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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미국서 만나자”… 푸틴 “무조건 모스크바” 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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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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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미국 G20 정상회의 계기 회동 가능성
러시아는 일축… “젤렌스키, 모스크바 와야”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오는 12월 미국에서 직접 만나 대화하자’는 제안을 했다. 하지만 크레믈궁은 즉각 “불가능하다”고 거절했다.

 

12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는 전날 캐나다를 방문한 기회에 독일 방송사 ‘도이체벨레’(DW)와 인터뷰를 했다. DW 측은 오는 12월4, 5일 이틀간 미국 플로리다주(州) 마이애미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점을 거론하며 “G20 회의에 푸틴 대통령이 참석하면  만날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젤렌스키는 “물론”이라고 자신있게 답변했다. 이어 “푸틴과 나는 G20 회의장에 있어야 한다”며 “우리는 만나서 이야기하고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연합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연합

푸틴은 브릭스(BRICS)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인도 뉴델리를 방문 중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레믈궁 대변인은 뉴델리에서 만난 취재진으로부터 젤렌스키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을 받자 단번에 “그것은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양자 회담은 반드시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려야 한다”는 종전 입장을 되풀이했다. ‘패장’ 젤렌스키가 승전국 수도를 찾아 푸틴에게 머리를 조아리고 평화를 애걸하는 듯한 모양새 연출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러시아는 G20 회원국이나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후 G20 정상회의에 푸틴은 참석하지 않고 있다. 대신 핵심 측근인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부 장관을 보내 G20 회의에서 러시아에 불리한 결정이 내려지지 않게끔 방해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한 러시아의 일방적 입장을 전달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이번에는 취임 후 처음 G20 회의를 주재하는 트럼프의 기대가 남다른데다 푸틴 초청에 대한 의지도 강력한 만큼 거의 4년 만에 푸틴이 함께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사실 요즘 우크라이나는 다급한 처지다. 장거리 드론(무인기)으로 러시아 영토 내 석유 시설 등 에너지 인프라를 타격함으로써 러시아의 전쟁 수행 능력에 손상을 입힌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이 최전선에서 러시아군을 물리치고 그동안 잃은 요충지를 수복할 정도에 이르진 못했다. 더욱이 드론과 미사일을 무차별적으로 발사하는 러시아의 공습 앞에 방공망이 취약한 우크라이나는 국민의 희생이 계속 늘고 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러시아의 공습으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시내의 건물에 큰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소방관들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AFP연합
지난 11일(현지시간) 러시아의 공습으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시내의 건물에 큰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소방관들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AFP연합

설상가상으로 좀 있으면 추운 우크라이나의 겨울이 시작된다. 러시아 또한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인프라를 공격의 주요 표적으로 삼는 중이다. 전력난은 우크라이나 국민이 겨울을 나는 데 꼭 필요한 난방 등에 치명타를 가할 수 있다. 유엔은 “전쟁 발발 후 우크라이나가 가장 혹독한 겨울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며 국제사회에 관심과 지원을 요청하고 나섰다. 젤렌스키로선 자국민 보호를 위해 지지부진하기만 종전 평화 협상에 속도를 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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