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두 달 새 3254가구 입주…미분양 3511가구
분당 32.5% 뛸 때 공급 폭탄과 접근성이 갈랐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와 SK하이닉스 이천 본사가 있어도 집값 하락을 막지는 못했다.
수도권 아파트값이 66주 연속 오르는 동안 평택과 이천은 7% 넘게 떨어졌다. 반면 성남시 분당구는 32.54% 상승했다. 분당과 이천의 변동률 격차는 39.82%포인트에 달한다.
대기업 일자리만 놓고 보면 설명하기 어려운 결과다.
평택과 이천에는 단기간 신규 아파트 공급이 집중됐고 미분양 부담도 이어졌다. 분당은 서울 접근성과 기존 생활 인프라에 재건축 기대까지 더해졌다.
◆대기업 있어도 못 버텼다…평택 3254가구 입주
평택 집값을 짓누른 가장 큰 변수 가운데 하나는 공급이다.
직방 집계를 보면 지난 7월 평택화양서희스타힐스센트럴파크1차 1554가구, 8월 브레인시티대광로제비앙모아엘가 1700가구가 입주 일정에 들어갔다. 두 달 물량만 3254가구다.
미분양도 적지 않다. 지난 7월 말 평택의 미분양 주택은 3511가구로 수도권 전체 미분양 1만9459가구의 약 18%를 차지했다. 새 아파트 입주가 이어지는 동시에 이미 쌓인 미분양까지 소화해야 하는 구조다.
가격에서도 부담이 드러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평택 고덕동 고덕국제신도시파라곤 전용면적 84㎡는 지난 8월 6억원에 거래됐다. 2021년 9월 최고가 9억8000만원과 비교하면 3억8000만원, 38.8% 낮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라는 대규모 일자리 기반이 있지만 단기간 늘어난 주택 공급을 모두 흡수하기에는 역부족이었던 셈이다.
◆SK하이닉스 있는 이천도 2380가구 한꺼번에
SK하이닉스 본사가 있는 이천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지난 7월 힐스테이트이천역 1·2단지 1822가구에 이어 8월 이천자이더리체 558가구가 입주 일정에 들어갔다. 두 달간 2380가구다.
이천은 지난 2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됐다가 9월 발표에서는 제외됐다. 미분양 여건은 개선됐지만 그동안 누적된 공급 부담은 집값에 반영됐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을 토대로 지난해 6월 9일부터 올해 9월 14일까지 누적 변동률을 보면 이천 아파트값은 7.28% 떨어졌다. 수도권에서 가장 큰 하락 폭이다. 평택도 7.17% 내렸다.
같은 기간 수도권 전체 아파트값은 66주 연속 상승했다. 조사 대상 시·군·구 가운데 가격이 하락한 곳은 14곳이었다. 파주와 고양 일산동·서구 등 경기 외곽 지역도 약세를 보였다. 수도권이라는 같은 울타리 안에서도 공급 여건에 따라 집값 흐름이 크게 엇갈린 것이다.
◆분당은 32.54% 상승…일자리보다 달랐던 세 가지
반대편에는 분당이 있다. 분당구 아파트값은 같은 기간 32.54% 올랐다. 이천과의 격차는 39.82%포인트다.
분당은 판교 테크노밸리와 맞닿아 있고 강남권 접근성이 좋다. 이미 갖춰진 생활·교육 인프라에 재건축 기대까지 겹쳤다.
정비사업 움직임도 빠르다. 분당에서는 2024년 양지마을과 시범단지 등이 선도지구로 선정됐다. 올해 진행 중인 2차 특별정비구역 공모에는 50개 구역, 6만6037가구가 신청했다. 올해 선정 물량은 1만2000가구다.
같은 1기 신도시라고 결과가 같지는 않았다. 일산 역시 특별법 적용과 선도지구 선정이라는 재건축 재료가 있지만 같은 기간 일산동구와 일산서구 집값은 3~4%대 하락했다.
재건축 기대만으로 집값 방향이 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예상 분담금과 일반분양 물량, 사업 속도에 따라 사업성이 달라지고 서울 주요 업무지구까지 걸리는 시간도 수요에 영향을 준다.
이번 수치는 대기업 사업장이 있다는 것과 주택가격 상승이 반드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일자리가 있어도 공급이 수요를 크게 웃돌면 가격은 압박을 받을 수 있다.
반대로 기존 수요가 탄탄한 지역에 교통과 정비사업 기대까지 더해지면 매수세가 집중될 가능성이 커진다.
수도권 아파트값이 66주 연속 올랐지만, 평택·이천과 분당은 정반대 흐름을 보였다. 기업 간판보다 공급 물량과 미분양, 서울 접근성, 재건축 사업성이 지역별 집값의 향방을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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