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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 독립기념관 서곡 30만평 돌려받을 수 있을까… 30년 전 놓친 땅 되찾기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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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김정모 기자 race121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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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천원군이 매입해 양여, 10년 내 목적 미이행 땐 계약 해약 특약 명시
1996년까지 대응 기회 있었지만 실기한 뒤 천안시 2018년에야 환수 검토
장기수 시장·문진석 국회의원 과거 행정 놓쳤던 부분 권리 확보 시동 동부권 활성화 모색
묻힐 뻔한 사연 알려지자 시민사회 가세 ‘서곡 30만평 환원운동’으로 확산

충남 천안시가 40년 전 독립기념관 건립을 위해 내놓았지만 대부분 활용되지 않은 채 남아 있는 서곡지구 30만평을 다시 시민의 공간으로 되돌리기 위한 작업에 나섰다.

 

과거 행정이 소유권을 되찾을 수 있는 대응 시기를 놓친 땅을 이제라도 천안시와 독립기념관이 공동으로 개발해 시민에게 돌려주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연이 알려지면서 서곡지구 문제는 지방정부 차원을 넘어 시민환원운동으로 확산하고 있다.

 

천안시민들로 구성한 독립기념관 서곡 30만평 환원 범시민추진위원회원들이 지난 21일 천안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천안시민들로 구성한 독립기념관 서곡 30만평 환원 범시민추진위원회원들이 지난 21일 천안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천안시에 따르면 서곡지구의 역사는 4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독립기념관 건립이 추진되던 1983년 당시 천원군은 독립기념관 부지를 매입했고, 1986년 12월 개관을 앞두고 독립기념관에 양여했다. 이 가운데 서쪽에 자리한 서곡지구는 96만7827㎡, 약 29만3000평에 달한다.

 

주목할 대목은 당시 소유권 이전에 조건이 붙어 있었다는 사실이다.

 

등기부에는 ‘10년 이내 양여 목적 외 용도로 사용하거나 목적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계약을 해약할 수 있다’는 취지의 특약이 명시됐다. 독립기념관 건립과 활용이라는 목적을 전제로 천원군이 넘겨준 땅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서곡지구는 1987년 독립기념관 개관 이후 캠핑장과 일부 생활체육시설을 제외하면 상당 부분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했다. 1983년부터 2017년까지 전통문화지구와 자연체험동산, 국제 독립운동 테마공간 등 6차례에 걸쳐 개발 구상이 마련됐지만 대부분 계획에 머물렀다.

 

◇1996년까지 대응할 기회 있었지만 천안시는 2018년에야 환수 검토

 

문제는 천안시가 특약을 근거로 대응할 시기를 사실상 놓쳤다는 점이다.

 

1986년 양여 당시 설정된 특약의 ‘10년’을 기준으로 하면 1996년까지 목적 이행 여부를 따져 계약 해약 등 대응을 검토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당시 천안시는 이를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천안시가 서곡지구 환수를 본격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한 것은 그로부터 20년 이상 지난 2018년부터였다. 시는 이후 수차례 특약을 근거로 환수 가능성을 살폈지만, 이미 시한이 지나 법률적으로 승소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해 실제 소유권 환수 절차에는 나서지 못했다.

 

결국 독립기념관 건립을 위해 지역이 마련해 내놓았던 막대한 공공자산을 되찾을 수 있는 기회를 과거 행정이 놓친 셈이다.

문진석 국회의원(왼쪽), 김희곤 독립기념관장(가운데), 장기수 천안시장(오른쪽)이 지난 7월 8일 독립기념관에서 만나 40년 가까이 유휴지로 남아 있는 서곡지구 30만평의 시민 활용 방안을 논의했다.
문진석 국회의원(왼쪽), 김희곤 독립기념관장(가운데), 장기수 천안시장(오른쪽)이 지난 7월 8일 독립기념관에서 만나 40년 가까이 유휴지로 남아 있는 서곡지구 30만평의 시민 활용 방안을 논의했다.
 

◇되찾기 어렵다면 제대로 쓰자 민선9기 공동개발로 방향 선회

 

묻혀 있던 서곡지구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은 지난해부터다.

 

장기수 시장은 취임 전인 2025년 12월 서곡지구 환수 또는 공동활용을 공개적으로 제안했다. 법률적 환수 가능성을 다시 살펴보되 소유권 반환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독립기념관과 천안시가 공동 기획·관리하고 시민이 이용하는 공간으로 만들자는 제안이었다.

