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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릭스 “중동 확전 자제” 만장일치 채택… 反서방 결속 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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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김희원 특파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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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의 ‘뉴델리 공동 선언’

이란·UAE 입장 차이 절충 합의
美 주도 관세·제재 일제히 반대
시진핑·푸틴 “다극적 질서 구축”
G20 파행 속 비서방 공조 존재감
習 7년 만에 인도 방문 정상회담

중국·러시아가 주도하는 비서방 11개 신흥국 협의체 브릭스(BRICS)가 중동 확전 자제와 일방적 관세·제재 반대를 담은 공동성명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브릭스는 조기 합의를 통해 미국 주도 질서에 맞서는 비서방 공조의 존재감을 한층 부각하는 모양새다.

12일(현지시간) 인도 총리실에 따르면 브릭스 정상들은 이날 뉴델리 바라트 만다팜에서 열린 제18차 정상회의에서 ‘회복력·혁신·협력·지속가능성을 위한 뉴델리 선언’을 채택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선언 채택 직후 “뉴델리 선언이 컨센서스를 바탕으로 채택됐다”고 밝히며 모든 회원국이 동의했음을 강조했다.

美 보란듯이… 손잡은 브릭스 신흥국 협의체 브릭스(BRICS) 정상회의 참석자들이 12일(현지시간) 인도 수도 뉴델리 바라트 만다팜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마우로 비에이라 브라질 외무장관, 알리 모하메드 함마드 알 샴시 아랍에미리트 국가안보최고위원회 사무총장,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아비 아흐메드 에티오피아 총리.
스푸트니크통신 제공, AFP연합뉴스
美 보란듯이… 손잡은 브릭스 신흥국 협의체 브릭스(BRICS) 정상회의 참석자들이 12일(현지시간) 인도 수도 뉴델리 바라트 만다팜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마우로 비에이라 브라질 외무장관, 알리 모하메드 함마드 알 샴시 아랍에미리트 국가안보최고위원회 사무총장,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아비 아흐메드 에티오피아 총리.
스푸트니크통신 제공, AFP연합뉴스

이번 공동선언은 중동·서아시아의 긴장 고조에 깊은 우려를 표하면서 “최대한으로 자제하고 상황을 더 악화할 수 있는 행동을 피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제 분쟁은 대화와 외교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정 국가를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 압박과 그에 따른 역내 확산 가능성을 염두에 둔 절충적 표현으로 읽힌다.

이번 브릭스 정상회의는 이란과 아랍에미리트(UAE)가 함께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동선언 채택 가능성 자체가 주목됐다. 지난 5월 열린 브릭스 외교장관회의에서는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을 직접 지목하는 표현을 요구한 반면 UAE는 이에 동의하지 않으면서 공동선언 대신 의장성명만 채택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직접적인 비난 표현 대신 자제 촉구와 외교적 해법 쪽으로 수위를 낮추면서 양측이 동의 가능한 수준의 문안이 마련됐다. 인도 일간 타임스오브인디아(TOI)는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회원국 간 문안 조율이 이날 새벽 4시쯤까지 이어졌고, 인도 측이 이란·사우디·UAE 사이의 상충하는 입장을 조율해 합의를 끌어냈다고 전했다.

브릭스는 중동 문제뿐 아니라 공급망과 통상 질서에서도 미국을 겨냥했다. 선언 20~22항은 세계무역기구(WTO) 체제를 지지하면서 “무역을 왜곡하고 WTO 규범과 부합하지 않는 일방적인 관세 및 비관세 조치의 증가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이어 “국제법에 반하는 일방적 강압 조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승인을 받지 않은 제재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공동선언 채택은 최근 중국의 반대로 공동선언 채택이 불발된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와도 대비된다. 중국은 “과도하고 지속적인 불균형”, “비시장적 정책과 관행” 등 중국의 산업정책과 수출 주도 구조를 비판한 문안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이번 브릭스 공동선언에는 중국의 입장에 가까운 문구가 전면에 배치됐다. 비서방 신흥국들이 미국의 통상·제재 정책을 비판하는 중국의 문제의식에 사실상 보조를 맞추면서, 중국을 축으로 한 반서방 공조에 힘이 실리는 양상이다.

중국과 러시아, 인도 등 브릭스 주요국 정상들은 이번 회의에서 브릭스의 결속과 국제적 영향력 강화를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연설에서 브릭스를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신흥시장·개도국 협력 플랫폼”이라고 규정하면서 회원국들이 “역사의 올바른 편에 굳건히 서야 한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뉴델리 정상회의가 “진정한 다극적이고 더 공정한 세계질서” 구축에 기여한다고 평가했다. 모디 총리 역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국제금융기구 개혁, 글로벌 사우스의 대표성 확대를 강조하며 브릭스를 기존 서방 주도 질서의 대안적 협의체로 부각하는 데 주력했다.

중국과 인도는 이번 브릭스 정상회의를 계기로 관계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시 주석은 7년 만에 인도를 방문해 모디 총리와 회담하고 양국은 “경쟁 상대가 아니라 협력 파트너”라며 국경 지역의 평화와 안정 유지, 공급망과 무역 현안 관리, 교류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내년 브릭스 순회의장국은 중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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