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인턴’ 최민식·한소희 환상 호흡
영부인 저격 사건 소재 추적극 ‘암살자(들)’
글로벌 도박판 복수혈전 ‘타짜4’ 피날레
이창동 감독 8년 만의 신작 ‘가능한 사랑’
외화 흥행작 ‘어벤져스: 엔드게임 앙코르’
‘옵세션’ 등 청불 공포영화로 스트레스 싹
추석 대목 극장가에서 한국영화가 모처럼 정면승부를 펼친다. 16일 ‘인턴’이 먼저 출발했고 23일 ‘암살자(들)’과 ‘타짜: 벨제붑의 노래’가 가세한다. 베네치아국제영화제 은사자상(심사위원대상)에 빛나는 이창동 감독의 ‘가능한 사랑’과 7년 만에 돌아온 ‘어벤져스: 엔드게임 앙코르’, 성인 관객을 위한 공포영화까지 연휴 극장가의 선택지가 다양하다.
◆ 한국영화 3파전
16일 개봉한 ‘인턴’은 패션회사를 창업해 성공한 젊은 CEO 선우(한소희)의 회사에 37년 경력의 실버 인턴 기호(최민식)가 입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2015년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은 동명 할리우드 영화의 한국판 리메이크다. 무대를 뉴욕에서 서울로 옮기고, 세대와 직급이 전혀 다른 두 사람이 서로의 삶에 온기를 더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 영화 ‘82년생 김지영’, ‘만약에 우리’를 연출한 김도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세대 간 우정과 공감의 결을 살렸다. 남녀노소 함께 볼 영화를 찾는다면 눈여겨볼 만하다. 12세 이상 관람가.
23일 개봉하는 ‘암살자(들)’은 1974년 8월15일 광복절 기념식에서 발생한 영부인 저격 사건을 소재로 한 미스터리 추적극이다. 허진호 감독이 연출하고 유해진·박해일·이민호가 주연을 맡았다. 사건 당시 현장 경호를 맡은 형사 철구(유해진), 사건의 이면을 좇는 신문사 사회부장 재환(박해일), 현장을 목격한 신입 기자 영일(이민호)이 각자의 방식으로 의문을 파고들며 진실을 향해 나아간다. 사건 당시 총성이 6번 울렸는데, 발견된 탄환은 4개뿐이라는 설정에서 출발해 ‘사라진 두 발’의 행방을 추적한다. 미스터리의 긴장감과 1970년대의 시대 재현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12세 이상 관람가.
23일 개봉하는 ‘타짜: 벨제붑의 노래’는 2006년 시작한 ‘타짜’ 프랜차이즈의 네 번째 작품이자 피날레다. 온라인 카지노 사업으로 성공한 장태영(변요한)이 죽마고우이자 동업자인 박태영(노재원)에게 배신당해 모든 것을 빼앗긴 후 글로벌 도박판에서 다시 맞붙는 복수극이다. 도박판의 무대는 베트남과 일본으로 넓어졌고, 긴장감 있는 승부에 남자들의 우정과 배신이라는 서사를 더했다. 청소년 관람 불가.
◆ 베네치아가 주목한 영화들
23일 일부 극장에서 개봉하는 이창동 감독의 8년 만의 신작 ‘가능한 사랑’은 이번 추석 극장가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작가주의 영화다. 11월 넷플릭스 공개에 앞서 약 2주간 극장에서 제한 상영하는데도 예매율 6위(6.1%·22일 기준)를 기록하고 있다. 영화는 해고 노동자 호석(설경구)과 아내 미옥(전도연), 이들의 삶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다큐멘터리 감독 예지(조여정)와 남편 상우(조인성)의 이야기를 교차시킨다. 이 감독은 10여년 전 대기업 대규모 해고사태와 총파업, 강제 진압 사건에서 작품을 출발했다고 밝혔다. 대기업의 집단해고와 강제진압을 겪은 노동자, 그 상처를 함께 짊어진 가족, 이들의 삶을 영화로 만들기 위해 카메라를 든 사람의 이야기가 여러 층위로 겹친다. 상영 시간은 164분. 해고와 계급, 사랑과 욕망, 창작자의 윤리 등 질문을 던지는 이창동 특유의 묵직한 드라마다. 청소년 관람 불가.
