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후각·균형 등 12종 직접 체험
관람객 반응, 2032년 GBC 과학관에 반영
6일 서울 강남구의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에서 열린 팝업 전시 ‘해브 펀 위드 사이언스’ 관계자는 ‘빛이 만든 상’이란 전시를 소개하며 이 같이 말했다. 정답은 ‘스마일’이다. 실제로 나뭇잎 사이의 작은 틈은 맑은 날 땅에 태양의 둥근 모습을 비추기도 한다.
전시장에서 작은 원형 구멍들이 뚫린 플라스틱 판을 천장 조명 아래에서 들자, 판의 그림자 속에 맺힌 빛무늬는 하나같이 스마일 이모티콘처럼 웃고 있었다. 구멍은 둥근데 그 사이로 통과한 빛은 조명의 모양에 따라 바뀌었다. 버튼을 눌러 조명을 바꾸자 빛무늬는 눈의 결정체 모양이 됐다.
행사 관계자는 일식이 진행돼 태양 일부가 달에 가려질 때도 같은 현상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눈썹처럼 휜 초승달 모양의 빛무늬가 나뭇잎 그림자 사이에 촘촘히 나타난다는 것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체험형 과학관 익스플로라토리움 관계자인 앤 리처드슨은 이날 “이번 전시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빛으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전시(‘빛이 만든 상’)”라며 “물리학이 우리의 감각과 시각, 마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이 익스플로라토리움과 함께 선보인 이번 전시에는 12종의 전시물이 마련됐다. 650여개 전시물이 놓인 미국 현지 과학관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어린이뿐 아니라 성인도 함께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물을 엄선했다.
지성원 현대차그룹 HMG브랜드경험담당(부사장)은 “2024년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 전시에서 사회과학 분야에 대한 어린이들의 반응에 집중했다면 이번에는 어른과 아이들이 모두 다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지 부사장은 “과학은 ‘왜’를 묻고 기술은 ‘어떻게 구현할지’를 고민한다”며 “현대차그룹의 ‘인류를 향한 진보’라는 비전을 토대로 전시를 기획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전시에는 움직이는 보드 위에서 균형을 잡고, 도미노 블록을 연결해 연쇄 반응을 살펴보는 전시물도 있었다. 여러 사람이 협력해 나무 블록을 옮기는 게임, 바람이 모래언덕의 능선을 만드는 모습을 관찰하는 작품도 마련됐다. 모두 관람객이 몸과 손을 움직인 뒤 그 안에 담긴 원리를 찾아보는 체험 방식이다.
‘내 후각은 얼마나 정확할까’ 전시물은 색에 대한 선입견이 냄새를 구별하는 데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같은 향 찾기 체험으로 보여준다. 빨간색에서는 ‘달콤한 향’을, 파란색에서는 ‘시원한 향’을 기대하게 되지만, 같은 향이 담겨 있어도 통의 색이 다르면 짝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눈으로 본 색이 코로 맡은 냄새를 판단하는 데까지 영향을 준 것이다.
어른이 더 좋아할 법한 체험물도 눈에 띄었다. 이날 4층 행사장에 들어선 취재진이 일제히 몰려간 곳은 ‘사이언스 오브 칵테일’이었다. 각종 재료가 섞이며 달라지는 칵테일의 색과 향에는 다양한 과학 원리가 숨어 있었다. 산성이냐 염기성이냐에 따라 액체의 색깔이 갑자기 변하거나 안개 같은 연기가 잔에서 흘러나왔다.
설명에 집중하는 사이 눈 앞에 논알코올 칵테일 한 잔이 ‘짠’ 하고 나타났다. 체험자들의 얼굴에 미소가 번지는 순간이었다. 일상에서 쓰는 전자기기를 직접 분해해 내부를 살펴보는 체험도 어른과 아이가 함께 즐길 만했다.
현대차그룹은 2032년 서울 삼성동 글로벌 비즈니스 콤플렉스(GBC)에 체험형 과학관을 열 계획이다. 이번 전시는 개관에 앞서 국내 관람객의 반응을 살피고, 이를 과학관의 전시와 운영에 반영하기 위해 마련됐다. 현대차그룹과 익스플로라토리움은 이를 위해 지난 4월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지 부사장은 “과학에서 출발한 창의적인 질문이 혁신적인 기술로 이어질 수 있다”며 “과학관은 당장의 자동차 판매를 위한 사업보다 사회공헌과 연결된 장기적인 브랜드 활동으로 기획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전시를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에서 12월15일까지 연다. 현대 모터스튜디오 멤버십에 가입하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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