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외식 브랜드들의 일본 공략이 ‘한두 개 매장을 내보는 단계’를 넘어 현지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팝업이나 직영점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확인한 뒤 현지 법인과 교육 시스템을 갖추고 가맹점을 늘리는 방식이다.
토종 버거·치킨 브랜드 맘스터치는 일본 사업의 중심축을 시부야에서 신주쿠로 옮겼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맘스터치는 일본 법인 ‘맘스터치 재팬’ 사무소를 시부야에서 신주쿠로 이전하고 7일 일본 6번째 매장인 ‘맘스터치 신주쿠파크타워점’을 열었다.
신주쿠파크타워점은 단순한 직영점 이상의 역할을 맡는다. 신규 가맹점주와 매장 관리자를 교육하고 제품 조리와 서비스, 품질·위생 관리 등을 훈련하는 교육 매장으로 활용된다. 일본에서 매장이 늘어날수록 필요한 점포 개발과 교육, 운영 관리 기능을 신주쿠 한곳에 모으겠다는 전략이다.
맘스터치는 일본에서 비교적 신중하게 영토를 넓혀왔다.
2024년 4월 도쿄 시부야에 첫 직영점을 낸 뒤 시장 반응부터 살폈다. 시부야점은 개점 40일 만에 누적 고객 10만명, 매출 1억엔을 기록했고, 2024년 말까지 누적 방문객이 50만명에 달했다.
이후 하라주쿠와 시모키타자와 등 도쿄 핵심 상권은 물론 가나가와현 치가사키 등 생활 상권으로 출점 지역을 넓혔다. 지난해에는 현지 첫 가맹점까지 열며 직영 중심 사업에서 프랜차이즈 모델로 한 단계 이동했다.
현재 일본 내 매장은 직영점 5개와 가맹점 1개 등 모두 6곳이다. 앞으로 도쿄 이타바시와 가나가와현 사가미오노, 사이타마현 쿠키 등 수도권 생활권으로 추가 출점해 2027년 말 100개 매장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핵심은 숫자보다 운영 체계다. 직영점에서 쌓은 매출과 고객 동선, 메뉴 선호도, 시간대별 수요 데이터를 가맹사업에 적용하고 신주쿠에서 교육과 매장 관리를 지원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일본 시장을 테스트베드로 활용하는 국내 외식기업도 등장했다.
더본코리아는 올해 4월 도쿄 신오쿠보에 마라탕 전문점 ‘마라백’을 열었다. 눈에 띄는 점은 한국에 먼저 매장을 내고 일본으로 진출한 것이 아니라, 일본에서 1호점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현지 상권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일본 마라탕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발견하고 내부에서 준비하던 브랜드를 곧바로 현지에 투입했다. ‘한국식 마라탕’을 내세워 중국식 마라탕과 차별화한 것도 특징이다.
과거 국내에서 성공한 브랜드와 메뉴를 그대로 해외에 옮겼다면, 이제는 현지 수요를 먼저 확인해 해외에서 신규 브랜드를 검증하는 단계까지 진화한 셈이다.
디저트 시장에서는 ‘요아정’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요거트 아이스크림 브랜드 요아정은 일본을 포함해 중국·미국·캐나다·호주·홍콩 등으로 사업을 넓혀왔다. 지난 7월 기준 해외 매장은 53개로, 일본에서만 19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일본 시장에서는 요아정 외에도 엽기떡볶이와 설빙, 오봉집 등 국내에서 익숙한 외식·디저트 브랜드들이 신오쿠보 등 주요 상권에 자리를 잡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식 디저트와 베이커리까지 가세하면서 일본의 K푸드 소비 영역이 치킨과 떡볶이 중심에서 버거·디저트·베이커리로 넓어지는 모습이다.
일본 시장을 바라보는 국내 외식업계의 접근법도 달라졌다. 과거에는 ‘한류 수요’에 기대 한국과 비슷한 메뉴와 매장을 선보이는 방식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현지 상권과 가격대, 식사 습관에 맞춰 메뉴와 점포 형태를 세분화하고 있다.
맘스터치가 시부야에서 브랜드 가능성을 확인한 뒤 신주쿠에 법인과 교육 기능을 모은 것도 같은 흐름이다. 일본 진출의 성패를 ‘첫 매장 흥행’이 아니라 현지에서 가맹점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늘릴 수 있느냐로 판단하는 단계에 접어든 것이다.
국내 외식 시장의 성장 여력이 제한된 상황에서 일본은 거리와 문화적 접근성이 높은 데다 K푸드에 대한 인지도까지 갖춘 시장이다. 직영점에서 가맹사업으로, 단순 출점에서 현지 운영 시스템 구축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면서 국내 외식 브랜드들의 일본 프랜차이즈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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