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탁·갑질 등 논란 철저한 규명 필요
與 사과하고, 靑은 제도 개선 나서길
국회 인사청문보고서까지 채택된 김승원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그제 자진 사퇴했다. 김 후보자는 “제 부족함을 성찰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기자회견에서 ‘국민의 눈높이’ 등을 고려해 임명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지 하루 만이다. 자진 사퇴 형식을 취했지만, 청와대와 사전 조율을 거친 결과로 풀이된다. 이재명정부 2기 개각 인사 가운데 용혜인 성평등가족부장관 후보자에 이어 두 번째 낙마다.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 등으로 민심의 반대와 야당의 임명 철회 압박을 받아 왔다는 점에서 만시지탄이 아닐 수 없다.
김 후보자의 사퇴로 끝나서는 안 된다. 우선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른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은 물론 최근 제기된 전직 보좌진의 탄원서 논란 등도 제대로 규명돼야 한다. KBS 보도 등에 따르면 최근 김 후보자의 지명 철회를 촉구하는 전직 보좌관들의 탄원서가 청와대 측에 전달됐다고 한다. 탄원서에는 김 후보자의 과거 성추행 의혹과 보좌진의 무마 대응, 술자리 이후 보좌진을 상대로 한 상습적 욕설·폭언 논란 등이 담겨 있다고 한다. 김 의원실은 “탄원서에 담긴 소문은 사실과 다르거나 과장 오류가 있다”고 즉각 반박했다. 탄원서 내용이 사실이라면 수사를 통해 밝혀내야 한다.
아울러 ‘임명 반대’라는 국민 다수 여론을 외면한 채 후보자 지키기에만 올인한 더불어민주당의 사과와 반성도 필요하다. 민주당은 김 후보자를 둘러싸고 논란과 비판이 쏟아졌음에도 “보면 볼수록 잘된 인사”(김민석 대표)라는 궤변을 쏟아내며 청문보고서 채택을 강행 처리했다. 대통령과 강성 지지층만 쳐다보는 한심한 행태가 아닐 수 없다. 바닥 민심을 청와대와 정부에 전달해 국정이 잘 돌아가도록 해야 할 여당의 역할과 임무를 망각한 것 아닌가.
무엇보다도 이번 인사 파동을 계기로 청와대의 인사검증 시스템 전반을 살피고 고칠 것은 과감히 고쳐야 한다. 청와대는 지난해 9월 인사수석을 신설하는 등 시스템을 보완했지만 인사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정부 출범 이후 중도 하차한 장관 후보자가 무려 5명에 이르는 데다 ‘현역 의원 불패’ 공식마저 깨진 지 오래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개각 과정에서 청와대의 인사 추천과 검증 라인에 구멍이 뚫렸지만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 “인사시스템을 재점검해 보려고 한다”는 대통령의 말이 허언(虛言)에 그쳐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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