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이 인공지능(AI)에 의존해 스스로 생각하는 노력을 포기하는 이른바 ‘인지적 항복’(cognitive surrender)을 촉발하고 있다는 매사추세츠공대(MIT) 보고서가 나왔다.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MIT AI 사용 연구위원회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학생들이 조금만 어려움을 겪어도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곧바로 AI에 답을 구하면서 “학습했다는 착각”에 빠질 수 있다고 짚었다.
또 보고서는 학생들이 교수를 찾아가거나 다른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는 대신 챗봇에서 답을 구하면서 고립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보고서는 사고·학습 저해 위험을 지적하면서도 “AI가 대학 전반의 업무를 보조하고 효율성을 높일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평했다.
AI가 실제 학습 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음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중국에서 중·고등학생 2만6000명을 대상으로 한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AI를 활용한 과제 점수는 18% 상승했지만, AI를 사용할 수 없는 통제된 환경에서 치른 시험 점수는 20% 하락했다.
MIT가 지난해 발표한 연구에서도 챗봇을 글쓰기 보조 도구로 이용한 사람들은 에세이를 작성한 지 불과 몇 분 뒤 자신이 쓴 내용을 잘 기억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미국 주요 대학들은 AI 활용 교육을 확대하는 추세다. 시안 베일록 다트머스대 총장은 최근 “AI가 세상을 규정하는 시대에 AI를 생산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졸업생을 배출하지 못하는 대학은 시대에 뒤처져 존재 의미를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앨런 가버 하버드대 총장도 “AI를 활용한 연구가 지식 발전의 속도를 인류 역사상 어느 때보다 빠르게 만들 수 있다”며 “많은 분야에서 AI를 활용하지 않고는 해당 분야의 최전선에 서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반면 AI 사용을 제한하는 대학들도 있다. 시카고대는 일부 필수 사회과학 과목에서 AI 사용을 금지했다. 또 시카고대 로스쿨은 1학년 수업에서 휴대전화와 태블릿, 노트북 사용도 금지했다.
캘리포니아대(UC) 버클리 로스쿨은 학점 평가를 위해 제출하는 과제를 기획하거나 개요를 만들고 초안을 작성·수정·편집하는 데 AI를 사용하는 것을 제한했다.
초·중학교에서도 AI 사용을 더욱 엄격히 제한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뉴욕 교육구는 이달 유치원부터 8학년까지 학생들의 AI 사용을 대폭 제한했다. 로스앤젤레스 교육구는 전 학년에서 학생들의 챗봇 사용을 사실상 금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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