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공개매수제도를 담은 자본시장법이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하만서 인수합병(M&A) 시장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최대주주와 일반주주가 보유한 주식에 동일한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 제도의 핵심인 만큼 인수자가 충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얼마만큼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7일 전체회의에서 의무공개매수제를 담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상장사 지분을 사들여 25% 이상을 보유한 최대주주가 되거나 이미 지분 25% 이상을 보유한 최대주주가 지분을 추가로 사들이려면 공개매수를 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때 공개매수 대상은 기존 보유분을 포함해 발행주식의 50%+1주다.
의무공개매수제도는 M&A 과정에서 최대주주 등만이 경영권 프리미엄을 챙기고 일반주주는 보유 주식을 헐값에 넘기는 등 소외 받는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도입됐다. 해당 제도 도입을 이끌어온 금융위는 지난 2022년부터 논의를 시작해왔다. 국회 상임위 문턱을 넘기 까지 3년이 넘는 시간이 걸린 것이다.
의무공개매수제도가 도입되면 M&A를 하려는 사모펀드(PEF) 등 인수자는 최대주주에게 제시한 가격 그대로 일반주주에게도 공개매수 참여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같은 값을 매긴 주식수가 더 늘어난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인수자는 지배주주 지분 인수대금과 추가 공개매수 대금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며 “기존 지분이 없는 인수자가 최대주주의 지분 30%를 매수하는 경우 과반 지분을 만들기 위해 일반주주 지분을 약 20%포인트 추가로 사들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대주주로부터 사들이는 물량이 45%라면 일반주주로부터 매수해야 하는 물량도 줄어든다. 한화투자증권은 “의무공개매수는 모든 인수자 거래에 동일하게 작용하는 제도가 아니다”라며 “실제로 이전되는 최대주주 측 지분과 인수자의 거래 전 보유지분에 따라 비용이 크게 달라진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의무공개매수제도가 M&A 시장을 위축 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M&A형태에 따라 다르지만 결과적으로 지분율 과반에 도달하기 위해 기존에는 지출하지 않았던 일반주주 지분율 매수금액까지 고려해야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대주주 측 지분이 적을수록 일반주주로부터 더 많은 주식을 사들여야하기 때문에 같은 가격이라면 총 인수자금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자금 부담 때문에 M&A 시장판도가 흔들릴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일반주주 지분매수를 고려하는 상장사 M&A보단 비상장사 인수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한화투자증권은 “PEF가 상장사를 덜 사게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며 “다만 최대주주 지분을 얼마에 살지, 과반 지분까지 도달하기 위해 얼마를 조달해야 할지 등 투자 심의 시 계산방법은 바뀔 것”이라고 짚었다.
정무위를 통과한 개정안은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의결을 남겨둔 상태다. 여야가 정기국회 처리에 합의한 내용인 만큼 연내 통과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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