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靑 ‘교착 상태’ 장기화 우려
조희대 대법원장이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 후보에 대한 청와대의 재제청 요구에 대한 대응을 두고 3주 넘게 고심하고 있다.
노 전 대법관이 퇴임한 지 200일이 넘은 시점에서 추석 연휴 전 대법원이 대응책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흥구 전 대법관 후임으로 김성수 대법관 임명이 재가되며 대법관 2명 동시 공백은 해소됐지만 노 전 대법관 후임 공백이 200일 넘게 이어지며 상고심 심리 부담은 여전한 상황이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 대법원장은 노 전 대법관 후임자를 다시 제청하라는 청와대의 요구에 대한 대응책을 이날도 내놓지 않았다. 청와대가 재제청을 요청한 지 23일째다.
당초 조 대법원장은 지난달 28일 재제청 요구를 받은 당일 “다음주 중에 정리가 되면 알리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어진 주말에 부친상을 당한 데 이어 16∼18일에는 20차 아시아·태평양 대법원장 회의 일정이 겹치며 고심이 길어지고 있다.
조 대법원장이 이번주 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전 결론을 내놓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대법관 1인당 연간 약 4000건의 상고심을 처리하는 만큼 공백 사태를 지속할수록 대법원에는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청와대와 여권은 기존에 추천된 4명(김민기·박순영 서울고법 고법판사, 윤성식 서울고법 부장판사,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 가운데 조 대법원장이 제청한 손 부장판사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 1명을 재제청하라는 뜻을 밝힌 상태다.
하지만 법조계 안팎에선 대법원이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를 처음부터 다시 꾸려 천거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고 있다.
법원조직법상 후보 추천을 마친 추천위는 해산된 것으로 봐야 하고, 기존 후보들의 자격은 상실된다는 해석이다. 정치권 요구대로 기존 후보군 중 다시 제청할 경우 헌법상 대법원장에게 부여된 대법관 제청권이 사실상 무력화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조 대법원장으로선 부담이라는 관측이다.
대법원이 새 추천위를 거쳐 다시 제청한 후보를 청와대가 받지 않고 ‘재재제청’을 요구할 경우 청와대와 대법원 간 교착 상태는 원점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일각에선 최악의 경우 조 대법원장이 정년 퇴임하는 내년 6월까지 대법관 임명 갈등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이럴 경우 후임자에게 재제청 문제에 대한 공을 떠넘긴다는 비판을 피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아울러 내년 5월 초 퇴임하는 천대엽 대법관의 후임 후보 제청을 두고 청와대와 대법원이 재차 부딪힐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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