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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 단체 주문” 믿었다가 수천 피해…늘어나는 ‘노쇼 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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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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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6월 노쇼 사기 3936건…1155억 피해
사건당 평균 피해액 증가…1932만→2934만
범죄 수법 지능화 등…대책 마련 시급 목소리

“○○에서 단체 주문을 하려고 합니다.”

 

반가울 전화 한 통이 소상공인에게는 수천만원짜리 함정이 되고 있다. 단순히 예약해놓고 나타나지 않는 ‘노쇼’가 아니다. 공공기관이나 군부대·정치인·연예인 등을 사칭해 대량 주문을 넣은 뒤 특정 물품을 대신 구매해달라고 요구하고, 돈을 송금받은 뒤 연락을 끊는 이른바 ‘노쇼 사기’다.

 

2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정현 의원이 경찰청에서 받은 ‘시도경찰청별 노쇼 사기 현황’에 따르면 올해 1~6월 전국에서 노쇼 사기 3936건이 신고됐고 피해액은 1155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발생한 6515건, 피해액 1259억원의 각각 60.4%, 91.7%에 해당한다. 게티이미지뱅크
2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정현 의원이 경찰청에서 받은 ‘시도경찰청별 노쇼 사기 현황’에 따르면 올해 1~6월 전국에서 노쇼 사기 3936건이 신고됐고 피해액은 1155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발생한 6515건, 피해액 1259억원의 각각 60.4%, 91.7%에 해당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올해 들어 피해 규모는 더 커졌다. 2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정현 의원이 경찰청에서 받은 ‘시도경찰청별 노쇼 사기 현황’에 따르면 올해 1~6월 전국에서 노쇼 사기 3936건이 신고됐고 피해액은 1155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발생한 6515건, 피해액 1259억원의 각각 60.4%, 91.7%에 해당한다.

 

더 눈에 띄는 것은 한 건의 범죄가 만들어내는 피해액이다. 지난해 사건당 평균 피해액은 약 1932만원이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2934만원으로 51.8% 증가했다. 월평균 노쇼 사기 발생 건수도 지난해 542.9건에서 올해 상반기 656건으로 20.8% 늘었고, 월평균 피해액은 104억9000만원에서 192억5000만원으로 83.5% 급증했다. 범죄 건수보다 피해액이 훨씬 가파르게 커진 셈이다.

 

수법도 갈수록 정교해지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경기 수원의 한 음식점에 자신을 유명 가수 소속사 직원이라 소개한 남성이 전과를 걸어 회식을 예약하며, 특정 업체의 와인 구매 대행을 요구했다. 실제 소속사와 와인업체를 검색하면 확인할 수 있도록 그럴듯한 명함까지 보냈고, 식당 주인은 한 달 치 매상과 맞먹는 단체예약을 놓치지 않기 위해 와인 업체로 3000만원을 송금했지만 발신자나 업체 측에서는 아무런 연락이 오지 않았다.

 

비슷한 시기 충남 천안시 식당 일대에는 자신을 민주당 문진석 의원의 비서관이라 속인 이의 전화가 걸려왔다. 의원과 장관을 포함해 20명 회식자리를 예약하겠다며, 1040만원 상당의 와인을 미리 준비해달라는 요구까지도 더했다. 예약 당일에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고 식당 측은 와인값 송금에 따른 약 1000만원의 피해를 봤다.

 

천안의 한 소방서 직원을 사칭한 남성이 실제 소방관 명함을 실내 인테리어 업체에 건네며 5500만원 상당의 방화복을 대리 결제해달라는 일도 발생했는데, SBS 한 예능프로그램 제작진을 사칭한 노쇼 피해 사기 발생에 해당 프로그램 측이 공식 홈페이지에 "제작진 사칭으로 의심되는 연락을 받으면 절대로 응하지 말라"는 공지까지 올리기에 이르렀다.

 

더 나아가 베트남에 거점을 두고 국내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240억원대 노쇼 사기를 벌인 일당이 국내로 송환되는 등 범죄의 조직화까지 나타나고 있다. 소상공인들에게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다양한 형태의 계약을 제안하는 방식의 범행을 저질렀는데, 피해를 본 국내 소상공인은 630여명에 피해액은 243억원에 달했다.

 

단속을 강화한 경찰이 올해 상반기에만 지난해 전체 노쇼 사기범 검거 인원을 넘어서는 600명을 붙잡았지만, 범죄 수법의 지능화와 해외에 거점을 둔 조직형태로 진화하는 만큼 예방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소상공인 입장에서는 대량 주문이 매출을 끌어올릴 기회인 데다, 상대방이 공공기관이나 유명인, 기업 관계자를 자처하면 의심 자체가 쉽지 않다. 실제 기관의 이름과 직원 직함, 명함 이미지까지 동원되면 전화 한 통만으로 진위를 판단하기는 더욱 어려워진다.

 

박 의원은 “노쇼 사기는 고물가·고금리로 가뜩이나 어려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악질적인 범죄”라며 “범정부 차원의 피해 예방 가이드라인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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