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전 매입한 과천 소재 아파트
야권, 4개월 거주 놓고 집중포화
가족 ETF 투자엔 “이해 상충 없어”
“미래대응기금 필요 취지에 공감”
野 재정준칙 도입 요구엔 부정적
“장관통보, 김현지도 김용범도 아냐”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는 이 후보자가 17년 전 매입했지만 실거주 기간이 4개월밖에 되지 않은 과천 소재 아파트를 두고 야권의 질타가 이어졌다. 비거주에 세부담을 강화하는 세제개편안을 설계한 이 후보자가 ‘갭투자를 한 것 아니냐’는 비판에 이 후보자는 “비거주 논란에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재경부 1차관을 지내면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에 반대 의견을 낸 적이 있느냐는 야당의 추궁과 함께, 청와대와의 관계에서 경제부총리가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 여당에서 나오기도 했다.
이 후보자는 15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의 경제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주택 비거주로 인한 논란과 국민들 눈높이에 미흡한 부분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김수영 의원이 “본인은 전세 끼고 (아파트를) 사서 17년 보유해놓고 4개월만 살지 않았나”라며 “주택이 바이(buy)하는 게 아니라 리브(live)하는 것이 정책 소신이라면, 본인의 삶도 그렇게 살아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에 따른 답변이었다.
비거주 논란에 대해 이 후보자는 “2009년 1월 (경기 안양) 평촌에 살고 있을 당시 ‘청와대에서 근무하라’고 통보가 왔다”며 “새벽부터 출근하는 분위기 때문에 가까운 곳으로 가기 위해 2009년 2월 과천에 서둘러 전셋집을 구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청사가 있는 과천을 주거지로 정한 뒤인 4월 즈음에는 형편에 맞고 거주할 수 있는 아파트를 구입했다”며 “다만 제가 이미 전셋집을 구해놓고 살았기 때문에 그 집에 들어갈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거주할 목적으로 샀다는 것을 말씀을 드린다”며 “제가 우리나라의 다른 곳에 주소가 아예 없다. 다른 곳에 옮긴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이종욱 의원은 “(현재 아파트 가격을) 20억원 내외로 보더라도 16억원 정도 시세 차익이 있다”며 “이재명정부 기준에 의하면 이 후보자는 전형적인 투기 세력으로 분류된다”고 질타했다. 이 의원이 “기재부가 세종에 있으니 대전에 거주한 것은 이해하지만, 나머지 기간 10년 동안 살 기회가 있어도 살지 않았다”고 지적하자, 이 후보자는 “안양으로 가는 것이 자녀 교육에 도움된다고 판단해서 나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과정에서 청와대 주관으로 열린 비공개 간담회에 관한 야당 질의에는 답변을 피했다. 국민의힘 안상훈 의원이 ‘해당 간담회에 참석해 레버리지 ETF 도입에 반대 의견을 냈는지’ 묻자 이 후보자는 “말씀 주신 간담회는 청와대 주관의 간담회로, 참석자와 주요 내용을 현재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14.9%에서 20.8%로 대폭 상향한 것과 관련해 당시 위원회에서의 의견을 묻자 “금융시장 안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당시 회의 상황으로 인해 4년간 비공개하기로 의결했다”며 입장을 공개하지 않았다. 안 의원이 “후보자 가족은 이 기간 중 (ETF 투자로) 3억5000만원을 벌었다”고 지적하자, 이 후보자는 “개별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해 상충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청와대 주도로 추진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와 부동산 세제개편안 등이 여론의 비판과 반발에 부딪힌 상황에서 경제부총리의 역할을 강조하는 직언이 여당에서 나오기도 했다.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께서 국무회의도 주관하고 많은 지시도 한다”면서 “그런데 과연 경제부총리가 정책에 대해 주도권을 갖고 있느냐. (정책실장과) 행정고시 선후배 사이이기 때문에 주도권을 갖지 못했다는 얘기가 많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께서 많이 알고 계시지만, 구체적인 정책에 관해서는 재경부에 있는 공직자들이 가장 전문가”라며 “경제 현실에 대해 대통령에게 정확한 해법을 부총리가 제시해야 한다. 정책실장과도 사전에 조율하면서 주도권을 갖고 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미래대응기금이 정부의 ‘쌈짓돈’으로 쓰일 수 있다는 지적에 “대규모 초과세수가 생겼을 경우 이것을 받아들일 버퍼(완충장치)가 없으면 전액 지출하거나 전액 국채상환에 써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며 “기금이 필요하다는 취지에 공감한다”고 답했다. 야당의 ‘재정준칙’ 도입 요구에는 “재정건전성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지만 현 시점에서 봤을 때 고려할 요인이 많이 있고, 현재는 적극적 재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가 이 후보자를 부총리 후보자로 지명했을 당시 구윤철 부총리가 공항에서 소식을 접하고 방미길을 취소했다가 다시 출국한 것과 관련해 박수영 의원은 ‘후보자로 내정됐다는 사실을 언제 통보받았는가’라고 질의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장관 통보나 그와 관련된 내용은 후보자로서 답변드리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피했다. 이에 ‘김현지 부속실장에게 받았는가’, ‘김용범 정책실장에게 받았느냐’라는 질문에는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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