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공격으로 동서 송유관 가동이 중단된 사우디아라비아가 홍해로 연결되는 주요 송유관을 수일 안에 재가동하지 못하면 수출용 원유 재고가 바닥나 세계 원유 공급량의 최대 4%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13일(현지 시간) 주요 외신은 사우디산 원유 구매업체와 원유 거래업자들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사우디는 지난 11일 드론 공격을 받아 동부 유전지대와 홍해 연안 얀부항을 연결하는 동서 송유관의 가동을 중단했다. 사우디 당국은 피해 규모와 송유관 가동 중단 기간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복구 기간을 놓고 소식통들의 전망은 엇갈렸다. 한 소식통은 복구에 최대 5~6주가 걸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른 소식통은 이보다 일찍 복구될 수 있으며, 수리 기간에도 부분적으로 원유 수송을 재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사우디의 원유 공급량이 추가로 줄어들면 글로벌 공급난은 한층 심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미 공급 부족으로 국제 유가는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고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압력도 커졌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시장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6.43달러(6.69%) 오른 배럴당 102.48달러, 브렌트유 11월물은 6.42달러(6.34%) 오른 107.63달러에 마감했다. 두 유종 모두 지난 5월 19일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아라비아 반도를 가로지르는 사우디의 동서 송유관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후 핵심 우회로였다.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는 그동안 동서 송유관을 통해 세계 공급량의 약 4%에 해당하는 하루 약 400만 배럴을 홍해 연안의 얀부항으로 수송해 왔다.
그러나 송유관 가동이 중단되면서 얀부항의 비축유는 기존 수출량을 5~7일 정도 유지할 수 있는 수준만 남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는 홍해 연안의 아인수크나항과 지중해 연안의 시디케르항에도 고객에게 수일간 공급할 수 있는 원유를 비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얀부항의 원유 저장 능력은 약 3500만 배럴이다. 아인수크나항과 시디케리르항은 각각 1800만 배럴과 2000만 배럴을 저장할 수 있다. 소식통들은 이들 저장시설의 재고가 가득 찬 상태가 아니며 동서 송유관이 재가동되지 않으면 비축유도 결국 고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사우디 원유 수송을 위협해 온 예멘 후티 반군은 지난 11일 홍해 입구에 있는 페림섬을 점령했다. 이에 따라 세계 원유 공급 차질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처럼 중동 갈등이 고조되며 국제 유가가 치솟는 가운데 국내 석유제품 수급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대한석유협회(KPA)가 14일 밝혔다.
협회는 “계속되는 중동전쟁에도 정부의 적극적인 원유 수급 지원과 비축유 스와프 시행 효과로 원유 공급 차질 문제가 사전적으로 해소됐다”고 평가했다.
또한 SK에너지·GS칼텍스·에쓰오일·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들이 최고가격제에 따른 매점매석 고시 정책에 적극 협력하며 휘발유·등유·경유 등 필수 석유제품의 국내 안정 공급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3월 13일 정부는 중동전쟁 영향으로 급등한 석유제품 가격 안정화를 위해 1997년 유가 자유화 이후 30년 만에 석유 최고가격제를 도입해 시행 중이다.
전쟁 초기인 지난 4월 국내 원유 도입량은 2010년 이후 최저치인 약 6450만배럴까지 떨어졌으나, 정부와 정유업계의 적극적인 원유 확보 노력으로 원유 도입량이 빠르게 회복됐다.
한국석유공사 석유수급통계에 따르면 지난 7월 원유 도입량은 9318만배럴로, 전년 동월 대비 9.8%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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