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심의… 비자 발급제한 가능성
정부, 연간 실태 점검 단 8곳 그쳐
“무리한 유학생 유치 감독 강화를”
정부가 외국인 유학생 등록금 미환불 논란이 불거진 웅지세무대와 신경주대를 대상으로 비자 발급 제한 등 제재 절차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학생 장사’를 하는 대학이 늘어나는 만큼 당국의 감독이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교육부가 더불어민주당 김문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교육부와 법무부는 하반기 교육국제화역량 인증제 및 실태조사 현장점검 대상 대학 4곳 중 2곳으로 웅지세무대·신경주대를 선정했다. 현장점검은 최근 마무리됐고, 이달 인증제위원회에서 처분(안)을 최종심의한다. 심의 결과에 따라 이들 대학은 비자 발급 제한 대학으로 지정될 수 있다. 현재 비자 발급 제한 대학(학위과정)은 전국에 총 16곳이다.
웅지세무대와 신경주대는 각각 경기파주시 3년제 전문대학, 경북 경주시 4년제 일반대학이다. 공통점은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해 재정난을 극복하려 했으나 실패했다는 점이다. 웅지세무대에서는 지난해 12월 유학생 수십 명이 최종 비자 발급 심사에서 탈락하면서 입국이 불가능해진 일이 있었다. 통상 외국인 유학생들은 입학을 희망하는 대학에 등록금(유학입학비)을 납부한 후 해당 대학으로부터 표준입학허가서를 받는다. 대학 측은 비자 발급에서 탈락한 이들이 선납한 학비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7월 파산 선고를 받은 신경주대도 현재 유학생들의 등록금 환불을 중단한 상태다.
교육국제화역량 인증제는 신청 대학을 대상으로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인증대학 지위를 부여하고 비자 심사 과정에서 혜택을 주는 제도다. 인증제를 신청하지 않은 대학도 외국인 유학생이 한 명 이상 재학 중이면 실태조사와 현장점검 대상이 될 수 있다. 웅지세무대와 신경주대는 인증대학도, 비자정밀 심사대학도 아니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외국인 유학생이 한 명 이상 재학 중인 대학은 교육국제화역량 인증제 및 실태조사 현장점검 대상이 될 수 있어 두 대학을 하반기 점검 대상으로 선정했다”며 “11월 중 비자심사 강화대학 지정 여부 등 처분 결과가 나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비자심사 강화대학으로 지정되면 소속 외국인 유학생의 학력과 재정 능력 등에 대한 심사가 강화된다. 이 가운데 최하위 등급인 비자정밀 심사대학으로 분류되면 신입 외국인 유학생의 비자 발급이 원칙적으로 제한된다.
교육부는 현재 상·하반기 각각 4개 대학을 선정해 외국인 유학생 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있다. 하지만 연간 8곳을 점검하는 데 그치는 현행 감독 체계가 지나치게 느슨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해 유학생을 무리하게 유치하는 대학가의 작태가 만연해서다.
일례로 올해 4월에는 광주 호남대에 중국인 어학연수생 112명이 허위 학력을 제출하고 편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호남대는 교육국제화역량 인증대학으로, 외국인 유학생 비자 심사에서 혜택을 받고 있었다.
이후 교육부와 법무부는 상반기 현장점검 대상 대학으로 경일대·한신대·대진대·우석대를 선정했다. 경일대·대진대·우석대는 교육국제화역량 인증대학이며, 한신대는 인증대학이나 비자정밀 심사대학이 아닌 일반대학이다. 교육부는 “유학생 관리 부적정 등 민원이 제기된 대학이 대상”이라고 했다.
점검 결과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전반적인 관리 부실이 확인됐다. 한 대학에서는 학위과정 유학생과 어학연수생의 한국어 수업 출석률이 낮고, 학생들이 충분한 한국어 능력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수업이 진행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교육부는 해당 대학에 한국어 능력 향상을 위한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통보했다.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법률 상담과 지원 체계가 부족하다는 점도 지적됐다. 외국인 유학생들은 시간제 취업 과정에서 임금을 받지 못하는 등 학교 밖에서 각종 피해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지만, 대학 차원의 상담·지원책은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점검 결과를 토대로 해당 대학들의 소명을 받은 뒤 비자심사 강화대학 지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이르면 다음달 하순 유학생 질 관리 개선을 위해 2029년부터 적용할 교육국제화역량 인증제 개편 방안을 내놓는다. 김병규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사무총장은 “대학이 학생 모집에만 매달리지 말고 유학생 교육과 관리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지성을 대변하는 대학이라면 최소한의 기준을 지켜야 하며, 학생들에게 반칙을 가르치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지역 사립대들이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교육부가 현장점검을 통해 관리 실태를 철저히 살펴야 한다”며 “개선 노력이 미흡한 대학에는 유학생 모집 제한 등 엄격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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