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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안 간다는데…” 독일서 징병제 반대 학생 시위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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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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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 남성 ‘건강검진 의무화’에 거센 반발
“우리는 당신들 전쟁에 참여하지 않을 것”

독일에서 군 복무에 반대하는 학생들의 시위가 전국으로 번지고 있다. 독일은 징병제를 재도입한 것은 아니지만 유사시 신속한 병력 충원을 위해 18세 남성들의 건강 검진을 의무화했다. 이는 2007년 12월31일 이후 출생한 모든 국민에게 적용되는 만큼 10대 후반 청소년들의 반발이 거세다.

 

동서 냉전 시절 징병제를 통해 서유럽 최대 규모의 군대를 거느렸던 독일은 1990년대 동·서독 통일과 냉전 종식을 계기로 징병 축소에 나섰고 2011년 완전한 모병제로 전환했다.

 

2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학생들이 ‘강제 군 복무 반대’를 외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독일 정부는 올해부터 18세가 된 남성들의 건강 검진, 즉 병역 판정 검사를 의무화했는데 이는 청년들 사이에 징병제 재도입을 위한 예비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AP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학생들이 ‘강제 군 복무 반대’를 외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독일 정부는 올해부터 18세가 된 남성들의 건강 검진, 즉 병역 판정 검사를 의무화했는데 이는 청년들 사이에 징병제 재도입을 위한 예비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AP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이날 베를린, 함부르크, 프랑크푸르트, 킬 등 독일 주요 도시에서 일제히 ‘강제 군 복무 반대’를 외치는 학생 시위가 벌어졌다. 이는 주말에도 계속 이어져 전국적으로 100건가량의 집회가 예고된 것으로 전해졌다.

 

시위에 참여한 한 학생은 BBC에 “정부가 노리는 것은 결국 점진적인 징병제 재도입”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젊은이들은 군 입대를 원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집회 현장에선 “우리는 당신들의 전쟁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적힌 깃발과 현수막이 눈에 띄었다.

 

2025년 5월 취임한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는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을 근거로 국방 예산과 병력을 모두 늘리는 ‘독일 재군비’를 선언했다. 이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에 놀란 다른 유럽 국가들도 마찬가지다. 다만 독일은 유럽연합(EU) 역내 1위의 경제 대국으로 그에 걸맞은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 메르츠 총리의 지론이다.

 

핵무기 보유국 프랑스를 제외하면 EU에서 가장 강력한 재래식 군대 건설을 목표로 내건 메르츠 총리는 그 첫 단계로 병력 증강을 지목했다. 현재 약 19만명 규모인 독일군을 오는 2030년대 초반까지 26만명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메르츠 정부는 그가 이끄는 보수 성향의 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 연합(CDU/CSU)과 진보 성향인 사회민주당(SPD)의 연립정부다. 애초 메르츠 총리 등 보수주의자들은 징병제 재도입을 밀어붙이려 했으나 연정 파트너인 사민당의 반대에 부딪혔다. 그 결과 유사시 의회(하원) 결의로 징병제를 재도입할 근거는 남겨 두되 당장은 ‘자발적 군 복무’ 분위기 조성에 최대한의 노력을 쏟아 붓는다는 타협안이 도출됐다.

 

25일(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에서 독일군 장병들이 중요 산업·연구 시설을 겨냥한 적의 드론(무인기)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독일은 러시아의 안보 위협에 맞서 오는 2030년까지 국방 예산과 병력을 계속 늘린다는 방침이다. 로이터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에서 독일군 장병들이 중요 산업·연구 시설을 겨냥한 적의 드론(무인기)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독일은 러시아의 안보 위협에 맞서 오는 2030년까지 국방 예산과 병력을 계속 늘린다는 방침이다. 로이터연합뉴스

올해 1월 시행된 관련 법률에 따르면 18세가 된 독일 남녀 전원에게는 군 입대 희망 여부를 묻는 설문 조사지가 발송된다. 여성은 본인이 원하면 응답할 수 있으나, 남성은 설문지 작성·제출 자체가 의무 사항이다. 또 18세 남성은 군 복무 의사와 상관없이 건강 검진, 즉 병역 판정 검사를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학생들이 반발하는 것은 바로 이 지점이다. 설문 조사를 통해 ‘군 입대 의사가 없다’는 뜻을 명확히 밝혔는데도 왜 굳이 검강 검진을 받아야 하느냐는 것이다. 결국 징병제 재도입으로 가기 위한 일종의 징검다리일 뿐이란 회의감이 학생들 사이에 확산하면서 ‘강제 군 복무 반대’ 목소리가 들불처럼 퍼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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