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매체가 추석 당일인 25일 명절 분위기를 띄우기보다 중국과의 우호관계와 핵보유 의지를 부각하는 등 대외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유엔총회를 계기로 부각된 한·미·일의 ‘북한 비핵화’ 공조에 대한 대응 성격으로 풀이된다.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1면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보낸 답전, 2면에는 최선희 외무상 담화를 게재했다. 노동신문은 북한 주민들이 보는 대내 매체다.
시 주석은 답전에서 김 위원장이 최근 중국 티베트자치구 지룽현에서 발생한 산사태 피해와 관련해 위문 전문을 보낸 데 대해 “중국당과 정부, 인민에 대한 조선당과 정부, 인민의 진실한 우정의 발현”이라며 사의를 표했다. 이어 “중국공산당의 영도 밑에 재해지역 인민들은 한마음으로 힘을 합쳐 떨쳐일어나 반드시 빠른 시일안에 정상적인 생산과 생활을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답전은 지난 21일 베이징에서 작성됐다. 미리 받은 답전을 이날 공개해 북·중 우호관계를 강조한 것이다.
신문 2면에는 24일 발표한 최 외무상의 담화가 실렸다. 최 외무상은 유엔총회 제81차 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미·일 3국 외교장관 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한 공동성명을 문제 삼았다. 담화는 “비현실적인 ‘비핵화’ 목표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변함 없이 적대적이려는 미·일·한 3개국의 시대착오적인 대결적 본색이 또다시 유감없이 표현됐다”며 “그 어떤 경우에도, 그 무엇으로써도 되돌릴수 없고 백년, 천년이 지나도 절대불변할 확고부동한 핵보유의지”를 재확인했다. 이어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비핵화’를 열창할수록 우리 국가의 당위적인 핵보유의 정당성과 그 강화에 필요한 명분만을 깔아주고 우리의 대미대적 입장을 보다 강경하게 굳혀줄 뿐”이라며 “적대세력들의 수사적주장과는 무관하게 핵보유국지위는 절대불가침의 존재로 영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최 외무상 담화에 앞서 같은 날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서도 자국의 핵실험을 규탄하고 핵무기 폐기를 촉구한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우호국’ 공동성명을 “조작 발표”라고 비난하며 반발했다. 하루 사이 국제사회의 북핵 관련 비판에 두 차례나 거부 입장을 밝힌 셈이다. 특히 외무성 대변인에 이어 외교 수장인 최 외무상이 직접 담화를 내 핵보유국 지위 고수 의지를 한층 무게감 있게 대외적으로 천명하려는 의도란 분석이 나온다. 국제사회의 비핵화 요구에 맞서 핵보유국 지위를 기정사실화하고, 추진 중인 북·미대화의 전제 역시 ‘비핵화’가 아니라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과의 관계 설정이 돼야 한다는 메시지를 거듭 발신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가을걷이(추수) 성과 등 명절 분위기를 띄우는 체제 선전 보도도 있었다. 신문은 이날 북한의 대표적인 곡창지대로 꼽히는 황해남도 안악군에서 올해 농업 생산이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이어 “몇 년 동안 농업 생산이 침체됐던 룡산농장은 놀라운 작황이 마련됐다”며 “가을걷이에 떨쳐나선 군안의 일군들과 농업근로자들의 자신심과 분발력이 배가됐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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