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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빚 많은 조폐공사, 노후 생산설비 바꿀 엄두 못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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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현상철 기자 schy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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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 설비 등 90% 내용연수 넘겨
동전 만드는 ‘압인기’는 34년 초과
장치 교체 집행액수는 2년째 감소
韓銀 출자할 수 있게 법개정 추진

한국조폐공사의 화폐·은행권 용지 생산설비 10대 중 9대가 내용연수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주화를 만드는 설비 중에는 1986년 도입돼 올해로 40년 된 장비도 있었다. 그러나 조폐공사는 금융부채가 2000억원에 육박해 노후 장비 교체 등 신규설비 투자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5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태호 의원이 조폐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화폐본부와 제지본부의 주요 생산설비 60대 가운데 54대(90.0%)가 내용연수를 초과했다.

조폐공사 경산 화폐본부에서 5만원권을 제조하는 모습. 한국조폐공사 제공
조폐공사 경산 화폐본부에서 5만원권을 제조하는 모습. 한국조폐공사 제공

은행권 인쇄와 주화를 생산하는 화폐본부는 47대 중 41대, 은행권 용지를 생산하는 제지본부는 13대 모두 내용연수를 넘겼다. 전체 설비 중 35대(58.3%)는 10년 이상 내용연수를 초과했고, 이 중 30년을 넘긴 설비도 5대(8.3%)나 됐다. 내용연수는 설비 등 자산의 효용이 지속되는 기간으로, 물품마다 다르게 정해진다.

가장 오래된 설비는 주화를 생산하는 압인기(동전을 찍어내는 기계)다. 화폐본부의 ‘슐러-1’ 압인기는 1986년 도입돼 올해로 40년이 됐다. 내용연수는 6년인데 이를 34년 초과한 것이다. 상품권 등을 인쇄하는 요판인쇄기는 1988년 도입돼 내용연수를 32년, 은행권 기·번호를 인쇄하는 활판인쇄기는 1995년 들여와 25년을 넘겼다. 망을 이용해 은행권 용지를 뜨는 공정에 사용되는 초지기와, 제조된 용지를 감는 권체기는 각각 1994년 도입돼 올해로 32년이 된 설비다.

국내 현금결제 비중은 2014년 37.7%에서 2024년 15.9%로 낮아졌지만, 지난해에도 총 5억4000만장의 은행권이 생산됐다. 일정 수준의 현금유통체계 유지는 필요하다는 의미다. 그러나 조폐공사의 기계장치 교체 예산 집행액은 2023년 173억4800만원에서 2024년 35억8100만원, 지난해 32억4900만원으로 2년 연속 감소했다.

노후화된 화폐 생산설비 교체 시기가 됐지만, 조폐공사는 자체 재원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조폐공사는 “현재 금융부채 규모는 1909억원으로 투자를 위한 추가적인 차입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조폐공사는 한국은행이 조폐공사에 출자할 수 있는 근거를 담은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정 의원은 “생산시설 노후화로 교체투자 사이클이 도래한 만큼 선제적인 점검과 교체 계획을 마련해 생산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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