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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직 논란·국민 눈높이 못 넘고… 김민석 직접 ‘거취 요구’에 입장 정리 [인사청문회 '슈퍼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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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준·박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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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혜인, 2주 만에 자진 사퇴

가족 정당 등 의혹에 여론도 악화
방어 어려워진 與 결국 판단 내려
국힘선 “의원 자격도 없어” 공세
여가·성평등 장관 3년새 3명 낙마

龍 “초심 돌아가 의정활동에 매진”
김민석 “범진보 세력과 연대 더 박차”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13일 자진 사퇴에는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의 ‘결단 요구’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지명 초기 ‘진보·개혁 연대 강화’의 상징으로 평가했던 민주당은 비례대표 의원직 겸직 논란에 배우자의 당직·급여를 둘러싼 ‘가족 정당’ 의혹, 과거 비공개 정파인 이른바 ‘언더조직’ 논란까지 겹치며 여론이 악화하자 청문회까지 끌고 가기보다 조기에 거취를 정리하는 쪽으로 돌아섰다. 법적으로 겸직이 가능하다는 용 후보자의 해명과 별개로 국민 눈높이에서 방어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무슨 생각하나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사퇴 기자회견에 앞서 고개를 들어 위를 바라보고 있다. 용 후보자는 이날 “이재명정부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서 모두를 위한 성평등 사회를 만들어내고자 했던 제 결심과 함께 장관 후보직을 오늘로서 내려놓고자 한다”고 말했다. 허정호 선임기자
무슨 생각하나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사퇴 기자회견에 앞서 고개를 들어 위를 바라보고 있다. 용 후보자는 이날 “이재명정부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서 모두를 위한 성평등 사회를 만들어내고자 했던 제 결심과 함께 장관 후보직을 오늘로서 내려놓고자 한다”고 말했다. 허정호 선임기자

◆‘연대 상징’서 ‘결단 요구’로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용 후보자 지명 직후만 해도 범여권 외연 확장의 의미를 부각했다. 김민석 대표도 이번 인선을 “진보·개혁 연대의 강화”로 평가했다. 그러나 용 후보자가 의원직 유지 뜻을 굽히지 않으면서 당내 기류가 달라졌다.

 

국회법상 국회의원의 국무위원 겸직은 가능하지만 비례대표 의원이 장관에 임명될 경우 의원직을 내려놓고 후순위가 승계해온 관행과 달랐다. 용 후보자는 기본소득당의 유일한 국회의원이라는 점을 들며 의원직을 유지하겠다고 했다. 지난달 31일에는 “차기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출마하지 않겠다고 이미 밝혔다”며 여론 진화에 나섰고,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서도 “국회의원의 국무위원 겸직은 법률이 허용하는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부담을 느낀 지점은 불법 여부보다 정치적 설득력이었다. 비례대표 의원직을 내려놔도 후순위가 승계할 수 있는데 장관직과 의원직을 모두 유지하려 한다는 비판이 확산했다. 여기에 배우자의 기본소득당 핵심 당직과 급여, 용 후보자의 특별당비 납부를 둘러싼 ‘가족 정당’ 의혹과 과거 ‘언더조직’의 성차별적·위계적 문화 논란까지 더해졌다. 용 후보자는 관련 의혹을 정면 반박했다. 13일 사퇴 회견에서도 지난 10일 해명 기자회견을 거론하며 “떳떳하지 않은 것이 없기에 국민 앞에 하나하나 소명하고 싶어 인사청문회를 기다렸지만, 일방적으로 쏟아지는 가짜 정보와 억측 속에 국민께 진실과 제 진심을 직접 전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 내부에서는 해명만으로 여론을 돌리기 어렵다는 판단이 커졌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앞서 “과한 욕심, 무리수가 국민의 정서나 형평성, 공정성에 반하는 것으로 여론이 좀 더 크게 흘러가고 있지 않나”라며 “본인의 입장이나 스탠스가 자초한 점은 없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했고, 김남국 의원도 “청문회까지 기다릴 것이 아니라 그 전에 후보자가 무엇인가 결단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했다. 엠브레인퍼블릭 등 4개 기관이 지난 7∼9일 전국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는 용 후보자 지명이 ‘잘못된 인선’이라는 응답이 63%였다. 휴대전화 가상번호 전화면접 방식으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15.4%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김민석 직접 권유… 野 “검증 실패”

 

결국 김 대표가 직접 거취 정리를 요청했다. 김 대표 비서실장인 김태선 의원은 이날 “비례대표 겸직 문제가 법적 위반은 아닐지라도 국민적 눈높이와 정서에 온전히 부합하지 못한 면이 있었다”며 “민심을 종합한 김 대표의 자진 사퇴 권유를 제가 용 후보자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용 후보자도 사퇴 회견에서 민주당으로부터 “후보자와 기본소득당이 처한 상황을 존중하지만,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을 두고 국민적 공감대가 넓지 못한 상황을 고려해 후보자가 결단해 달라”는 뜻을 전달받았다고 공개했다. 이어 “국무위원은 국회와 정부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협력을 끌어내야 하므로 여당도 우려를 표하는 상황에서 그 직을 수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후보직 자진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후보직 자진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본소득당 신지혜 최고위원은 민주당의 뜻이 전날 전달됐고 이후 당 지도부 논의를 거쳐 사퇴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와의 사전 소통 여부에는 “제가 알기로 소통은 없었다”고 밝혔다. 용 후보자는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서는 “저를 믿고 큰일을 맡겨주셨던 믿음에 감사드리고, 그 소임을 미처 다해내지 못해 송구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저를 돌아보고 겸허하고 성숙한 자세로 의정 활동에 매진하겠다”고 밝혀 비례대표 의원직은 유지할 뜻을 나타냈다.

 

민주당은 범진보 세력 연대 의지에 변함이 없다는 점도 재확인했다. 김 대표는 이날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용 후보자의 사퇴를 언급하며 “기본소득당 등 진보세력과의 연대 및 정치개혁 논의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인사청문회를 충실히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사퇴를 ‘사필귀정’으로 규정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장관 후보자뿐 아니라 국회의원으로서의 자격도 없다”며 의원직 사퇴를 요구했고, 장동혁 대표도 “장관 후보자 사퇴로 끝낼 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성평등가족부 장관 인선의 반복된 낙마도 다시 부각됐다. 2023년 윤석열정부에서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주식 파킹’ 의혹 등으로 사퇴했고, 이재명정부 첫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였던 강선우 의원도 보좌진 갑질 논란 끝에 물러났다. 용 후보자까지 최근 3년 사이 여성가족부·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세 명이 잇따라 낙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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