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업계가 가을 가족 고객을 잡기 위해 키즈와 웰니스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 객실 할인이나 조식 제공에 그치지 않고 건강식품과 유아용품, 교육·체험 프로그램까지 외부 브랜드와 결합하는 방식이다.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은 정관장과 손잡았고, 그랜드 조선 제주는 스토케를 객실 패키지에 들였다. 서울신라호텔은 키즈라운지를 교육·체험형 공간으로 개편했고, 롯데호텔 서울은 운동 프로그램을 객실 상품과 묶었다. 호텔업계의 경쟁 무게중심이 객실 자체에서 호텔 안에서 어떤 경험을 할 수 있느냐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신라호텔은 키즈 시설 자체를 바꿨다. 호텔 5층 키즈라운지를 플레이존과 리딩존, 프로그램존으로 나누고 놀이와 독서, 체험을 한 공간에서 할 수 있도록 개편했다.
호텔 캐릭터 ‘신라베어’를 활용한 포토존을 두는 한편 해양 생물을 주제로 한 미술 수업 ‘마이 버디 오션’과 식사 예절을 배우는 ‘리틀 젠틀맨 앤드 레이디스 아카데미’ 등을 운영한다.
과거 호텔 키즈룸이 장난감과 놀이시설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최근에는 교육 요소를 넣은 ‘에듀테인먼트’ 공간으로 영역을 넓히는 모습이다. 아이가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동안 부모가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점도 가족 고객에게는 장점이다.
가족 중심 상품과 함께 성인 고객을 겨냥한 웰니스 경쟁도 치열하다.
롯데호텔 서울은 발레와 필라테스, 요가를 결합한 운동인 ‘바레’를 접목한 ‘더 로얄 웰니스’ 프로모션을 선보였다. 객실에 전문 강사가 진행하는 바레 클래스와 조식 또는 클럽라운지 이용 혜택을 묶었다.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은 오는 11월 30일까지 가족 고객을 겨냥한 ‘서울풀 웰니스’ 패키지를 운영한다.
패키지 이용객에게 객실당 정관장 ‘홍이장군 일상면역’ 21포 한 세트를 제공한다. 사전 요청하면 객실에 키즈 텐트도 설치해준다. 지정 OTT 스트리밍 서비스의 스탠다드 요금제 1개월 무료 이용권도 포함했다.
추석 연휴인 9월 24일부터 27일까지는 호텔 내 키즈 라운지 ‘JW by the Sea’를 별도로 운영한다. 어린이 콘텐츠 기업 키즈캔과 하겐다즈가 참여해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무료 가입이 가능한 메리어트 본보이 회원에게는 동반 투숙하는 12세 이하 어린이 최대 2명의 조식도 무료로 제공한다. 실내 수영장과 피트니스센터, 스쿼시·농구 코트 등 부대시설도 이용할 수 있다.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은 올해 여름에도 키즈캔과 함께 ‘JW by the Sea’를 운영했다. 크래프트 클래스와 영어 그림책 스토리텔링, 신체 놀이 등을 진행하고 미션을 마친 어린이에게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을 제공했다. 계절에 맞춰 키즈 콘텐츠를 바꾸며 가족 고객을 끌어들이는 전략이다.
그랜드 조선 제주는 프리미엄 유아용품 브랜드 스토케와 협업해 ‘키즈 모먼트 위드 스토케’ 패키지를 올해 12월 31일까지 운영한다.
2박 전용 상품으로 키즈 스위트와 로얄 스위트, 힐 스위트 등 가족 단위 고객이 선호하는 객실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스토케의 ‘젯키즈 트래블 번들’도 제공한다. 어린이가 타고 이동할 수 있고 좌석 침대로도 활용할 수 있는 ‘젯키즈 베드박스’와 어린이용 백팩으로 구성된 제품이다. 호텔에서는 스토케 유모차 대여 서비스도 운영한다.
아이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콘텐츠도 더했다. 옥수수 피자 만들기와 여름 아이템 만들기, 보틀케이크 만들기 등 시즌별 키즈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단순히 어린이용 어메니티를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여행 과정에 필요한 유아용품과 체험 프로그램을 패키지 전체에 넣은 셈이다.
그랜드 조선 제주는 웰니스 분야에서도 브랜드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앞서 글로벌 스마트워치 브랜드 가민과 함께 심박수와 스트레스 지수 등 생체 데이터를 확인하며 운동할 수 있는 ‘레디, 셋, 웰니스’ 패키지를 선보였다. 여름에는 수영복 브랜드 르망고와 협업해 수영용품과 키즈·웰니스 프로그램을 묶었다.
호텔들이 키즈와 웰니스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달라진 호캉스 소비 방식이 있다.
과거에는 객실 등급과 전망, 조식이나 라운지 이용 여부가 상품을 고르는 주요 기준이었다. 최근에는 호텔에 머무는 동안 아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부모가 얼마나 편하게 쉴 수 있는지, 어떤 브랜드와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지가 패키지의 차별화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정관장이나 스토케, 가민처럼 호텔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크지 않았던 브랜드까지 패키지에 참여하면서 협업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호텔은 자체적으로 만들기 어려운 전문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고, 협업 브랜드는 구매력이 높은 호텔 고객에게 제품을 직접 경험하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해관계도 맞아떨어진다.
업계에서는 이런 체험형 상품이 객실 판매뿐 아니라 식음료와 부대시설 이용을 늘리고 재방문을 유도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객실 한 칸을 파는 경쟁에서 가족이 호텔 안에서 보내는 하루 전체를 설계하는 경쟁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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