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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 좋게 차담 해놓고, 뒤통수 때리듯 발표”… ‘曺 발표’에 격앙된 청와대 [靑·대법, 초유의 정면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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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안·이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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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대 발표’ 정면 반박한 청와대

전날 李·曺 차담 때 전혀 언질 없어
“뒤통수 때리듯 발표… 빈집털이”
‘실질적 임명권 훼손’ 강경 기류
대법관 공석으로 국민피해 압박
대치 장기화 땐 국정 부담 우려도

조희대 대법원장이 22일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구를 거부했지만 청와대는 한발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손봉기 대법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조 대법원장이 새로운 후보자를 다시 제청해야 한다는 요구도 계속하겠다는 것이다. 대법원 발표 직후 즉각적인 공식 입장에 이어 추가 설명까지 내놓으면서 이번 사안을 단순한 절차 논란이 아니라 대통령의 실질적 임명권이 걸린 문제로 보고 있다는 강경한 기류도 확인된다.

서울 종로구 세종로 청와대 본관. 뉴스1
서울 종로구 세종로 청와대 본관. 뉴스1

청와대 내부에서는 조 대법원장의 발표 방식에 대한 격앙된 반응도 나왔다. 전날 이재명 대통령과 조 대법원장은 김성수 대법관 임명장 수여식 뒤 1시간가량 차담을 나눴으나, 재제청 문제에 대한 별다른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분위기 좋게 차담을 했으면 그때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건설적 논의를 할 수 있었던 것 아니냐”며 “이렇게 뒤통수를 때리듯 일방 발표하는가. 빈집털이”라고 반발했다.

 

청와대는 손 후보자 제청 반려 당시 공식화한 법리를 고수하고 있다. 대법원장의 제청권이 대통령의 실질적 임명권을 무력화해서는 안 되고, 대통령에게는 제청된 후보자를 실질적으로 심사할 재량이 있어 재제청을 요구할 수 있다는 논리다. 이에 따라 손 후보자의 임명 동의안을 국회로 보내 판단을 받는 방안에는 선을 긋고 있다. 손 후보자의 임명 동의안을 뒤늦게 국회에 보내면 대통령이 후보자를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결국 국회에 넘겨야 한다는 선례로 이어질 수 있고, 스스로 세운 ‘실질적 임명권’ 논리와도 충돌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청와대는 추가 설명에서도 대법원의 법리를 재차 반박했다. 그동안 대법원장과 대법관 임명이 국무총리의 부서만으로 이뤄져 왔다는 점을 들며 관계 국무위원의 부서 문제를 제기한다면 과거 임명의 효력까지 부정하는 셈이라고 맞섰다. 또 지난달 28일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구 공문에서 ‘반려’나 ‘거부’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을 뿐 거부 의사를 명확히 밝혔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제청을 반려하는 헌법적 근거는 공문에서 분명히 밝혔고, 구체적인 사유에 대해서는 수석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국민들께 소상히 말씀드렸다”면서 “국민들이 다 아시는 반려 사유를 유독 대법원장만 ‘공문에 그 내용이 없으니 모르겠다’ 라고 하는 것인지 그 의도를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대법관 공석 장기화에 따른 국민 피해도 압박 카드로 꺼내 들었다. 청와대는 대법관 1명이 연간 3500∼4600건의 사건을 처리하는 상황에서 공석이 계속되면 국민의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침해된다고 강조했다. 조 대법원장이 새 후보를 제청하지 않을 경우 공백 장기화의 책임도 대법원이 져야 한다는 논리로 재제청 압박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대법원의 모습. 연합뉴스

공개적으로는 재제청 요구를 거듭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되 실제 인선 절차를 다시 움직이기 위한 비공개 협의 가능성까지 닫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조 대법원장이 재제청 요구 자체를 거부한 만큼 공개 공방만으로 새 후보 제청을 끌어내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대치가 길어질수록 청와대에도 부담은 커진다. 이 대통령 지지율이 30%대 중반에 머무는 가운데 인사·부동산 문제 등에 이어 사법부 수장과의 충돌까지 장기화하면 국정 동력 회복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청와대 역시 손 후보자 임명 불가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교착 국면의 책임이 번지는 것을 막을 접점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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