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물자부족 등 악화…중국·러시아 구명줄 역할 부각될 듯
미국이 전쟁 상대국인 이란에 해운을 넘어 항공까지 봉쇄를 시도하며 경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는 종전 합의를 압박하기 위한 초강수로 오랜 제재와 전쟁으로 신음하는 이란 경제에 고통을 더할 것으로 예상된다.
22일(현지시간) 외신을 종합하면 미국 정부는 23일부터 이란 항공사에 연료 보급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외국 기업을 제재한다.
미국 재무부는 이란의 최대 민간 항공사인 마한 항공의 대리인들을 제재 명단에 올렸고 그보다 작은 27개 항공사를 새로 제재 대상에 추가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전날 미국 CNBC 인터뷰에서 "이란 항공기가 내리면 연료와 착륙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고 항공권도 팔면 안 된다"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달러 체계에서 퇴출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제3자 제재(세컨더리 보이콧)는 이란에 이미 시행되고 있는 해상운송 봉쇄에 추가된 제재강화 조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 행정부는 이란이 민간 항공편으로 무기와 전투원을 수송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 항구를 통한 해상 교역을 차단해 화물과 에너지 출하를 틀어막고 있다.
이란은 해상이 봉쇄됨에 따라 화물 수송 대부분을 육로로 전환했으나 육로 또한 병목현상이 심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싱크탱크 근동정책연구소의 매슈 레빗 선임 연구원은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전세계가 제재에 동참하면 "이란 항공사가 국내선 전용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조치가 어떤 면에서는 이미 존재해온 대이란 제재를 한층 더 본격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항공로 차단은 인플레이션, 리알화 가치 급락, 필수물자 부족 등에 시달리는 이란 경제에 추가 악재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란 항공사들은 의약품, 자동차 부품 같은 물품을 들여오고 이란인들이 출국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해왔다.
미국의 항공로 제재 강화에 따른 타격은 이미 가시화하고 있다.
이란 민간항공기구는 이란 테헤란에서 이라크 바그다드, 오만 무스카트로 향하는 모든 항공편이 23일 0시를 기해 취소됐다고 밝혔다.
아제르바이잔은 모든 이란 항공사의 자국 공항 이용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조지아는 자국에서 이란으로 가는 모든 항공편이 21일부터 중단됐다고 밝혔다.
마한 항공은 튀르키예와 오만행 항공편을 해당국 요청에 따라 중단한다고 고객들에게 통보했다.
다만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등 일부 목적지로 향하는 이란 항공편은 22일 현재 여전히 운영되지만 제재 위험을 언제까지 외면할지 불확실하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이란제재에 적극적으로 저항하는 곳은 이란의 최대 우군인 중국과 러시아 정도다.
항공기 추적 웹사이트인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마한 항공은 22일 늦게까지도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와 중국 산업 중심지 광저우로 운항했다.
중국 외교부는 "상호존중과 상호이익을 토대로 한 중국과 이란의 우호적 교류와 협력은 정당하고 합법적"이라며 제재 동참을 거부했다.
레빗 선임 연구원은 "중국, 러시아, 이란은 미국의 국제제재 체계, 특히 일방적 제재를 저해할 목적으로 가능한 것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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