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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주세요” 韓 국가대표의 ‘다급한 SOS’…AG ‘비용 전쟁’ 민낯 [권준영의 머니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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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준영 기자 kjykj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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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1000억엔→3700억엔…10년 새 3.7배 불어난 日 나고야 AG 비용
물가·건설비·인건비·엔저에 종목 증가까지…10년 만에 눈덩이처럼 불어난 청구서
선수촌 폐지로만 약 600억엔 절감…수영·승마는 도쿄로 옮겨
비용은 줄였지만 부담은 현장과 지방정부로…아이치현만 737억엔 부담

[권준영의 머니볼]은 스포츠를 경기장 안의 스코어만으로 읽지 않는다. 선수와 팬, 기업과 자본, 기술과 시장이 얽혀 움직이는 스포츠 산업의 흐름을 데이터와 수치로 들여다본다. IT·인공지능(AI) 융합부터 스포츠 금융, 생활체육, 시니어 스포츠까지 전통적인 스포츠의 경계를 넘어 커지는 새로운 시장을 좇는다. 숫자에 담긴 돈의 흐름을 따라 스포츠 산업의 판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읽고, 그 변화가 만들어갈 스포츠의 ‘다음’을 짚는다.

“국제종합대회인데 선수촌이 없습니다.”

 

아시안게임이라면 선수들이 한곳에 모여 먹고 자며 대회를 준비하는 선수촌부터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는 그 익숙한 풍경이 사라졌다. 선수들은 호텔과 크루즈선, 임시 숙소 등으로 흩어졌다. 수영과 승마는 개최지인 아이치현을 떠나 도쿄에서 열리고, 축구 경기장 규모도 줄었다. 선수단 체류 기간도 짧아졌다.

 

위 사진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생성된 가상의 이미지입니다. Open AI의 대화형 인공지능 ChatGPT 생성 이미지.
위 사진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생성된 가상의 이미지입니다. Open AI의 대화형 인공지능 ChatGPT 생성 이미지.

선수촌을 없앤 결정적 배경은 단연 ‘비용 문제’다. 2016년 개최구상에서 아시안게임의 대회 주최자 부담경비는 850억엔(약 7400억원)이었다. 운영비 440억엔, 경기장 가설 정비비 110억엔, 선수촌 가설 정비비 300억엔으로 구성됐다.

 

아시아파라대회까지 합친 당시 양 대회 사업비는 1000억엔(약 8700억원)이었다. 아시안게임 850억엔에 아시아파라대회 150억엔을 더한 금액이다.

 

10년 사이 계산서는 완전히 달라졌다. 2025년 12월 기준 아시안게임과 아시아파라대회를 합친 조직위원회 대회경비는 2980억엔(약 2조6000억원)으로 늘었다. 여기에 경기장 사용료와 관중 수송, 인프라 정비·개최 분위기 조성 등 개최도시 관련 경비 약 700억엔을 더하면 전체 규모는 약 3700억엔(약 3조2000억원)에 달한다. 당초 양 대회 사업비와 비교하면 3.7배다.

 

첫 단추부터 비용을 낮게 잡았다. 2016년 예산은 직전 대회인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을 참고해 산정했다. 당시 아시안게임 운영비 440억엔을 추산하는 과정에서 인천대회의 실제 비용 구조를 충분히 파악하지 못했다. 이후 아이치현은 인천대회가 한국 정부 등의 지원과 공공기관·기업의 현물 제공으로 약 550억엔 규모의 비용을 줄였던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물가와 인건비도 뛰었다. 아이치현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5년 10월까지 일본 국내 기업물가지수는 약 1.3배, 2016년 9월부터 2025년 11월까지 건설자재 가격지수는 약 1.5배 올랐다. 공공공사 설계노무단가도 2015회계연도에서 2025회계연도 사이 약 1.5배 상승했다. 호텔 숙박료 소비자물가지수 역시 2023년 3월부터 2025년 10월 사이 약 1.5배 높아졌다.

 

엔저도 부담을 키웠다. 달러당 엔화 환율은 2016년 109엔에서 2025년 155엔으로 올라 같은 달러 비용을 치르는 데 필요한 엔화 부담이 약 1.4배 커졌다. 아이치현은 물가·인건비 상승과 엔저 등을 합친 비용 증가 요인을 약 550억엔(약 4800억원)으로 추산했다.