23일 개봉하는 켄트 존스 감독의 ‘나의 사적인 예술가’는 지난해 베네치아영화제 오리종티 부문 초청작이다. 젊은 시절 시를 썼지만 지금은 뉴욕 우체국 직원으로 살아가는 에드(윌럼 더포). 그가 수십년 전 펴낸 시집이 젊은 예술가들 사이에서 갑자기 각광받으며 ‘재발견된 천재’로 추앙받는다. 틀에 박힌 삶을 살던 에드는 갑작스레 관심의 중심에 선다. ‘패스트 라이브즈’의 그레타 리가 젊은 창작자들의 뮤즈 글로리아로 출연한다. 원제 ‘늦은 명성(Late Fame)’이 영화의 주제를 보다 선명하게 드러낸다. 15세 이상 관람가.
◆ 액션! 액션! 액션
대작 신작 외화가 없는 올 추석, 재개봉작 중에서는 ‘어벤져스: 엔드게임 앙코르’(23일 개봉)가 눈길을 끈다. 2019년 개봉해 국내에서 1390만여명을 동원하며 역대 외화 흥행 1위에 오른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7년 만에 다시 극장에서 만날 기회다. 타노스의 핑거 스냅으로 인류 절반이 사라진 뒤 어벤져스가 마지막 전쟁에 나서는 이야기. 이번 앙코르는 단순한 재개봉에 그치지 않는다. 12월 개봉 예정인 ‘어벤져스: 둠스데이’의 독점 영상이 미리 공개된다. 4DX부터 돌비 시네마, SCREENX, IMAX까지 여러 포맷 특별관에서 영화를 즐길 수 있다. 12세 이상 관람가.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부활남: 더 레드’는 추석 연휴에 이어지는 개천절 연휴를 겨냥해 30일 개봉하는 액션 판타지다. 내세울 만한 스펙 없는 31세 장기 취업준비생 석환(구교환)이 죽은 뒤 72시간이 지나면 부활하는 자신의 능력을 깨달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죽었다가 되살아날 때마다 더욱 강한 신체로 업그레이드되고, 머리카락이 붉게 변한 석환 앞에 사람의 마음을 조종하는 초능력자 블랙(신승호)이 나타나며 추격전이 전개된다. 초능력과 실험체라는 익숙한 설정을 반복하지만, 구교환 특유의 능청스러운 연기와 엉뚱한 유머는 비현실적 상황에도 생활감을 더한다. 15세 이상 관람가.
◆ 명절 스트레스 날릴 청불 호러
성인 관객이라면 명절 스트레스를 날릴 공포영화 두 편이 색다른 선택지가 될 만하다. 두 편 모두 청소년 관람불가 판정을 받앗는데, 그만큼 독하고 짜릿하다. 17일 개봉한 ‘레지던트 이블: 0번째 밤’은 게임 ‘바이오하자드’를 모티브로 한 서바이벌 호러다. 밀라 요보비치 주연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와는 별개 작품이다. 의료 택배 기사 브라이언이 정체 불명의 존재들과 맞닥뜨리며 생존 사투에 휘말리는 이야기로, ‘바바리안’과 ‘웨폰’의 잭 크레거 감독이 연출했다.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르는 감염자들의 기괴한 움직임과 거친 액션이 볼거리다. 청소년 관람 불가.
‘옵세션’은 2일 개봉해 72만(21일 기준) 관객을 돌파한 화제작이다. 주인공 청년은 짝사랑하는 여자가 자신을 사랑하게 해달라고 요술 지팡이 ‘원 위시 윌로우’에 소원을 빌고, 소원은 이뤄지지만 사랑은 곧 집착과 공포로 변한다. 잘못 빈 소원은 무를 수 없고, 상황은 파국으로 이어진다. 75만 달러의 저예산으로 제작돼 세계적으로 큰 흥행을 거둔 점도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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