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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이익 소리에 희열?”… 뜨거운 프라이팬에 찬물 붓는 순간 수명 끝난다 [헬스&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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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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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때 불리려다 열충격에 바닥 뒤틀리고 미세 코팅 균열
인덕션 인식 오류·유해물질 용출 원인… “키친타월 닦고 식혀야”
깨끗하게 정리된 주방의 인덕션 위에 놓인 프라이팬. 게티이미지뱅크
깨끗하게 정리된 주방의 인덕션 위에 놓인 프라이팬. 게티이미지뱅크

 

고기를 굽거나 볶음 요리를 끝마치자마자 기름때가 굳기 전에 씻어내겠다며 달궈진 프라이팬을 곧장 싱크대로 가져가는 이들이 적지 않다. 수도꼭지를 틀어 쏟아지는 찬물에 요란한 수증기와 함께 ‘치이익’ 소리가 퍼지면, 마치 묵은 기름때가 깨끗이 씻겨 내려가는 듯한 상쾌함을 느끼기 쉽다.

 

그러나 이는 주방에서 프라이팬의 수명을 가장 빠르게 갉아먹는 대표적인 ‘악습관’이다. 무심코 반복하는 찬물 샤워는 멀쩡한 프라이팬 바닥을 뒤틀리게 만들고 표면 코팅막을 단번에 파괴하는 치명적인 원인이 된다.

 

팽창한 금속과 차가운 물의 충돌… ‘열충격’이 부르는 참사

 

스테이크를 굽고 있는 뜨거운 프라이팬. 이처럼 고온으로 달궈진 상태에서 바로 찬물에 넣으면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 균열이 발생해 코팅 수명이 급격히 줄어든다. 게티이미지뱅크
스테이크를 굽고 있는 뜨거운 프라이팬. 이처럼 고온으로 달궈진 상태에서 바로 찬물에 넣으면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 균열이 발생해 코팅 수명이 급격히 줄어든다. 게티이미지뱅크

 

시중에서 흔히 쓰이는 코팅 프라이팬은 열전도율이 높은 알루미늄이나 스테인리스 바디 표면에 불소수지(PTFE)나 세라믹 코팅층을 얇게 입혀 제작된다. 조리 중 가열된 프라이팬의 내부 온도는 통상 180도에서 220도까지 치솟으며, 이 과정에서 금속 소재는 열을 받아 미세하게 팽창한다.

 

문제는 이처럼 한껏 팽창해 있는 상태에서 10~20도 안팎의 차가운 물이 갑자기 닿을 때 발생한다. 금속 바디와 겉면의 코팅 소재는 온도 변화에 반응하는 ‘열팽창계수’가 서로 다르다.

 

찬물이 닿는 순간 표면은 급격하게 수축하려 하지만 내부는 여전히 팽창된 열기를 품고 있어 소재 간에 심한 물리적 응력이 발생한다. 이를 이른바 ‘열충격(Thermal Shock)’이라 부른다.

 

이 열충격이 가해지면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균열이 코팅층 전반에 거미줄처럼 번진다. 시간이 지나면서 코팅층이 들뜨거나 미세하게 갈라져 벗겨지기 시작한다. 비싼 값을 주고 산 팬인데도 얼마 쓰지 않아 계란후라이가 바닥에 들러붙고 기름이 가장자리로만 쏠리는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다.

 

바닥 뒤틀려 인덕션 먹통… 깨진 틈새로는 중금속 노출 위험

 

조리대 위에 놓인 프라이팬의 측면 모습. 요리 직후 급속 냉각으로 인해 팬 바닥이 미세하게 뒤틀리면 사진처럼 평평한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인덕션 인식 오류나 가열 효율 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 픽사베이
조리대 위에 놓인 프라이팬의 측면 모습. 요리 직후 급속 냉각으로 인해 팬 바닥이 미세하게 뒤틀리면 사진처럼 평평한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인덕션 인식 오류나 가열 효율 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 픽사베이

 

열충격의 피해는 코팅 손상에 그치지 않는다. 급격한 수축 과정에서 프라이팬 바닥 면이 미세하게 뒤틀리는 휨 현상이 발생한다. 바닥 중심부가 위로 솟거나 불룩해지면 열이 고르게 전달되지 않아 음식이 부분적으로 타거나 덜 익는 조리 불균형이 생긴다.

 

특히 가스레인지보다 인덕션(IH) 레인지를 사용하는 가정에서 피해가 크다. 인덕션은 상판과 용기 바닥이 자성으로 완전히 밀착되어야 전자기 유도 현상이 안정적으로 일어난다. 바닥이 미세하게라도 뒤틀리면 인덕션 상판과의 접촉면이 떠서 가열 효율이 급격히 떨어지고, 조리 중 용기가 덜덜 떨리거나 웅- 하는 불쾌한 공진 소음이 발생한다. 심한 경우 인덕션 센서가 용기를 인식하지 못해 작동이 멈추기도 한다.

 

위생과 건강 측면에서도 치명적이다. 열충격으로 코팅막이 갈라진 팬을 계속해서 가열하면, 틈새를 통해 하부의 알루미늄 금속 성분이 음식물로 녹아 나올 수 있다. 조리 중 마모된 미세 플라스틱 조각이나 유기 불소화합물이 체내로 유입될 위험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급랭 대신 잔열 활용… 프라이팬 수명 늘리는 3단계 관리법

 

정교한 패턴의 코팅이 되어 있는 새 프라이팬 내부. 이 미세 코팅막을 오랫동안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요리 후 팬을 충분히 식힌 후 따뜻한 물로 세척하는 습관이 필수적이다. 픽사베이
정교한 패턴의 코팅이 되어 있는 새 프라이팬 내부. 이 미세 코팅막을 오랫동안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요리 후 팬을 충분히 식힌 후 따뜻한 물로 세척하는 습관이 필수적이다. 픽사베이

 

프라이팬을 오래 쓰면서 조리 안전을 지키려면 찬물을 이용한 급랭을 피하고 완충 단계를 거쳐야 한다.

 

첫째, 조리 직후에는 물을 대지 말고 1차 흡수 작업을 진행한다. 팬이 여전히 뜨거운 상태라면 키친타월이나 실리콘 주걱을 사용해 표면에 남은 기름과 양념 찌꺼기를 가볍게 닦아낸다. 기름기가 많은 상태로 식히면 산패한 기름이 눌어붙을 수 있으므로 열기가 있을 때 기름만 걷어내는 것이 좋다.

 

둘째, 상온에서 5~10분간 자연 냉각을 거친다. 팬의 온도가 손으로 만졌을 때 은은한 미온이 느껴질 정도로 자연스럽게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핵심이다. 내부 금속 조직이 본래 형태로 서서히 수축할 시간을 주는 셈이다.

 

셋째, 즉시 세척해야 한다면 반드시 ‘따뜻한 물’을 사용한다. 찌든 양념이 굳어 닦아내기 어렵다면 찬물 대신 온수를 살짝 부어 불려야 열충격을 방지할 수 있다. 세척 시에는 거친 철수세미나 연마제가 든 클렌저를 피하고 부드러운 스펀지에 중성세제를 묻혀 가볍게 닦아내야 미세 코팅막을 안전하게 보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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