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파병엔 단호한 선긋기…“후퇴 없다·전쟁 파병 없다”
부동산엔 “이 정부는 한다”…대미투자엔 국익 앞세워
이재명 대통령은 18일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둘러싼 정치적 논란에는 분명하게 선을 긋고, 지지율 하락과 인사 문제에는 책임을 자임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대 관심사였던 조작기소 특검의 공소취소 논란에는 기존 기소 사건의 이송·처분 관련 조항을 삭제해 달라고 국회에 요청했고, 연임 개헌 가능성에는 “연임할 생각 전혀 없다”고 못박았다. 검찰개혁 후퇴론과 호르무즈 파병, ‘한국 패싱’ 우려에도 단정적인 표현을 잇달아 내놨다. 반면 민심 이반을 두고는 “저의 부족”, 잇단 인사 논란에는 “우리의 잘못”이라고 했다. 국정 기조 자체를 바꾸기보다 정책 추진 과정과 소통 방식을 다시 가다듬겠다는 태도가 질의응답에서도 이어졌다.
◆공소취소·연임엔 선 긋기… 검찰개혁엔 “의심 거둬달라”
이 대통령은 조작기소 특검의 공소취소 권한 논란부터 직접 정리했다. 그는 “기존 기소 사건들에 대한 이송 또는 처분에 관한 조항들은 삭제하시고 진상 규명에만 집중해 주시기 바란다”고 국회에 요청했다. 이어 “불필요하게 공소 취소 논란이 발생하지 않게 조치해 달라”고 했다. 조작기소 의혹 자체는 특검으로 규명하되 기존 재판의 처리 문제까지 특검법에 담으면서 정치적 논란이 커지는 것은 피하자는 취지다.
연임 개헌 논란에는 더욱 단호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헌법 개정을 통한 저의 연임은 헌법상 불가능하다”며 “저는 연임할 생각 전혀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질의응답에서도 개헌은 “대통령이 하는 것이 아니라 국회와 국민이 하는 것”이라며 여야 협의와 국민 의견 수렴에 맡기겠다고 했다.
검찰개혁이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지지층의 의심에도 적극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불가역적으로 검사가 다시는 수사에 관여할 수 없게 만들 것”이라며 “되돌아갈 수도 없게 철저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을 편들어서 뭘 하려고 한다, 또 개혁에 후퇴한다, 이런 의심은 거둬주시기를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다만 검찰 수사권 폐지 이후 경찰 권력이 비대해지는 문제는 경계하며 권력기관 간 상호 견제와 경찰개혁을 함께 강조했다.
호르무즈 파병 문제에서도 표현은 단정적이었다. “전쟁에 관여 또는 개입하는 파병은 없습니다”라고 한 뒤 답변 말미에 다시 “분명하게 다시 한번 말씀드리면 전쟁 파병은 없습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청해부대 활동 강화 가능성은 열어뒀지만 전쟁 개입이나 전투병 파견으로 이어질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지지율엔 “제 부족”, 인사엔 “우리 잘못”… 책임은 자신에게
자신에게 책임이 돌아오는 질문에서는 방어보다 자성을 택했다. 이 대통령은 지지율 하락 원인을 묻자 “처음에는 이해가 안 되는 면도 많았다”고 털어놓은 뒤 “결국 그 모든 것들을 다 합쳐서 저의 부족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배려도 부족하고, 섬세함도 부족하고, 소통도 부족하다”며 정책으로 피해를 입는 이들의 반발을 외면한 측면도 있었다고 했다. “국민에 대한 존중심이 좀 부족하지 않았을까”라는 말도 꺼냈다.
인사 논란에도 같은 태도를 보였다. 후보자 검증 과정에서 추가 문제가 드러난 데 대해 “그러한 점에까지 대비하고 준비하지 못한 우리의 잘못”이라고 했고 인사시스템 재점검을 약속했다. 전날 국회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채택된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임명 여부에는 “아직 최종 결론은 내지 못했다”며 제기된 의혹과 후보자의 역량, 국민 눈높이를 함께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정책의 부족함을 인정한 대목도 있었다. 개별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뒤 투자자 손실이 커진 데 대해서는 “정부 정책에 불완전성이 좀 있었던 것 아닌가 싶다”며 “부족함이 있었던 건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도입 당시에는 해외로 빠져나가던 투자 수요를 국내로 돌리고 외환시장 안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엔 “이 정부는 합니다”… 대미투자엔 “다시 얘기 중”
정책 추진 의지를 설명할 때는 다시 어조가 강해졌다. 부동산 문제를 설명하면서 수도권 집중과 ‘부동산 불패’ 인식, 2022년 이후 줄어든 허가·착공 등을 집값 상승 원인으로 꼽은 뒤 “그러나 제가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거는 이 정부는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총리실이 공급 상황을 매일 점검하고 자신도 일주일마다 구체적인 사업지별 진척 상황을 보고받고 있다고 했다.
대미 투자 협상에서는 국익을 앞세웠다. 실무선에서 거의 합의된 내용도 자신이 직접 들여다본 뒤 “동의하기가 쉽지 않은 부분들이 좀 있어서 다시 또 얘기를 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밤잠을 설칠 만큼 고민을 많이 한다”며 “압박, 강요나 이런 것에 흔들리면 안 된다”고도 했다.
북·미 대화 과정에서 제기되는 ‘한국 패싱’ 우려에는 “하지 않아도 된다”고 답했다. 정부가 북·미 대화를 위해 “사전 조정 작업을 나름대로 계속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단기적 이익을 위해 전체적인 장기 이익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회견 막판에는 국정운영 방식에 대한 생각을 보다 직접적으로 드러냈다. ‘만기친람’ 우려에 “만기친람할 시간도 역량도 되지 않는다”며 “권한은 주고 책임은 확실하게 묻는다”고 했다. 개혁 과정에서 반발이 쌓이는 데 대해서는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 인기를 누리기 위해서 이 자리에 있지는 않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많이 소통하고 더 많이 듣고 더 많이 존중하겠다”며 “당초에 하고자 했던 일들을 결코 포기하지 않고 힘들여서 계속 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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