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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현지 특화 차종 확대”… 현대車 ‘보급형 EV’로 승부수 [심층기획-격랑의 글로벌 전기차 시장]

입력 :
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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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36만여대 판매 세계 8위 올라
해치백 ‘아이오닉3’ 유럽서 본격 출격
소형 ‘인스터’ 등 앞세워 정면 돌파도

“더 이상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은 없다고 본다.”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사장은 지난 8월26일 ‘2026 현대차 CEO(최고경영자) 인베스터 데이’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시장 일각의 우려를 일축하며 전동화 시장 정면 돌파 의지를 밝힌 것이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가격 민감도가 높은 대중화 단계로 접어들고 중국계 완성차 기업들의 저가 공세가 거세지자, 현대차그룹은 권역별 맞춤형 ‘보급형 전기차(EV)’ 라인업을 전면에 내세워 분위기 반전에 나서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올해 상반기 글로벌 시장에서 지난해 동기 대비 27.4% 증가한 36만여대의 전기동력차를 판매하며 세계 8위에 올랐다. 성장률 면에서는 글로벌 전체 시장 평균 성장률(2.6%)을 대폭 상회하는 성과다. 실적 반등의 중심에는 중대형 프리미엄 모델 위주에서 소형차와 현지 특화 주력 차종으로 범위를 넓힌 보급형 EV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

최대 격전지는 전동화 속도가 빠른 유럽이다. 현대차는 B세그먼트 전용 전기 해치백 ‘아이오닉3’를 유럽 주요 국가에 본격 출격시켰다. 아이오닉3는 현대차의 핵심 유럽 거점인 튀르키예 이즈미트 공장에서 생산된다. 튀르키예와 유럽연합(EU)의 관세 동맹 덕분에 관세 부담 없이 현지에 공급되는 만큼, 최대 45.3%에 달하는 EU의 고율 상계관세에 묶인 중국산 전기차 대비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실제 독일에서 아이오닉3 판매 시작가는 2만8950유로(약 4500만원)로, 경쟁 모델인 중국 BYD의 돌핀(3만3990유로)보다 5000유로 이상 저렴하다. 앞서 A세그먼트 ‘인스터’(국내명 캐스퍼 일렉트릭)로 성과를 거둔 현대차는 기아의 슬로바키아 생산 모델 ‘EV2’와 함께 유럽 소형 전기차 시장을 촘촘히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신흥 시장과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도 권역별 맞춤형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동남아 시장에서는 기아 카렌스 EV 플랫폼을 공유한 7인승 3열 전기 다목적차량(MPV) ‘네이라’를 인도네시아 거점에서 생산해 2000만원대 판매가로 가격 문턱을 낮췄다. 중국 시장에서는 현지 자율주행 기업 모멘타의 기술과 CATL 배터리를 탑재해 완전한 현지화를 꾀한 전용 모델 ‘아이오닉 V’를 출시했다. 국내 생산 후 해외로 수출하던 기존 구조에서 벗어나 주요 거점별 현지 생산 체제로 체질을 바꿔 원가 절감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포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권역별 현지 생산을 통한 보급형 EV 투입은 중국산 저가 공세를 막아내고 글로벌 점유율을 지켜내기 위한 현대차그룹의 실용적인 정면 돌파 전략”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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