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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구로 사던 한국 화장품, 이젠 유럽 매장서 산다…밀라노까지 파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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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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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가 온라인 직구를 넘어 유럽 현지 오프라인 유통망으로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미샤부터 아누아, 티르티르, 메디큐브, 조선미녀까지 국내 브랜드들이 이탈리아와 영국, 독일 등 주요 시장에서 현지 소비자를 직접 만나기 시작했다.

 

에이블씨엔씨 제공
에이블씨엔씨 제공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에이블씨엔씨의 화장품 브랜드 미샤는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밀라노 뷰티 위크 2026’에 참가했다.

 

밀라노 뷰티 위크는 코스메티카 이탈리아가 주최하고 현지 패션·뷰티 유통업체 OVS 등이 참여하는 대규모 뷰티 행사다. 지난해 약 27만5000명이 찾았다.

 

미샤는 밀라노 가든 세나토에 마련된 ‘샤카랜드 뷰티 호텔’에서 브랜드 부스를 열고 뷰티 클래스를 진행했다. 글로벌 베스트셀러인 BB크림과 글로우 프라이머, 고기능성 스킨케어 제품인 ‘PDRN·NAD+’ 라인 등을 선보였다. 준비한 샘플도 행사 초반부터 빠르게 소진됐다.

 

이번 행사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미샤뿐만 아니라 여러 국내 화장품 브랜드가 동시에 전면에 등장했다는 점이다.

 

OVS가 공개한 ‘샤카 더 뷰티 호텔’ 참가 브랜드에는 아누아와 티르티르, 메디큐브가 포함됐다. OVS는 아누아를 K-뷰티 스킨케어 브랜드로, 티르티르를 스킨케어와 메이크업을 아우르는 브랜드로 소개했다. 메디큐브도 현지 소비자들이 직접 경험할 수 있는 브랜드 가운데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

 

OVS 온라인몰에서는 K-뷰티 제품 판매도 이미 상당 부분 확대됐다. 스킨1004와 아누아, 메디큐브를 비롯해 색조 제품에서는 롬앤, 어뮤즈, 페리페라, 컬러그램 등이 판매되고 있다. 밀라노 뷰티 위크 기간에는 아누아·메디큐브·스킨1004·티르티르 등 일부 브랜드를 대상으로 할인 행사도 진행됐다.

 

미샤도 일회성 행사 참가에 그치지 않는다. OVS의 미샤 취급 매장 검색 페이지에는 이탈리아 전역 197개 매장이 표시된다. 밀라노 가리발디점을 비롯해 현지 오프라인 매장에서 제품을 접할 수 있는 구조가 이미 만들어진 셈이다.

 

미샤는 지난 3월에도 세계 최대 규모 뷰티 전시회 가운데 하나인 ‘코스모프로프 볼로냐 2026’에 참가했다. 에이블씨엔씨는 폴란드와 튀르키예 등에서 쌓은 성과를 기반으로 이탈리아를 서유럽 공략의 거점으로 삼고 있다.

 

K-뷰티의 유럽 확장은 이탈리아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영국 주요 백화점 존루이스는 현재 온라인몰에 별도의 ‘Korean Beauty’ 카테고리를 운영하고 있다. 아누아와 조선미녀, 코스알엑스, 메디큐브, 라네즈, 스킨1004 등 20개가 넘는 브랜드가 이름을 올렸다. 스킨케어·헤어케어 카테고리에서 판매하는 K-뷰티 관련 상품도 200종을 훌쩍 넘는다.

 

조선미녀 역시 유럽 유통망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회사가 공개한 공식 판매처를 보면 독일에서는 더글라스·로스만·뮐러 등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스페인 더글라스와 아일랜드 부츠에도 제품이 들어가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온라인 유통업체 노티노를 통해 판매된다.

 

코스알엑스도 독일 더글라스·DM·로스만·뮐러 등 유럽 주요 드러그스토어와 뷰티 유통망을 공식 판매처로 두고 있다. 과거 해외 소비자가 온라인 직구로 한국 화장품을 구입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현지 대형 유통점에서 직접 제품을 고르는 구조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실제 수출 숫자에서도 변화가 확인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집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 화장품 수출액은 70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27.3% 증가하며 역대 상반기 최대를 기록했다. 미국이 14억5000만달러로 최대 시장을 유지했지만 유럽 국가의 증가세가 더 가팔랐다.

 

영국으로의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0.6%, 폴란드는 72.8%, 네덜란드는 220.4% 증가했다. 중국 중심이었던 K-뷰티 수출 시장이 북미를 거쳐 유럽까지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중소 화장품 업체의 성장세도 비슷하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소기업 화장품 수출은 50억7000만달러로 30.7% 증가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온라인 화장품 수출은 85.3% 늘어난 5억2000만달러에 달했다. 특히 네덜란드와 영국으로 향한 온라인 수출은 각각 416.1%, 230.4% 급증했다.

 

에이블씨엔씨도 이 흐름에 올라탔다. 회사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유럽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48% 늘어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전체 해외 매출도 38% 증가했고 해외 사업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5%까지 높아졌다. 회사는 지난해부터 국내 직영점과 면세점 의존도를 낮추고 해외 수출과 글로벌 리테일 채널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특히 스킨케어와 메이크업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시장 변화를 강조하며 미샤 BB크림을 대표 사례로 들었다. 피부 관리와 메이크업, 자외선 차단 기능을 하나에 담은 제품이 기능성과 편의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K-뷰티의 특징을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K-뷰티의 유럽 공략은 이제 제품을 알리는 단계에서 현지 유통망을 차지하는 경쟁으로 옮겨가고 있다. 밀라노 행사장에 국내 브랜드들이 한꺼번에 등장하고 영국 백화점과 독일 드러그스토어에서 한국 화장품을 쉽게 찾을 수 있게 된 것도 이런 변화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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