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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보도 하면 광고 끊는다”… 언론노조, 지자체 정부광고 기준 강화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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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강은선 기자 groov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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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언론의 편집권 독립과 자체 생산 기사 비율 등을 고려해 정부광고를 집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정부광고를 집행하는 지방정부가 정권의 입맛에 따라 특정 언론사에 광고를 몰아주거나 다른 언론사를 배제하는 관행에서 벗어나 언론 매체의 신뢰성을 검증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동원 전국언론노동조합 정책실장은 15일 대전 선화동 옛 충남도청사에서 열린 ‘대전·충남 지역언론 공공성 강화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정부광고를 집행하는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은 정책과 공공서비스의 양적 노출량보다 이를 홍보하는 매체의 신뢰성을 검증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동원 전국언론노동조합 정책실장이 15일 대전 옛 충남도청사에서 열린 대전·충남지역언론공공성강화 정책 토론회에서 발제하고 있다. 강은선 기자
김동원 전국언론노동조합 정책실장이 15일 대전 옛 충남도청사에서 열린 대전·충남지역언론공공성강화 정책 토론회에서 발제하고 있다. 강은선 기자

김 실장은 “정부광고는 지자체가 해당 지역민이나 다른 지역민에게 입법 및 정책의 수립 과정과 결과를 알리고 이견을 수렴하는 공공커뮤니케이션의 한 종류”라며 “지자체는 조례와 정책에 따른 공공서비스 수급자를 핵심 수용자로 삼고 이들의 접근성이 높은 매체를 선정해야 하지만 이런 규범적 요구는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 게 현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김 실장은 “구독률과 열독률, 인터넷신문 뉴스 페이지 순방문자 수와 같이 지역언론에 큰 의미가 없는 지표를 대체할 질적 지표가 필요하다”며 “공적 재원의 사유화와 지역언론의 사유화를 막기 위해 지역언론 정부광고 매체 선정의 기본 기준과 신뢰성·지역성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대전시와 세종시, 충남도의 지역언론사 광고 집행 내역을 보면 3개 시·도의 광고 집행 총액은 259억9066만원이었다.

 

이 중 30개 언론사에 전체의 76%에 이르는 194억2259만원이 배분됐고 나머지 300개 언론사에는 24%인 61억6807만원이 지급됐다.

 

연간 10억원 이상 광고비가 집행된 언론사는 7개였다. 총액은 118억8700만원으로 전체 집행액의 46.4%에 달했다. 5억 이상∼10억원 미만은 5개 언론사(31억원, 21%)이었다. 1억 이상∼5억원 미만은 18개 언론사 44억원(17.4%), 5000만원 이상∼1억원 미만은 25개 언론사 17억원(7.0%), 5000만원 미만은 275개 언론사 43억원(17.1%)이었다.  

 

김 실장은 “2025년 한 해 동안 1억원 미만의 정부광고가 집행된 언론사들은 대개 인터넷신문사로 하루에 약 50건의 기사를 올리지만 취재 기사는 거의 없고 기초·광역단체 보도자료, 광역·기초의회 동향과 논평을 그대로 옮긴 기사가 90% 이상을 차지한다”고 짚었다. 

 

그는 “정책 홍보를 위한 정부광고와 지역언론 진흥을 위한 정부광고라는 딜레마는 현실에서 충돌할 수밖에 없다”며 “결국 정부광고 집행 성과는 광고를 받은 지역언론사 수와 언론사의 정책·행사 보도자료 기사 건수만으로 보고된다”고 비판했다.

 

일부 지자체는 보도자료 게재 건수를 정부광고 집행 기준으로 삼고 있다. 비판 보도를 했다는 이유로 광고에서 배제하는 기준을 만든 지자체도 있다.

 

바른지역언론연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48개 지자체 가운데 인천, 전남 해남, 경남 함양, 강원 춘천, 충북 옥천, 전남 목포·완주·담양 등은 보도자료 게재 건수와 시정 홍보 기사 빈도를 기준으로 광고비를 지급했다. 강원 횡성과 전남 통영, 충북 음성, 경기 고양 등은 비판 보도를 하면 광고에서 배제했다. 충남 예산은 특별한 사유 없이 홍보자료를 10일 이상 보도하지 않을 경우 광고를 주지 않는다는 기준을 마련했다.  

 

조례 등 명확한 기준 없이도 정권에 따라 지자체장이 임의적으로 정부광고를 집행하거나 특정 언론사를 배제해 언론 기능을 위축시키는 관행은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대구MBC의 시사프로그램을 문제 삼아 광고 집행 정지와 취재 거부를 지시했고 이장우 전 대전시장도 대전MBC와 디트뉴스24에 비판 보도를 이유로 광고를 중단하고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하송이 언론노조 국제신문지부장은 “박형준 전 부산시장은 부산청년 관련 정책 지원비를 모교인 동아대 학보사에 몰아준 사례가 있다”며 “광고비가 ‘지자체장의 쌈짓돈’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정부광고 집행을 위한 지역 인쇄·인터넷 매체 선정 조건으로 독립된 사무공간과 2년 이상 정상 발행, 노동권 보장, 편집규약 제정 등 편집권 독립, 자체 생산 기사 비율 50% 이상 등을 제시했다. 또 정부광고 집행 기준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지역언론발전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일부 지자체는 언론 공공성 강화를 위해 관례적으로 배정해 온 정부광고의 집행 기준을 새로 마련할 예정이다.

 

대전시는 내년부터 ‘공모제’를 시행해 정부광고 집행의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김경일 대전시 공보담당관은 “건강한 지역언론 구축을 위해 대전시도 여러 고민을 하고 있다”며 “심층기획이나 보도가 필요한 경우 규모는 크지 않지만 실제 지역을 위해 일하는 언론을 검증하고, 역량 있는 언론사의 성장과 참여를 도모하기 위해 공모제 등의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정부광고’라는 용어를 변경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정진호 대전충남민언련 상임운영위원장은 “광고는 기본적으로 내 것을 알리기 위해 하는 행위로, 광고비용은 좀 더 많은 수용자에게 전달하기 위한 수단”이라며 “지자체 홍보를 많이 하는 언론사에 광고비를 주는 게 뭐가 문제냐는 식의 단체장들의 인식과 발언은 개념에서 비롯됐을 수 있어 용어 변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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