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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레길 함께 걷고 대금은 현금으로…편의점 3사, 협력사 잡기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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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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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업계의 상생 경쟁이 점포를 넘어 상품을 만드는 중소 협력사로 확산하고 있다. 단순히 납품대금을 제때 지급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경영진이 협력사 임직원과 직접 만나 소통하고 금융·교육·판로·ESG까지 지원 범위를 넓히는 모습이다.

 

BGF리테일 제공
BGF리테일 제공

히트 상품 하나가 편의점 실적을 좌우할 정도로 차별화 상품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경쟁력 있는 중소 제조사와 장기간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본사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는 분석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지난 11일 경기 광주시 남한산성 둘레길에서 ‘2026 굿 프렌즈 데이’를 열었다. 민승배 대표를 비롯한 BGF리테일 임직원 30여 명과 중소 협력사 임직원 60여 명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 방식부터 기존 간담회와 달랐다. 본사와 협력사 임직원이 조를 이뤄 남한산성 둘레길 ‘장수의 길’을 약 2시간 동안 걸으며 포토 미션을 수행했다. 공식 회의실을 벗어나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도록 한 것이다.

 

트레킹이 끝난 뒤에는 상품 개발과 안정적인 공급, ESG 경영 등에 기여한 협력사 5곳을 선정해 시상했다. CU의 ‘이웃집 통통이 쿠키’ 시리즈를 생산하는 유로베이크가 상품 경쟁력 강화 공로를 인정받았고 푸드플래닛·청미·원푸드림은 간편식 수요 변화에 대응하며 안정적으로 상품을 공급한 점을 평가받았다. 미다솜은 ESG 지원 프로그램 참여 성과로 우수 협력사에 선정됐다.

 

BGF리테일의 협력사 소통 행사는 일회성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중소 협력사 임직원 80여 명을 초청해 ‘굿 프렌즈 데이’를 열고 생과일 하이볼을 만든 부루구루, 득템 시리즈 닭가슴살을 개발한 유피에프앤비 등 상품 개발에 기여한 업체를 포상했다. 회사는 2014년부터 중소 협력사와의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행사를 이어오고 있다.

 

금융과 교육 지원도 병행하고 있다. BGF리테일은 상생협력펀드와 우수상품 판로 개척, 협력사 역량 강화 교육 등을 운영한다. 2015년부터 동반성장 경영 특강을 매년 진행하고 ESG와 재무·회계, 마케팅, 세일즈 관련 교육도 제공하고 있다. 올해 설을 앞두고는 중소 협력사 정산대금 약 500억원을 조기 지급했다.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도 비슷한 방식으로 협력사와 접점을 넓히고 있다.

 

GS리테일은 지난해 11월 GS25·GS더프레시 파트너사 400여 명과 회사 임직원 170여 명이 참여하는 제11회 ‘유어스 데이’를 열었다. 이틀간 경기 고양 행주산성과 서울 남산공원을 함께 걸으며 친목을 다지고, 상품 발굴과 판로 확대 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BGF리테일의 ‘굿 프렌즈 데이’와 GS리테일의 ‘유어스 데이’ 모두 본사와 협력업체가 회의실 밖에서 직접 만난다는 점에서 닮았다. 편의점 업계의 협력사 관리가 계약과 납품 중심에서 장기적인 관계 관리로 이동하고 있는 셈이다.

 

GS리테일은 금융 지원과 대금 조기 지급을 비롯해 공동상품 개발, 브랜드 마케팅, 성과공유제, 정기 간담회 등도 동반성장 제도로 운영하고 있다. 회사는 이를 ‘공정한 거래문화 정착’, ‘실질적 경영지원’, ‘지속적 성장’, ‘열린 소통’ 등 네 가지 축으로 관리하고 있다.

 

협력사가 소비자와 직접 만날 기회도 제공한다. GS25가 매년 개최하는 상품 전시회에는 전국 가맹점 경영주와 주요 협력업체가 참여한다. 지난해 열린 ‘GPS 2025’에는 전국 약 1만8000개 가맹점 경영주와 국내외 협력사 관계자들이 참석해 신상품과 시장 트렌드를 공유했다. 중소 제조사 입장에서는 전국 점포 경영주에게 제품을 직접 알리고 시장 반응까지 확인할 수 있는 판로 역할을 하는 셈이다.

 

세븐일레븐은 자금과 판로 지원에 무게를 두고 있다.

 

코리아세븐은 중소 납품업체에 상품대금을 100% 현금으로 지급하고 동반성장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성과공유제를 통해 중소 납품업체와 경제적 성과를 나누고 대·중소기업 해외 동반진출, 강소농가 유통 활성화, 협력사 ESG 지원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상생활동으로 지난해 말 한국유통대상 상생·협력 부문 산업통상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올해는 가맹점과의 현장 소통도 확대했다. 지난 6월부터 전국 6개 권역을 돌며 가맹점주와 관리자급 임직원이 직접 만나는 ‘세븐 리스타트’를 진행했다. 점포 운영 교육과 상생 정책 질의응답, 경영진 간담회 등을 통해 현장 의견을 본사 정책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편의점 업체들이 협력사 지원을 강화하는 배경에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품 경쟁이 자리 잡고 있다. 편의점마다 자체 간편식과 디저트, 냉장·냉동식품 등 차별화 상품 비중을 높이는 상황에서 제조 역량과 아이디어를 갖춘 중소 협력사를 확보하는 것이 곧 상품 경쟁력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실제 CU의 이웃집 통통이 쿠키처럼 중소 제조사와 공동으로 내놓은 제품이 브랜드를 대표하는 인기 상품으로 성장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협력업체를 단순 납품처가 아닌 상품을 공동 기획하는 파트너로 관리할 필요성이 커진 이유다.

 

상생경영에 대한 외부 평가도 편의점 본사들의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BGF리테일과 GS리테일은 동반성장위원회의 ‘2024년도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 나란히 2년 연속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은 상품 회전 주기가 빠르고 트렌드 변화가 커 협력사의 신속한 개발·생산 대응 능력이 중요하다”며 “경쟁력 있는 협력사와 장기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차별화 상품 확보와 안정적인 공급망 운영으로 이어지는 만큼 관련 지원도 계속 확대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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