 

대회 규모도 달라졌다. 2016년 개최구상에서 가정한 종목은 36개였지만 비용 산정 당시에는 41개로 늘어 약 80억엔(약 700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 여기에 국제기구와 종목단체와의 협의 과정에서 선수단 숙박시설과 서비스, 경기 운영비, 장비, 경기장 운영시설 등이 구체화되면서 약 600억엔이 추가됐다. 아시아파라대회 비용 증가분도 약 30억엔이었다.

 

결국 아이치현과 조직위원회는 비용을 낮추기 위해 대회 운영방식을 뜯어고쳤다. 그 핵심이 대규모 선수촌 신축 폐지였다. 2016년 계획에서 선수촌 가설 정비비는 300억엔이었지만, 건설비 상승으로 2023년에는 약 600억엔(약 52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새 선수촌을 짓는 대신 기존 호텔 등을 활용하면서 약 600억엔을 줄였다.

 

수영과 승마를 도쿄로 옮겨 약 210억엔(약 1800억원)을 추가로 줄였고, 축구 경기장 축소와 경기장 가설비 절감, 마라톤 수영 폐지, 선수단 체류기간 단축 등이 이어졌다. 이렇게 줄인 비용은 아시안게임과 아시아파라대회를 합쳐 약 1020억엔(약 8900억원)이다.

 

문제는 장부에서 줄어든 비용이 현장의 부담까지 없애지는 못했다는 점이다. 당초 선수촌에 모일 예정이었던 선수단은 호텔과 크루즈선, 임시 숙소 등으로 분산됐다. 당초 최대 1만5000명으로 잡았던 대회 참가 인원은 1만7000명으로 늘었다. 숙소는 약 9000명을 수용하는 호텔과 약 4000명을 수용하는 크루즈선 ‘코스타 세레나’, 약 2000명을 수용하는 나고야항 이동식 임시 숙박시설 등으로 나뉜다.

 

임시 숙소는 컨테이너를 활용한 이동식 시설이다. 1동의 면적은 약 70㎡로 최대 6명이 생활할 수 있다. 대회가 끝난 뒤에는 재난 발생 시 임시주거시설 등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위 사진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생성된 가상의 이미지입니다. Open AI의 대화형 인공지능 ChatGPT 생성 이미지.
위 사진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생성된 가상의 이미지입니다. Open AI의 대화형 인공지능 ChatGPT 생성 이미지.

현장에서는 숙소를 둘러싼 문제도 실제로 드러났다.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 변준형(안양 정관장)은 지난 1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표팀 숙소 화장실에서 물이 새는 영상을 올리며 “살려주세요”라고 적었다. 한국 대표팀은 조직위원회가 마련한 임시 숙박시설을 이용하고 있다.

 

폭우가 쏟아진 날에는 약 400명의 선수와 대회 관계자가 임시 숙소에서 고지대로 일시 대피했다. 8일 나고야에서는 1시간 동안 104.5㎜의 비가 쏟아졌고, 일부 경기장에서도 누수가 발생했다.

 

참가 인원이 예상보다 늘면서 숙소 확보를 둘러싼 논란도 있었다. 8월에는 일부 선수단 관계자에게 자체적으로 숙소를 구해야 한다는 안내가 전달됐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지만, 조직위원회는 이후 약 1만7000명 전원의 숙소 배정을 마쳤다고 밝혔다.

 

재정 부담의 최종 청구서도 지방정부에 남았다. 2025년 12월 기준 2980억엔의 대회경비 가운데 새로 확보한 재원은 525억엔, 국가 지원은 150억엔, 그 뒤 남은 현·시 부담은 1105억엔이다. 이 1105억엔(약 9600억원)은 2980억엔 전체에 대한 지방정부 부담액이 아니라 기존 계획에서 추가로 마련해야 할 현·시 재원이다.

 

아이치현이 부담할 몫은 이 가운데 737억엔(약 6400억원)이다. 아이치현은 토지 매각 수입과 기금 운용수익 등을 포함한 세외수입 244억엔(약 2100억원)을 확보하고, 나머지는 지방채와 재정조정기금 등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국가 지원도 당초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아이치현과 나고야시는 약 400억엔(약 3500억원) 규모의 특별 지원을 요청했지만 실제 국비 지원은 136억엔(약 1200억원)으로 결정됐다. 여기에 전파법 특례에 따른 14억엔을 더해 국가 지원은 총 150억엔(약 1300억원)이다. 요청액과 실제 지원액의 차이는 264억엔(약 230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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