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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내 최초로 발견된 30t 규모 포항 화대리 입석형(立石形) 고인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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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글·사진 이영균 기자 lyg02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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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 3.2m, 약 30t 규모 고인돌, “자연 절리 이용해 상석 선택했을 가능성”
포항시 향토기념물로 공식 지정
향토문화제 지정 기념식 7일 개최
학계의 비상한 관심 끌어

국내에서 최초로 확인된 매우 희귀한 형태의 ‘입석형(立石形) 고인돌’이 경북 포항시 북구 기계면 화대리에서 발견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최근 이 고인돌은 포항시 향토기념물(향토문화제)로 공식 지정되면서 학술적 가치를 높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최초로 발견된 포항시 북구 기계면 화대리 입석형(立石形) 고인돌 전경.
국내 최초로 발견된 포항시 북구 기계면 화대리 입석형(立石形) 고인돌 전경.

포항 지역은 선사시대 고인돌과 암각화 등 고대 거석문화 유적이 풍부하게 산재한 고장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중에서도 기계면 일원은 영남 최대의 고인돌 밀집지로 손꼽히며 고고학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이번에 향토문화제로 지정된 화대리 고인돌은 기존의 전형적인 탁자식(북방식)이나 바둑판식(남방식), 그리고 덮개돌만 살짝 얹은 개석식 형태와는 결을 달리한다. 

 

평평한 면을 뉘어서 덮는 일반적인 방식이 아니라, 좁은 면과 세로면을 수직으로 세워 올린 ‘입석형(입석식)’ 독특한 구조를 지니고 있는 만큼 국내 고인돌 연구에 있어 매우 희귀하고 중요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선사시대 청동기·초기철기 시대 사람들의 장례 문화와 사회상을 증거하는 거석문화 유산이 수천 년의 세월을 견뎌내고 마침내 제도적 보호 장치인 향토문화제 반열에 오르게 된 것이다.

 

이러한 역사적 가치를 기념하고 널리 알리기 위해, 기계향토문화연구회와 화대리 발전협의회의 주최·주관으로 7일 오전 10시 화대리 고인돌 일원에서 ‘화대리 고인돌 향토문화유산 지정 기념식’이 열린다. 

 

오랜 세월 마을을 지켜온 소중한 유산의 가치를 주민들과 함께 나누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지정의 학술적 근거를 제시한 민석규 박사(구조지형학)는 현장 조사를 통해 고인돌의 독특한 구조적 특성과 선사시대 토목 기술을 상세히 분석했다.

포항시 북구 기계면 화대리 고인돌 향토문화유산 지정 기념식 포스터. 기계향토문화연구회 제공
포항시 북구 기계면 화대리 고인돌 향토문화유산 지정 기념식 포스터. 기계향토문화연구회 제공

민 박사는 “화대리 고인돌의 상석은 좁은 면이 동서 방향, 넓은 면이 남북 방향을 향하도록 바닥에 세워져 있다”며 “수십t에 달하는 돌을 이런 형태로 안정적으로 세우려면 상석의 형태뿐만 아니라 하부 받침돌의 배치와 기반 지반의 안정성까지 정교하게 계산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민 박사는 이어 화강암의 절리(Joint) 구조를 활용한 선사시대 사람들의 지혜를 강조했다. 그는 “지하 깊은 곳에서 단단하게 형성된 화강암은 청동기시대 기술로 직접 쪼개 가공하기 어렵다”며 “선사시대 사람들은 화강암이 자연적으로 일정한 방향으로 갈라지는 절리 구조를 관찰하고, 이를 이용해 자연스럽게 분리되기 쉬운 암석을 채택해 다듬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조사 결과, 30t 상석 하부에는 동서남북 4개 방향에서 받침돌이 확인됐고 높이는 3.2m이다, .

 

지반을 일부 파내어 받침돌을 놓은 뒤 잔돌과 자갈, 흙을 채워 단단히 다진 다짐층 구조가 드러났다. 상석을 세울 때도 경사면과 롤러, 밧줄을 이용해 끌어올린 뒤 받침돌 상부에 고정하고 유격에 작은 돌을 끼워 넣는 정교한 시공법이 적용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러한 학술적 가치에도 불구하고 사유지 내에 위치해 훼손 위험에 노출돼 있던 화대리 고인돌이 보존될 수 있었던 데는 토지소유주 이원해 씨의 결단이 결정적이었다. 

 

현행 법제상 문화유산 지정 시 개발 행위 제한 등 사유재산권 행사에 불이익이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이 씨는 유적을 온전히 보존해 지역 사회의 역사 자산으로 남기고자 포항시에 직접 향토문화유산 지정을 신청했다.   

 

앞서 2025년 기계면 고인돌축제 당시 인근의 미지정 고인돌 한 가구가 행사용으로 무단 이동되는 등 유적의 공간적 맥락이 훼손되는 대참사가 발생했던 사례와 대비해, 이 씨의 결단은 사유지 내 미지정 문화유산을 민관 협력으로 지켜낸 귀감이 되고 있다.   

 

포항시와 지역 사회는 이번 향토문화유산 지정을 계기로 화대리 고인돌 주변에 인위적 훼손을 막을 보호 울타리를 설치하고, 관람객과 학생들이 유적의 역사적·지리적 가치를 쉽게 학습할 수 있도록 진입로와 안내입간판 등 최소한의 접근 환경을 정비하는 후속 관리 대책을 조속히 추진할 방침이다.

 

최상문 기계향토문화연구회장은 “화대리 입석식 고인돌은 형태학적 독창성이 매우 뛰어날 뿐만 아니라, 포항 지역 고대 역사문화의 뿌리를 깊게 해주는 소중한 자산”이라며 “이번 향토문화제 지정을 계기로 체계적인 보존 관리와 함께 지역의 훌륭한 역사 교육 및 관광 콘텐츠로 활용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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