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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 수십 가지…‘국민 생선’ 불리던 명태, 언제부터 먹었을까 [F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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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희 기자 py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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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동태·북어·황태·코다리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려
국내 자원 급감에 연중 어획 금지…현재는 수입산 중심으로 유통

생태, 동태, 북어, 황태, 코다리, 노가리…. 명태만큼 많은 이름을 가진 생선이 또 있을까. 명태는 잡히는 시기와 방법, 크기, 보관·건조 방식에 따라 수십 가지 이름으로 불려왔다. 과거에는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생선이었지만 국내 연근해에서 명태 자원이 급감하면서 2019년 1월부터 연중 포획이 금지됐다. 이제는 귀한 식재료가 된 명태는 언제부터 우리 식탁에 올랐을까. 

 

사진 =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사진 =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 17세기 기록에 등장한 ‘명태’

 

18일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명태는 대구과에 속하는 바닷물고기로, 우리나라에서는 조선시대부터 식용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1530년(중종 25년) 편찬된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함경도 경성도호부와 명천현의 토산물로 ‘무태어(無泰魚)’가 기록돼 있다. 다만 당시의 무태어가 오늘날의 명태를 가리키는지는 자료에 따라 해석이 엇갈린다.

 

‘명태(明太)’라는 이름이 명확하게 확인되는 기록은 1652년(효종 3년) ‘승정원일기’다. 당시 강원도에서 진상한 대구알젓에 명태알이 섞인 일을 문제 삼은 기록에 명태라는 이름이 등장한다. 국사편찬위원회 우리역사넷은 이를 통해 당시 이미 명태라는 명칭이 사용됐으며, 명태알이 흔할 정도로 명태가 많이 잡혔던 것으로 설명한다.

 

명태라는 이름의 유래와 관련해서는 조선 후기 문신 이유원의 ‘임하필기’에 실린 이야기가 널리 알려져 있다. 함경도 명천에 사는 태씨 성의 어부가 이름을 알 수 없는 물고기를 잡았고, 명천의 ‘명(明)’과 어부의 성 ‘태(太)’를 따서 ‘명태’라고 불렀다는 내용이다. 다만 이는 명칭의 유래를 설명하는 전승으로 전해진다.

 

◆ 동해안 대표 생선…조선 후기 전국으로 퍼져

 

사진 =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사진 =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명태는 과거 함경도와 강원도를 비롯한 동해안에서 많이 잡혔다. 조선 후기에는 대량으로 어획되면서 전국으로 유통됐다.

 

이유원은 1871년 편찬한 ‘임하필기’에서 명태가 해마다 수천 석씩 잡혀 여러 지역으로 퍼졌다고 기록했다. 당시 동해안에서 명태가 얼마나 대량으로 어획됐는지를 보여주는 기록이다. 국립민속박물관도 명태를 한때 한반도에서 가장 많이 잡힌 물고기 가운데 하나로 소개한다.

 

명태는 어획 시기와 방법, 크기, 상태 등에 따라 이름을 달리해 불렀다.

 

국립민속박물관에 따르면 명태에 붙은 이름은 60여개에 달한다. 갓 잡은 것은 생태, 얼린 것은 ​동태, 말린 것은 ​북어, 반건조한 것은 ​코다리다. 어린 명태는 노가리라고 부른다.

 

어획 시기와 방법에 따른 이름도 있다. 봄에 잡은 명태는 춘태, 가을에 잡은 것은 ​추태, 그물로 잡으면 ​망태, 낚시로 잡으면 ​조태라고 불렀다. 한 가지 생선에 이례적으로 수많은 이름이 붙은 것은 명태가 많이 잡혔을 뿐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저장하고 활용했던 것을 뜻한다.  

 

◆ 얼리고 녹이고 말리고…황태가 된 명태

 

사진 =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사진 =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명태를 활용한 대표적인 가공법 가운데 하나가 황태다. 겨울철 차가운 바람과 기온을 이용해 명태를 덕장에 걸어 얼리고 녹이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말린다. 이 과정에서 수분이 빠지고 살이 부풀면서 노란빛을 띠게 된다.

 

특히 강원도 인제군 북면 용대리는 황태 덕장으로 유명하다. 용대리 일대는 겨울철 기온이 낮고 바람이 강하며 눈이 많이 내리는 등 명태를 얼리고 말리는 데 유리한 자연환경을 갖췄다.

 

용대리의 황태 생산은 6·25전쟁 이후 함경도 출신 실향민들이 정착하면서 본격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함경도와 원산 일대에서 명태를 말리던 사람들이 고향과 기후 조건이 비슷한 진부령 일대에서 건조 작업을 시작하면서 덕장이 형성됐다는 것이다. 국립민속박물관 자료에서도 용대리 일대의 1960년대 덕장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 국내에선 못 잡는 명태…식탁에는 수입산

 

명태는 다양한 음식에 활용됐다. 살은 국과 찌개, 조림 등에 쓰고, 말린 것은 북엇국이나 포로 먹었다. 알은 명란젓, 내장은 창난젓의 재료가 됐다.

 

한때 흔해서 다양한 이름을 낳았던 명태는 이제는 국내에서 거의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명태는 국내에서 연중 전면 포획이 금지돼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살아있는 명태를 어획·포획할 경우 즉시 방류해야 하며, 현재 명태의 자원생태 특성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때문에 현재 국내 식탁에 오르는 명태는 대부분 해외에서 어획된 원료에 의존한다. 특히 러시아산 명태가 국내에 유통되고 있다. 다만 명태의 원산지와 황태 등 가공품의 제조·가공 국가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에 따르면 러시아에서 잡은 명태를 중국 등 다른 나라에서 황태로 가공하는 경우도 있다.

 

한편 국내에서는 명태 자원 회복을 위한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등은 명태의 분포·산란·성숙·식성 등 자원생태 특성을 조사하고 있으며, 2016년에는 세계 최초로 명태 완전양식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인공종자를 생산해 어린 명태를 바다에 방류하는 등 자원 회복 사업도 추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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