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일본 “아직도 우리가 유엔의 ‘적’이라니…” [김태훈의 의미 또는 재미]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 김태훈의 의미 또는 재미

입력 :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인쇄 메일 url 공유 - +

구글 선호 매체 등록

유엔이 공식 출범한 것은 2차대전이 끝난 뒤인 1945년 10월24일이다. 하지만 유엔 설립 논의는 대부분 2차대전 도중에 이뤄졌다. 나치 독일, 군국주의 일본 등 추축국을 상대로 선전 포고를 한 연합국 51개국 대표가 ‘유엔 헌장’을 채택한 것이 전쟁 말기인 1945년 6월의 일이다. 유엔이 원래 세계 모든 나라가 아니고 2차대전 연합국들을 중심으로 창설됐다는 점은 아직까지도 유엔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 22일(현지시간) 취임 후 처음으로 유엔 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다카아치는 일본 등 2차대전 추축국들을 겨냥한 유엔 헌장 53조(일명 ‘구적국 조항’)의 삭제를 국제사회에 촉구했다. 로이터연합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 22일(현지시간) 취임 후 처음으로 유엔 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다카아치는 일본 등 2차대전 추축국들을 겨냥한 유엔 헌장 53조(일명 ‘구적국 조항’)의 삭제를 국제사회에 촉구했다. 로이터연합

유엔 헌장 제53조에는 ‘적국’(enemy state)이란 표현이 등장한다. 유엔 창립을 주도한 연합국들의 적이란 뜻이다. 나치 독일과 군국주의 일본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독일의 강요를 견디다 못해 독일과 동맹을 맺고 소련(현 러시아)을 상대로 전쟁에 뛰어든 헝가리,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 몇몇 동유럽 국가들이 있다. 지금은 모두 미국이 주도하는 서방 세계에 편입돼 ‘적’으로 부르는 것이 어색하게 들린다. 그래도 유엔 헌장은 아직 그렇게 돼 있다. 다만 사실상 사문화했다는 뜻에서 보통 ‘구(舊)적국 조항’으로 불린다.

 

연합국들이 유엔 헌장에 굳이 이 조문을 삽입한 것은 적국들의 재침략을 염려했기 때문이다. 유엔이 특정국에 무력을 행사하려면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결의가 필요한데, 안보리 5대 상임이사국 간의 견해차로 결의가 지연되는 상황을 가정했다.

 

이 경우 안보리 결의 없이도 유엔 회원국이 독자적으로 무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허가한 것이 바로 유엔 헌장 53조의 핵심이다. 물론 나치 독일도, 군국주의 일본도 ‘무조건 항복’을 선언할 만큼 완전히 망해 버렸기에 재침략 같은 것은 꿈도 꿀 수 없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왼쪽)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025년 10월 한국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만나 양자 회담을 하기 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그 직후 다카이치의 ‘대만 유사시 파병’ 발언에 중국 정부가 격노하며 양국 관계는 완전히 얼어붙은 상태다. 교도연합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왼쪽)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025년 10월 한국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만나 양자 회담을 하기 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그 직후 다카이치의 ‘대만 유사시 파병’ 발언에 중국 정부가 격노하며 양국 관계는 완전히 얼어붙은 상태다. 교도연합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22일 취임 후 첫 유엔 총회 연설에서 유엔 헌장에 명시된 구적국 조항의 조속한 삭제를 촉구했다. 다카이치는 “70년간 유엔의 활동에 크게 기여해 온 일본의 자부심과 명예가 걸린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는 안보리 5대 상임이사국 중 하나인 중국의 입장과 관련이 있다. 중국 외교부는 중·일 관계가 얼어붙기 시작한 2025년 11월 이래 ‘유엔 헌장 53조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2차대전 당시 적국이던 일본이 도발을 일삼는 경우 안보리 결의가 없어도 중국 혼자 무력 조치를 취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유럽의 우크라이나와 중동을 넘어 이젠 아시아마저 군사적 충돌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오피니언

포토

트와이스 사나, 여신 미모에 섹시미까지…민소매 입고 뽐낸 글래머 몸매
  • 트와이스 사나, 여신 미모에 섹시미까지…민소매 입고 뽐낸 글래머 몸매
  • 박규영 '수줍은 볼콕'
  • '인턴' 한소희, 고혹적 분위기 속 금발 완벽 소화
  • 56세 김혜수, 완벽한 올백 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