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 사장님을 잡기 위한 온라인 식자재몰의 가격 경쟁이 거세지고 있다. 쌀과 농수산물 등 식당에서 많이 쓰는 품목을 전면에 내세우고 할인쿠폰과 한정 특가를 확대하는 방식이다.
외식 경기 부진에 식재료 가격 부담까지 커지면서 가격에 민감해진 자영업자를 온라인 플랫폼으로 끌어들이려는 경쟁으로 풀이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식자재 오픈마켓 식봄은 지난달 29일 외식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정기 할인 행사 우주초특가를 시작했다. 매주 하루 농·수산물 한 품목을 골라 할인하는 방식이다. 첫 상품으로는 최근 가격 부담이 커진 쌀을 택했다.
첫 구매 고객은 정상가 6만원대인 온미 쌀 한 포대를 30% 주문 할인쿠폰과 1만1500원 상당의 상품 쿠폰을 적용해 3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 고객도 10만원 이상 주문하면 햅쌀 배달메 한 포대를 4만원대에 살 수 있게 했다. 기존 고객은 1인당 최대 10포, 전체 판매 물량은 2000포로 제한했다.
식봄은 쌀을 시작으로 할인 품목을 매주 바꿔 행사를 정례화할 계획이다. CJ프레시웨이가 직접 배송하는 상품도 행사 대상에 포함한다.
쌀을 첫 할인 상품으로 내세운 데는 가격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국가농식품통계서비스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쌀 20kg 전국 평균 소매가격은 6만2981원으로 집계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집계상 올해 쌀 20kg 평균 소매가격도 전년 평균보다 6.2% 높은 수준이다.
외식업자를 겨냥한 가격 경쟁은 식봄만의 전략이 아니다.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외식업 식자재 종합몰 배민상회도 쌀을 핵심 할인 품목으로 내세우고 있다. 신동진쌀과 진주닮은쌀 등을 주간 한정 특가로 판매하고, 외식업 필수 식자재와 배달 비품을 대상으로 8% 할인쿠폰을 제공하는 상회딜도 운영한다.
신규 가입자에게는 10만원 상당의 쿠폰팩을 지급하고 첫 구매 추천 상품을 특가에 판매한다. 매월 둘째 주에는 전 상품 할인 쿠폰을 제공하고 주문 실적에 따라 최대 6만원 상당의 쿠폰 혜택도 준다. 가격 비교를 거친 최저가 도전 상품도 매주 별도로 선보인다.
푸디스트가 운영하는 식자재왕몰도 쿠폰을 앞세우고 있다. 신규 가입 시 1만원 쿠폰을 제공하고 사업자 회원으로 인증하면 3만원 쿠폰을 추가로 지급한다. 매주 주말 깜짝 쿠폰과 일일 쿠폰도 운영 중이다. 당일 배송을 앞세워 대용량 식자재를 자주 주문하는 자영업자를 공략하고 있다.
가격뿐 아니라 배송 경쟁도 붙었다. 배민상회는 냉장·냉동 탑차를 통한 신선식품 직배송을 운영하고 있고, 식자재왕몰은 지역에 따라 하루 최대 3회 당일 배송을 제공한다. 식봄도 CJ프레시웨이의 전국 23개 물류 거점을 활용해 여러 판매자 상품을 한꺼번에 다음 날 배송하는 통합배송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가 할인과 배송 경쟁에 나서는 배경에는 빠르게 커지는 온라인 B2B 식자재 시장이 있다.
식봄의 연간 거래액은 2022년 약 200억원에서 2023년 560억원, 2024년 1537억원, 지난해 2342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거래액도 1513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5.8% 늘었다.
통합배송 이용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식봄의 지난 4월 통합배송 이용자 수는 전년 동월보다 101% 늘었고 관련 거래액은 3.3배로 증가했다. 플랫폼 전체 이용자는 약 23만명이다.
온라인에서는 여러 업체의 상품과 가격을 한 화면에서 비교할 수 있다는 점도 기존 전화·대면 주문과 다른 부분이다. 여기에 플랫폼들이 쿠폰과 특정 품목 특가, 빠른 배송까지 붙이면서 단골 거래처에 의존하던 식당의 식자재 구매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특히 매일 소비되는 쌀처럼 가격 변화가 원가에 바로 영향을 주는 품목은 플랫폼 입장에서도 고객을 끌어들이기 좋은 상품이다. 신규 고객에게는 큰 폭의 첫 구매 할인을 주고, 기존 고객에게는 반복 구매 혜택을 제공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식자재 유통업계 관계자는 “외식업자는 식재료 가격이 조금만 움직여도 월 원가 부담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며 “온라인 식자재 시장이 커지면서 가격과 배송, 구매 편의성을 놓고 플랫폼 간 경쟁도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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