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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고생한 날 위해 쓸래요”…가족 대신 ‘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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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준 기자 MIJustic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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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의 연휴인데 그동안 고생한 나를 위해 시간을 쓰려구요.”

 

서울 종로구에서 자취 중인 직장인 전모(31)씨는 이번 추석 연휴에 고향인 창원에 내려가지 않았다. 하루는 집에서 푹 쉬고 나머지 3일은 속초나 강릉으로 여행을 다녀올 계획이다. 전씨는 “부모님께는 일 때문에 못 내려간다고 말씀드리고 미리 용돈만 보내드렸다”며 “이번 연휴는 길지도 않고 힘들게 왔다 갔다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민족 대이동으로 상징되던 한가위 명절 풍속도가 급격히 변하고 있다. 꽉 막힌 고속도로를 뚫고 고향으로 향하던 전통적인 풍경 대신, 해외나 국내 휴양지로 떠나거나 도심에 남아 혼자만의 명절을 즐기는 ‘혼추족(혼자 추석을 보내는 사람들)’이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주요 설문조사와 유통·관광업계 통계에 따르면 명절 연휴를 ‘여행과 휴식의 시간’으로 인식하는 비중이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한국리서치의 ‘2026년 추석 명절 모임 및 일정 계획’ 조사에 따르면 명절에 대해 ‘가족·친지와의 화합’이라는 응답은 45%, ‘휴식과 재충전의 시간’은 43%로 비슷하게 나타났다. ‘평소와 다를 바 없는 휴일’이라는 응답도 37%로 지난해보다 5%포인트 늘었다.

 

이번 추석에 따로 사는 가족을 만날 예정이라고 답한 비율은 63%였다. 지난해 추석 68%, 올해 설 70%보다 각각 5%포인트, 7%포인트 낮아졌다.

 

실제 인천국제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23∼27일 추석 연휴에 하루 평균 22만8000명에 해당하는 여객 114만명이 인천공항을 이용할 예정이다. 제주도와 강원도 주요 리조트 및 호텔의 예약률 역시 연휴 수개월 전 이미 90% 이상을 달성했다.

 

이같이 혼추족이 많아지는 배경으로는 명절 문화의 변화를 꼽는다. 전통적 방식의 귀성과 차례만을 ‘바람직한 명절’로 생각하기보다는, 각자의 방식대로 휴식을 취하고 에너지 충전의 계기로 삼는 문화가 조금씩 자리를 잡고 있다는 것이다.

 

‘불경기’의 장기화도 혼추족 증가 이유 중 하나로 언급된다. 불경기로 인해 청년들은 취업난을 겪고 취업을 했더라도 여행 경비, 용돈 등 모임에 따른 비용에 대한 부담으로 모임을 꺼린다는 것이다. 

 

취업준비생 박모(28)씨는 “친척들이 모이면 ‘취직은 했냐’, ‘만나는 사람은 있냐’는 질문이 쏟아져 부담스럽다”며 “가서 가시방석에 앉아 있기보단 취업 준비에 집중하는 게 낫다”고 털어놓았다.

 

한편 유통업계는 혼추족을 잡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편의점 업계는 명절 기간 1인용 떡갈비, 모둠전, 잡채 등으로 구성된 ‘명절 도시락’ 출시를 늘리고 있으며, 극장가나 전시관 등도 홀로 명절을 보내는 이들을 위한 맞춤형 이벤트를 적극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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