 경쾌하고 신선한 기포가 이어지고 여운도 깁니다.

 

47 아노 도미니 로제 프로세코 비오 비건 브뤼 EU 유기농 인증 녹색 로고. 최현태 기자
47 아노 도미니 로제 프로세코 비오 비건 브뤼 EU 유기농 인증 녹색 로고. 최현태 기자

이탈리아 베네토 론카데(Roncade)에 자리한 47 아노 도미니가 만듭니다. 글레라(Glera) 85~90%에 피노 네로(Pinot Nero) 10~15%를 섞었습니다. 글레라는 줄기를 떼어낸 뒤 부드럽게 압착해 16~18℃에서 발효하고, 피노 네로는 껍질과 함께 25℃에서 발효해 고운 핑크빛을 끌어냅니다. 두 원액을 섞어 밀폐 탱크에서 2차 발효한 뒤 효모 앙금과 함께 60일가량 숙성합니다. 유기농 인증과 비건 인증을 모두 받았습니다. 비건 인증을 받은 와인은 보통 병입 전 와인을 맑게 거르는 정제 과정에서 흔히 쓰는 달걀흰자나 젤라틴, 우유 단백질 같은 동물성 재료 대신 점토 성분의 벤토나이트나 완두콩 단백질 같은 식물성·광물성 재료를 사용합니다.

 

제라르 뒤플레시 샤블리(Gérard Duplessis Chablis). 최현태 기자
제라르 뒤플레시 샤블리(Gérard Duplessis Chablis). 최현태 기자

▶제라르 뒤플레시 샤블리(Gérard Duplessis Chablis)/동원와인플러스 수입

 

두 번째 코스 수비드 케이지 프리 에그와 짝을 이룬 와인입니다. 진하게 흐르는 노른자와 훈연 향을 입힌 감자 폼의 묵직함을 프랑스 부르고뉴 최북단 산지 샤블리의 산도가 깔끔하게 정리해줘 궁합이 아주 좋습니다. 군더더기 없이 맑고 깨끗한 샤블리의 정석입니다. 레몬과 풋사과 같은 상큼한 과일 향에 샤블리 특유의 짭조름한 미네랄이 또렷하게 이어지고, 생기 넘치는 산도가 입안을 개운하게 씻어줍니다.

 

도멘 제라르 뒤플레시는 샤블리 마을 한복판에 자리한 작은 가족 도멘입니다. 지금은 5대째인 릴리앙 뒤플레시(Lilian Duplessis)가 할아버지와 아버지 제라르의 뒤를 이어 10㏊ 남짓한 포도밭을 일굽니다. 아버지가 은퇴한 2007년부터 유기농 재배를 시작했고, 2013년 유기농(AB) 인증을 받았습니다. 화학 비료와 살충제를 쓰지 않으며, 최근에는 바이오다이내믹 농법까지 도입하며 한발 더 나아가고 있습니다. 모든 와인은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토착 효모로 발효하고 이산화황은 최소한으로 씁니다.

 

피에르 에 앙토냉 쁘띠 소바주 루즈. 최현태 기자
피에르 에 앙토냉 쁘띠 소바주 루즈. 최현태 기자

▶피에르 에 앙토냉 쁘띠 소바쥬 루즈(Pierre & Antonin Petit Sauvage Rouge)/다경상사 수입

 

세 번째 코스 ASC 새우 라구와 MSC 랍스터 파스타와 짝을 이룬 비건 와인입니다. 와인 백레이블에 새겨진 유럽채식연합(European Vegetarian Union, EVU)의 비건 와인 인증 브이 마크를 볼 수 있습니다. 비스크 버터 소스의 진한 풍미를 무겁지 않은 과일 향과 산도가 경쾌하게 받쳐줘 해산물 파스타와도 부담 없이 어울립니다. 쁘띠 소바주는 ‘작은 야생’이라는 뜻으로, 이름처럼 꾸밈없이 순수한 과일 향이 매력입니다. 잘 익은 검붉은 베리 향이 신선하게 다가오고, 레드 와인다운 탄탄한 구조감에 화이트 와인 같은 산뜻함까지 함께 느껴집니다.

 

프랑스 랑그독 루시용(Languedoc-Roussillon) 서쪽 끝, 중세 성곽 도시 카르카손(Carcassonne) 인근 말페르(Malepère)에서 소꿉친구인 피에르 케제르그(Pierre Caizergues)와 앙토냉 보네(Antonin Bonnet)가 만듭니다. 

