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 안 된 프로젝트 잇단 발표
중간선거 전 지지율 반전 노려
맘대로 안 되면 무역 보복 관측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 합의되지 않은 투자 프로젝트를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경제 성과를 부각하며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지지율의 반전을 노리려는 전략이지만, 한국으로서는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투자를 일방적으로 발표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2일에는 한국과 무역 합의에 84억달러(약 11조3000억원) 규모의 원유회수증진(Enhanced Oil Recovery·EOR)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한국과의 합의가 계속 더 좋아지고 있다. EOR에 84억달러가 투입된다”며 “더 많은 석유와 가스를 생산하는 것은 미국의 에너지 지배력과 미래 세계 에너지 안보를 뜻한다”고 썼다.
EOR은 원유 생산량이 감소한 유전의 유층에 이산화탄소나 가스 등을 주입해 압력을 높여 잔여 원유를 추가로 생산하는 기술이다. 치솟은 미국 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으로 사나워진 민심을 달래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게시글에서 해당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내용과 장소 등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 지원 유세에서 수차례 유가 안정을 자신하며 휘발유·경유 가격이 자신의 ‘아킬레스건’임을 노출하고 있다. 그는 2일 앨라배마주에서 열린 유세 연설에서도 “우리는 베네수엘라와 협력하고 있고 수십억달러어치의 원유를 빼내고 있다”며 “조만간 우리의 전략비축유(SPR)를 아무 대가 없이 채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주요 7개국(G7)과 유럽의 비축 디젤을 대규모로 방출하기로 합의했다는 점도 적극 홍보하며 “디젤 가격은 이미 내려가고 있지만, 앞으로 더 내려가는 것을 보게 될 것이며 이란과의 전쟁이 마무리되면 에너지 가격이 더욱 큰 폭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나 EOR 프로젝트는 한국 정부와 미국이 합의한 사안이 아니다. 그러나 향후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압박에 나설 가능성이 상당하다. 이 경우 관세 카드를 다시 꺼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가 미국 경제의 불안요소인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있다는 지적에도 여전히 관세의 정당성을 강조 중이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무역 대상국에 부과한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따른 상호관세는 미 연방대법원의 위헌 결정으로 무효가 됐지만, 아직 무역법 301조 조사를 통한 관세를 부과할 권한이 남아 있는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상대국에 보복성으로 활용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관세 관련 카드도 가지고 있다. 지난달 9일 캐나다와의 무역 전쟁 와중에 일부 캐나다산 품목에 대한 수입 금지 명령의 근거로 꺼내 든 관세법 338조다. 미 관세법 338조는 미국과의 상거래에서 차별한 나라의 제품에 대통령이 최대 50%의 관세를 부과하거나 아예 수입을 금지할 권한을 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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