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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대책 막힌 스페인 산체스 총리, 11월29일 조기 총선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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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균 기자 imsu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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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료·강제 퇴거 항의 시위 속 진보 지지층 결집 노려
여론조사서는 우파 우세…정권 내줄 위험도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가 오는 11월29일 조기 총선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치솟는 임대료와 강제 퇴거에 항의하는 시위가 확산하는 가운데 정부 긴급 주택 대책이 의회에서 부결되자 진보 진영의 지지를 결집하려는 승부수로 풀이된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AP통신에 따르면 산체스 총리는 이날 TV 연설을 통해 내년으로 예정됐던 총선을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그는 유권자들의 지지를 다시 얻어야 한다며 사회 개혁을 추진할 수 있도록 의회에서 더 큰 진보 진영의 다수를 확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산체스 총리. AFP연합뉴스
산체스 총리. AFP연합뉴스

조기 총선 발표의 직접적인 계기는 지난 2일 정부가 추진한 두 건의 긴급 주택 대책이 하원에서 부결된 것이다. 강제 퇴거를 줄이고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려는 대책에 보수 국민당(PP)과 극우 복스(Vox), 카탈루냐 분리독립 정당 준츠가 반대표를 던졌다. 산체스 정부는 2023년부터 좌파 정당 수마르와 소수 연립정부를 이끌어왔으며, 법안 처리 때마다 군소 정당들의 협조를 구해야 했다.

 

주택 문제는 스페인의 주요 정치 현안으로 떠올랐다. 지난달 마드리드에서 87세 여성이 약 70년간 살던 집에서 퇴거당한 사건이 알려진 뒤 주거권 보장을 요구하는 시위가 확산했다. 시위대는 급등한 임대료와 불안정한 주거 환경에 항의하며 정부에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산체스 총리로서는 의회에서의 패배를 지지층 결집의 계기로 바꾸려는 선택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주택 대책에 반대한 야당과의 차이를 부각하면 선거를 주거 안정과 사회정책을 둘러싼 좌우 대결로 이끌 수 있다는 계산이다. AP는 산체스가 주택 문제를 앞세워 자신에게 유리한 선거 구도를 만들려 한다는 전문가 분석을 전했다.

 

다만 주택 문제에 대한 불만이 집권당 지지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엘파이스와 카데나세르가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당의 예상 득표율은 31.6%, 산체스가 이끄는 사회노동당(PSOE)은 27.4%, 복스는 18.4%였다. 국민당과 복스를 합하면 50%다. 이 조사는 조기 총선 발표 이전인 지난달 25∼28일 유권자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의석 전망은 제시하지 않았다.

 

야당은 정권 교체를 앞세우고 있다. 국민당의 알베르토 누녜스 페이호 대표는 조기 총선 발표를 환영하며 산체스 정부를 끝내겠다는 뜻을 밝혔다. 주택 문제를 중심에 놓으려는 산체스와 정부의 부패 의혹 등을 부각하려는 야당 사이에 선거 의제를 둘러싼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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