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녕중보·막새기…문헌 속 군산도 실체 규명 단서
고려시대 중국 사신을 맞이했던 군산도의 실체를 보여주는 유적과 유물이 전북 군산시 고군산군도 선유도에서 확인됐다. 특히, 객관과 자복사로 추정되는 건물 유구가 발견된 데 이어 중국 송나라 사신 서긍이 고려를 방문했던 12세기 초 발행된 ‘숭녕중보’가 함께 발견되면서 문헌 속에 기록된 고려시대 군산도의 실체를 뒷받침할 중요한 고고학 자료가 확보됐다.
군산시는 선유도 망주봉 일원에서 국립군산대학교 박물관이 실시한 시굴 조사에서 고려시대 객관과 자복사와 관련된 유구를 비롯해 초석과 기단, 적심 등 대규모 건물 흔적이 확인됐다고 16일 밝혔다. 숭녕중보와 막새기와, 전돌, 청자, 도기 등 고려시대 유물도 다수 출토됐다.
선유도는 고려시대 ‘군산도(群山島)’로 불렸다. 송나라 사신 서긍이 1123년 고려를 방문한 뒤 남긴 ‘선화봉사고려도경(宣和奉使高麗圖經)’에는 당시 군산도의 모습이 상세하게 기록돼 있다.
기록에 따르면 군산도에는 왕이 행차할 때 머물던 ‘숭산행궁’과 대규모 영접 행사가 열렸던 ‘군산정’, 사찰인 ‘자복사’, 제사 시설인 ‘오룡묘’, 사신들이 머물던 ‘객관’ 등 국가 주요 시설이 밀집해 있었다. 서긍 일행이 방문했을 당시에는 고려 수도 개경에서 내려온 김부식이 주관한 대규모 영접 행사도 열린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건물 유구는 이러한 문헌 기록과 맞닿아 있다. 초석과 기단, 적심 등 대규모 건축물의 흔적이 비교적 명확하게 확인됐고, 주변에서 고려시대 기와와 청자, 도기 등이 출토되면서 당시 군산도에 실제로 상당한 규모의 시설이 존재했을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특히, ‘숭녕중보’의 출토는 이번 조사의 핵심 성과로 꼽힌다. 숭녕중보는 중국 송나라 휘종 연간인 1100~1126년에 발행된 동전으로, 서긍이 고려를 찾은 시기와도 겹친다. 당시 고려와 중국 사이에 이뤄진 국제 교류와 군산도의 대외적 역할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로 평가된다.
‘막새기와’와 ‘전돌’ 등 건축 부재도 주목된다. 당시 일반적인 건물보다 격이 높은 시설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진 유물이어서 군산도가 단순한 섬을 넘어 왕실 행차와 외국 사신 영접 등이 이뤄지는 중요한 공간이었음을 보여주는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군산시 관계자는 “이번 조사를 통해 문헌 기록에 존재했던 군산도의 실체를 밝힐 수 있는 매우 귀중한 학술 자료가 확보됐다”며 “앞으로 발굴 조사와 정비를 통해 군산시를 대표하는 문화 관광자원으로 만들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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