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2년까지 투자비 223억弗 납부
20년간 최대 454억弗 회수 전망
美, 웨스팅하우스 지분 7% 제시
한국은 15% 유지… 입장차 여전
2000억달러 규모로 추진되는 한국의 전략적 대미투자 1호사업으로 텍사스 가스발전사업이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파악됐다. 사업의 ‘상업적 합리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후속 사업으로 거론되는 미국 내 원자력발전소 건설과 미국이 요구해 온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사업을 놓고는 한·미 간 막판 협상이 이어지고 있다. 투자 규모와 합의문 문구 등을 둘러싼 양국의 줄다리기가 치열한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정부와 정치권에 따르면 대미투자 국내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한미전략투자공사 운영위원회는 이날 정부 측으로부터 대미투자 관련 보고를 받았다. 운영위는 산업통상부 장관이 이끄는 한미전략투자 사업관리위원회가 검토·심의한 후보 사업에 대해 재무 상황 등을 고려해 추진 여부를 심의·의결하는 기구다. 한국의 전략적 대미투자 사업을 최종 결정하는 의사결정기구인 셈이다.
이날 운영위는 투자 여부를 의결하지 않고 협상 경과를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 과정에 관여한 한 관계자는 이날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정부가 (1호 투자가 유력시됐던) 텍사스주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투자에 긍정적으로 언급을 한 것으로 안다”며 “(2·3호 사업으로 유력시됐던) 미국 내 대형 원전 건설 및 웨스팅하우스 지분 투자와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에는 구체적인 사안이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미 양국은 엔시날에 총 설비용량 6.5기가와트(GW) 규모의 가스복합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총투자비는 223억달러로, 한국 정부는 이 금액을 올해부터 2032년까지 나눠 납부할 계획이다.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기는 인공지능(AI) 수요 확대로 늘어나는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를 충당하는 데 주로 쓰일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20년간 432억9000만∼454억300만달러를 회수할 수 있다는 사업성 검토 결과를 국회에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사업의 ‘상업적 합리성’을 긍정적으로 판단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다만 데이터센터 입주 기업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수익 전망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정부는 이날 보고에서 미국 내 대형 원전 건설과 웨스팅하우스 지분 투자, 알래스카 LNG 개발사업에 대해서는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전 사업에서는 한국형 원전 APR1400의 건설 물량·착공 시점 등과 웨스팅하우스 지분 투자 규모를 놓고 양국 간 견해차가 큰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웨스팅하우스 지분 투자와 관련해 미국은 한국의 취득 지분을 7%가량으로 제시한 반면, 한국은 15% 안팎의 지분을 확보하고 이사회에 참여해 한국형 원전 수출을 원활하게 하려는 입장이어서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래스카 LNG 사업에서는 투자 계획을 명시하려는 미국과 투자 ‘가능성’을 열어두는 수준의 문구를 원하는 한국이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이르면 이번 주 발표될 한·미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MOU)에 텍사스 가스발전사업만 명시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는 22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협상 내용을 보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보고와 한·미 간 최종 조율이 마무리되면 MOU 서명·발표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23일 이재명 대통령의 미국·멕시코 순방에 동행할 예정이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X)에 올린 글에서 “국제 경쟁에서 산업·경제를 선도하려면 초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며 그 성과를 국민과 공유할 새로운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며 “초대규모 국제 경쟁 시대에는 과거의 보조금 지원과 원리금 상환 의무가 부과되는 대출 같은 금융만으로는 유연한 대응이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도 투자와 지분 취득을 통해 국민이 성장 과실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정책을 시작하도록 했다. 없던 길을 만들어 앞서가려면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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