 

쁘띠 소바주 루즈 유럽채식연합 비건 와인 인증 브이 로고. 최현태 기자
쁘띠 소바주 루즈 유럽채식연합 비건 와인 인증 브이 로고. 최현태 기자

석회암과 점판암 토양의 포도밭 6㏊에서는 피위(PIWI) 품종만 유기농으로 재배합니다. 피위는 맛 좋은 유럽 포도에 병에 강한 야생 포도를 교배해 만든 품종으로, 곰팡이병에 잘 걸리지 않아 농약을 거의 치지 않아도 됩니다.핵심 품종인 카베르네 코르티스(Cabernet Cortis)는 1982년 독일 프라이부르크 포도재배연구소가 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과 화이트 품종 솔라리스(Solaris)를 교배해 만든 품종으로, 노균병과 흰가루병에 특히 강합니다. 와이너리는 일반 유기농 재배보다 포도밭 방제 횟수를 최대 15배까지 줄였습니다. 양조에서도 토착 효모 100%, 첨가물 제로, 이산화황 무첨가 원칙을 지키며 레드 와인은 콘크리트 탱크에서 발효합니다.

 

안톨리니 아마로네 델라 발폴리첼라 클라시코 모로피오. 최현태 기자
안톨리니 아마로네 델라 발폴리첼라 클라시코 모로피오. 최현태 기자

▶안톨리니 아마로네 델라 발폴리첼라 클라시코 모로피오(Antolini Amarone della Valpolicella Classico Moròpio)/비노에이치 수입

 

메인 요리 애플우드 스모크 ASC 연어와 짝을 이룬 와인입니다. 와이너리는 수렵육이나 브레이징한 붉은 고기, 숙성 치즈와 함께 즐기길 추천하지만, 연어의 스모키함과 샤프란 크림 소스의 진한 풍미가 아마로네의 농익은 과일 향과 맞물리며 인상적인 궁합을 보여줍니다.

 

석류빛이 살짝 도는 루비색을 띠며 말린 꽃과 블랙체리 잼, 새콤한 체리 향이 진하게 피어오르고 향신료와 초콜릿, 꿀 향이 뒤따릅니다. 입에서는 아마로네 특유의 우아한 산미가 살아 있고 드라이하면서도 은은한 단맛이 감돌며, 타닌은 벨벳처럼 부드럽습니다.

 

안톨리니 아마로네를 만드는 건조 포도. 안톨리니 페이스북
안톨리니 아마로네를 만드는 건조 포도. 안톨리니 페이스북

피에르 파올로(Pier Paolo)와 스테파노(Stefano) 안톨리니 형제가 1992년 가족 포도밭에서 시작한 와이너리로, 발폴리첼라 클라시코의 마라노(Marano) 마을 등에서 포도밭 7.5㏊를 일굽니다. 모로피오는 해발 350m 서늘한 마라노 계곡에 자리한 싱글 빈야드로, 1970년에 심은 포도나무가 자랍니다. 코르비나(Corvina), 코르비노네(Corvinone), 론디넬라(Rondinella)에 몰리나라(Molinara)를 조금 섞었습니다. 9월 말부터 10월 중순까지 손으로 수확한 포도를 그늘에서 말리는 아파시멘토(Appassimento)를 거쳐 응축된 맛을 끌어냅니다. 해마다 8000~9000병만 생산합니다. 물을 머금는 점토질 토양 덕분에 관개가 필요 없고, 방제약도 최소한으로만 쓰며 환경을 존중하는 농법을 지켜왔습니다.

 

최현태 기자는 국제공인와인전문가 과정 WSET(Wine & Spirit Education Trust) 레벨3 Advanced, 프랑스와인전문가 과정 FWS(French Wine Scholar), 부르고뉴와인 마스터 프로그램, 뉴질랜드와인전문가 과정, 캘리포니아와인전문가 과정 캡스톤(Capstone) 레벨1&2를 취득한 와인전문가입니다. 2018년부터 매년 유럽에서 열리는 세계최대와인경진대회 CMB(Concours Mondial de Bruxelles) 심사위원, 2017년부터 국제와인기구(OIV) 공인 아시아 유일 와인경진대회 아시아와인트로피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소펙사 코리아 한국소믈리에대회 심사위원도 역임했습니다. 독일 ProWein, 이탈리아 Vinitaly 등 다양한 와인 엑스포를 취재하며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미국, 호주, 독일, 체코, 스위스, 조지아, 아르메니아, 중국 등 다양한 국가의 와이너리 투어 경험을 토대로 독자에게 알찬 와인 정보를 전합니다.

오피니언

포토

박보검 '훈훈한 미소'
  • 박보검 '훈훈한 미소'
  • 성숙해진 김유정, 프랑스 파리에서 화보 같은 일상
  • 장원영, ‘파티걸 모드’
  • 문가영 '이기적인 미모' 감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