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 등 걸프국들이 과거 서방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사용됐던 이란의 밀수 전술을 활용해 호르무즈 해협에서 원유를 수송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걸프국들은 이란이 주장하는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흔들기 위해 소형 셔틀 보트로 원유를 수송하는 비밀 밀수 작전을 펼치고 있다.
이란이 제재 회피를 사용했던 이 작전은 위험한 구간에서는 작은 셔틀 보트로 원유와 정제유, 액화천연가스(LNG)를 수송한 뒤 다른 지점에 있는 대형 유조선에 옮겨 싣는 방식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수로가 가장 좁은 지점은 폭이 30㎞ 남짓이고 수심 때문에 실제로 사용되는 항로의 폭은 3㎞ 정도에 불과하다.
'암흑 함대'(dark fleets)로 불리는 셔틀 보트들은 야간을 틈타 자동 식별 시스템을 끈 상태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위험한 구간을 빠져나간다.
미국 싱크탱크인 신미안보센터(CNAS) 선임연구원인 레이첼 지엠바는 "이 밀수 작전은 이란이 과거 원유를 시장에 내보내기 위해 사용한 제재 회피 방법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미군은 전투기 등 전력을 활용해 이란 미사일과 드론으로부터 이런 원유 수송 작전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텔레그래프는 이란에 맞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것은 도박에 가깝지만, 이 도박은 수익성이 높아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석유 시장 조사회사인 커머디티 컨텍스트 설립자인 로리 존스턴은 "사람들은 선박 12척 중 1척 또는 15척 중 1척이 이란 드론에 공격당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런 공격을 감안해도 나머지 선박들로 충분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했다.
존스턴은 미 백악관의 개입이 없었다면 이런 밀수 작전이 지난 5월 초가 아니라 전쟁 초기부터 사용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란 전쟁이 단기간에 끝나고 이란의 저항이 단명할 것이라고 미국 측이 장담한 탓에 석유 부국들이 즉각적인 대처를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걸프국들의 인내심이 바닥났고, 이는 셔틀 보트를 활용한 비밀 밀수 작전으로 이어졌다고 존스턴은 덧붙였다.
걸프국들의 밀수 작전이 장기적 해결책은 아니지만 현시점에서는 대처 방안 중 하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텔레그래프는 위험과 보상의 균형이 이익 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한 걸프국들의 비밀 밀수 작전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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