 

이후 서곡지구 활용은 장 시장의 민선 9기 공약으로 이어졌다.

 

독립기념관 이사이면 더불어민주당 수석사무부총장인 천안갑 문진석 국회의원도 가교 역할에 나섰다. 문 의원과 장 시장은 지난 7월 김희곤 독립기념관장을 만나 서곡지구를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역사·문화 공간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문 의원은 2024년 총선에서도 독립기념관 전시사업 확대와 관광산업 연계를 공약했다.

 

논의는 이제 실제 행정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천안시와 독립기념관은 지난달 '독립기념관 서곡 공동개발 실무협의체' 회의를 열고 서곡지구 공간 활용과 주변 관광자원 연계, 기관 간 협력체계 구축 방안을 논의했다. 뉴스로

 

즉 '소유권을 되찾을 수 있느냐'는 법률적 문제와 별개로, 40년 묵은 땅을 시민이 실제 사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현실적 해법이 가동되기 시작한 것이다.

 

◇묻혀 있던 30만평 사연 알려지자 시민환원운동 확산

 

서곡지구의 과거 양여 과정과 환수 기회를 놓친 사실이 알려지면서 움직임은 시민사회로 번졌다.

 

‘독립기념관 서곡 30만평 환원 범시민추진위원회’는 지난 21일 기자회견을 열어 서곡지구를 천안시민과 국민을 위한 공익적 공간으로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추진위는 단순히 소유권을 천안시로 이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역사·문화·예술·교육·생태·관광이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안시와 독립기념관, 국가보훈부, 전문가와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도 요구했다.

 

독립기념관을 중심으로 용연저수지와 이동녕 생가, 천안온천, 동학농민혁명 세성산 전투 유적지, 홍대용과학관, 유관순 열사 유적지를 잇는 천안 동부권 역사·문화·생태 관광벨트 구축도 제안했다.

 

서곡지구의 소유권을 천안시가 실제 되찾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법률적으로 넘어야 할 벽이 높다.

 

하지만 30년 전 행정이 놓쳤던 문제를 지금의 행정이 ‘환수 가능성 재검토’와 ‘공동개발’이라는 두 갈래 해법으로 풀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시민들의 관심이 뜨겁다.

 

천안시 땅에서 독립기념관 땅으로 넘어간 뒤 40년 가까이 풀지 못했던 서곡 30만평 땅을 과거 행정의 실기를 현재 행정과 정치권, 시민사회가 함께 바로잡아 시민의 공간으로 되돌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독립기념관 서곡 30만평, 40년의 시간

 

-1982년 :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 사건 계기로 독립기념관 건립 추진

-1983년 : 당시 천원군, 독립기념관 건립 부지 약 120만평 매입

-1986년 12월 : 천원군 매입 토지 독립기념관에 양여. ‘10년 이내 양여 목적 외 사용 또는 목적 미이행 시 계약 해약 가능’ 특약 설정

-1987년 8월 : 독립기념관 개관. 중곡·동곡 중심 시설 조성…서곡 약 30만평은 상당 부분 미개발

-1983~2017년 : 서곡지구 개발계획 6차례 수립, 전통문화지구·자연체험동산·국제독립운동 추진했지만 대부분 무산

-1996년 전후 : 양여 후 10년 특약을 근거로 계약 해약 등을 검토할 수 있었던 시기였으나 천안시가 대응하지 못함

-2018년 : 천안시, 뒤늦게 서곡지구 환수 가능성 법률 검토 시작

-2018년 : 이후특약 시한 경과 등에 따라 법적 환수 승소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 소유권 환수 절차로 이어지지 못함

-2025년 12월 : 장기수 당시 좋은도시연구소장 등이 ‘서곡 30만평 환수’ 공론화 환수 또는 공동활용 제안

-2026년 1월 : 서곡 30만평 환수 범시민추진위 준비모임 공익적 활용 요구 본격화

-2026년 : 지방선거장기수 천안시장 후보, 서곡지구 활용을 공약으로 제시

-2026년 9월 8일 : 독립기념관 이사 문진석 의원·장기수 시장·김희곤 관장 회동 서곡지구 시민공간 조성 및 공동활용 협의

-2026년 9월 21일 : ‘서곡 30만평 환원 범시민추진위원회’ 기자회견 시민 환원·민관 협의체 구성·국가사업화 등 요구

-현재 : 법적 소유권 환수 가능성 재검토 + 천안시·독립기념관 공동개발 병행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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