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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자 347% ‘살인적 고리’에 사진 협박까지…불법 사채업자 집행유예 [사사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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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준호 기자 sherp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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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적 고리 뜯고 나체 촬영 강요
“지인에게 유포하겠다” 협박·폭언
법원 “피해자 합의·처벌불원 감경”

채무자가 돈을 갚지 못할 상황에 대비한다며 여성의 상반신 나체 사진을 ‘담보’ 명목으로 촬영하고, 이를 빌미로 지인 유포 협박과 악질적인 불법 추심을 일삼은 미등록 대부업자가 법원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안산지원 형사1부(재판장 안효승)는 지난해 6월 대부업법·성폭력처벌법·채권추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4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과 5년간의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수원법원종합청사 전경. 뉴시스
수원법원종합청사 전경. 뉴시스

판결문에 따르면 관할 관청에 정식 등록하지 않은 사채업자였던 A씨는 2024년 12월부터 2025년 2월까지 여성 피해자 B(34)씨에게 21차례에 걸쳐 총 1212만원을 빌려줬다. 대출 조건은 원금 100만원당 매주 15만원의 이자를 갚는 방식이었다. A씨는 석 달여 동안 총 47회에 걸쳐 1615만원을 돌려받았는데, 이는 법정 최고이자율 연 20%의 열 배가 넘는 연 347%의 살인적인 고리였다.

 

A씨의 범행은 단순 고리대금에 그치지 않고 피해자의 신체를 담보로 잡는 성착취 불법추심으로 이어졌다. 그는 2024년 12월25일 오전 4시쯤 B씨에게 “돈을 갚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상반신 나체를 촬영하겠다”고 압박했다. 이어 겁을 먹은 피해자로 하여금 상의를 벗게 한 뒤 휴대전화로 얼굴과 가슴이 드러난 상반신 나체 사진을 촬영했다.

 

촬영된 신체 사진은 채권 회수를 위한 협박 수단이 됐다. A씨는 B씨가 돈을 제때 갚지 못할 것 같자 “사진 뿌려야겠다. E(지인)한테 일단 보내야지”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 나체 사진 유포를 암시하며 공포심을 조장했다.

 

상환이 늦어지자 A씨의 추심 수위는 더욱 거칠어졌다. 그는 B씨에게 “나 법적으로 네 돈 못 받아도 네 인생 X되게 할 수 있다”, “일하는 곳들 싹 다 불법 성매매업소로 신고해 벌금이 더 나오게 해주겠다”, “애 생각은 안 하나 보다. 너는 내가 평생 괴롭혀주겠다”는 식의 폭언과 협박 메시지를 쏟아붓기도 했다.

 

재판부는 “대여금에 대한 담보를 제공받아야 한다는 명목으로 여성 피해자의 상반신 나체 사진을 촬영하고, 채권 추심을 위해 이를 이용해 피해자를 협박하는 등 범죄 수법이 매우 불량하고 죄질이 좋지 않다”며 “대부업법 및 채권추심법 위반 행위는 대부업의 건전한 발전을 저해하고 금융이용자의 경제적 곤궁 상태를 이용해 피해를 입히는 등 사회적 폐해가 크다”고 판시했다.

 

다만 법원은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벌금형을 초과하는 전과가 없는 점, 특히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해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힌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해 실형 대신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신상정보 공개 및 고지 명령 역시 피고인이 입는 불이익과 부작용 등을 이유로 면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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