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 제재 29건→82건 급증…3경기 이상 배정정지 비중 77%→32%
조은희 “판정 평가 결과와 제재 기준 공개해야…팬 신뢰 회복 필요”
한 골에 승부가 뒤집히고, 페널티킥 하나에 승점의 주인이 바뀐다. 경기장에서 선수들이 흘린 땀만큼이나 심판의 한 차례 판정이 K리그 승패에 미치는 무게도 크다. 그런데 최근 K리그에서 오심으로 판정된 경기와 심판 제재가 함께 크게 늘면서 판정의 책임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서울 서초갑)이 대한축구협회(KFA)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간 K리그1·K리그2 오심 판정’ 자료 102경기를 전수 분석한 결과, 오심 판정 경기 수는 2024년 23경기에서 지난해 56경기로 증가했다. 한 해 사이 2.4배로 늘어난 셈이다. 올해도 8월까지 23경기가 오심 판정을 받아 2024년 한 해와 같은 수치를 기록했다.
심판 제재 역시 크게 증가했다. 2024년 29건이었던 제재는 지난해 82건으로 늘었다. 3년간 누적 제재는 136건으로, 직책별로는 주심 84건, VAR(비디오 판독 심판)·AVAR(보조 비디오 판독 심판) 42건, 부심·대기심 10건이었다. 리그별로는 K리그2가 84건으로 K리그1의 52건보다 많았다.
하지만 제재 건수가 늘어난 것과 별개로 처분 강도는 일정하지 않았다. 1경기 배정정지 비중은 2024년 62%에서 지난해 22%로 낮아졌다가 올해 8월까지 64%로 다시 높아졌다. 3경기 이상 배정정지는 지난해 77%까지 올라갔지만 올해는 32%로 떨어졌다. 지난해 강화됐던 제재 기조가 올해 다시 약해진 것이다.
실제 올해 제4차 심판평가회의에서는 K리그1 김천·광주전 주심에게 VAR 프로토콜 위반, 경고 미적용, 뒤늦은 페널티킥 판정 선언 등 4개의 실책이 지적됐다. 그러나 처분은 1경기 배정정지였다.
대한축구협회가 판정의 책임 정도를 명시한 경우도 있었다. 최근 3년간 심판평가회의 자료에서 판정 내용에 ‘오심’ 또는 ‘승패 영향’이라고 직접 적시된 사례는 6건이었다. 이들에 대한 처분은 3경기 또는 4경기 배정정지였다.
K리그2 청주·수원전에서는 제20차 심판평가회의가 “불법적인 팔 사용, 노파울 진행 부적절(PK 미적용): 오심”이라고 판단했다. 해당 주심과 VAR에게 각각 3경기 배정정지가 내려졌다.
지난해 K리그1 울산·대구전에서도 제19차 심판평가회의가 ‘승패에 영향을 준 판정’이라고 명시했다. 주심과 제1부심, VAR에게 각각 3경기 배정정지가 내려졌다. 올해 K리그2 부산·천안시티전은 “GK 트립, PK 미적용 승패 영향”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주심은 4경기 배정정지 처분을 받았다.
문제는 심판평가 결과에 따라 어떤 실책에 몇 경기의 배정정지를 부과하는지 구체적인 기준과 평가 방식이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한축구협회 심판규정에는 심판위원회가 심판의 배정을 금지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지만, 세부적인 제재 기준은 확인하기 어렵다.
반면 심판 판정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지도자에게는 별도의 제재 규정이 적용된다. K리그 경기규정은 심판 판정에 대한 부정적 언급을 한 경우 5경기 이상 10경기 이하 출장정지 또는 500만원 이상 1000만원 이하의 제재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실제로 거스 포옛 당시 전북 현대 모터스 감독은 지난해 10월 제주SK전 심판 판정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비판했다가 제재금 300만원을 부과받았다. 이후 대한축구협회는 해당 경기 판정을 오심으로 인정했다.
조은희 의원은 “심판 판정을 비판할 경우 엄격히 제재하면서, 정작 승패를 가른 오심은 어떤 기준으로 책임을 묻는지도 깜깜이”라면서 “대한축구협회는 판정 평가와 제재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해 팬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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