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50㎏ 女가 70㎏ 男을 KO?”…아시안게임서 터진 ‘성별 파괴’ 승부 [권준영의 머니볼]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 아시안게임 , 권준영의 머니볼 , 이슈플러스

입력 :
권준영 기자 kjykjy@segye.com

인쇄 메일 url 공유 - +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계체·체급 없는 혼성 개인전…17~35세 남녀 선수 16명, 가상공간서 ‘맞대결’
국제급 여자 선수 88.6% 체중 감량 경험…한 번에 최대 4.6㎏ 줄이기도
체중계 대신 VR·동작추적 기술…공식 경기 장비 패키지 가격만 510만원
베트남 女 선수 응우옌 티 몽 꾸인, 남녀 함께 겨룬 혼성부서 금메달

[권준영의 머니볼]은 스포츠를 경기장 안의 스코어만으로 읽지 않는다. 선수와 팬, 기업과 자본, 기술과 시장이 얽혀 움직이는 스포츠 산업의 흐름을 데이터와 수치로 들여다본다. IT·인공지능(AI) 융합부터 스포츠 금융, 생활체육, 시니어 스포츠까지 전통적인 스포츠의 경계를 넘어 커지는 새로운 시장을 좇는다. 숫자에 담긴 돈의 흐름을 따라 스포츠 산업의 판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읽고, 그 변화가 만들어갈 스포츠의 ‘다음’을 짚는다

위 사진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생성된 가상의 이미지입니다. Open AI의 대화형 인공지능 ChatGPT 생성 이미지.
위 사진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생성된 가상의 이미지입니다. Open AI의 대화형 인공지능 ChatGPT 생성 이미지.

태권도에서 남자와 여자가 맞붙는다. 50㎏대 선수와 70㎏대 선수도 같은 대진표에 들어간다. 체급을 맞추기 위해 경기 전 몸무게를 빼는 일도 없다. 현실의 태권도에서는 좀처럼 상상하기 어려운 장면이지만, 가상현실(VR)과 동작 추적 기술을 활용한 ‘버추얼 태권도’에서는 실제 경기 방식이다.

 

10월2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시에서 열리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버추얼 태권도에는 17~35세 남녀 선수 16명이 출전한다.

 

버추얼 태권도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체급의 경계가 사라진다는 점이다. 아시안게임 겨루기는 남자 4체급(-58·-68·-80·+80㎏), 여자 4체급(-49·-57·-67·+67㎏) 등 8개 체급으로 나뉜다. 세계태권도연맹(WT) 일반 성인 세계선수권에서는 남녀 각각 8체급, 총 16체급으로 더 세분화된다. 남자는 54㎏ 이하부터 87㎏ 초과까지, 여자는 46㎏ 이하부터 73㎏ 초과까지 체중에 따라 출전 체급이 갈린다.

 

체급은 출전 명단만 가르는 기준이 아니다. 더 가벼운 체급에 나서려는 선수에게는 경기 전 체중을 줄이는 과정이 따라붙는다. 2016년 국제학술지 ‘Journal of Exercise Rehabilitation’에 실린 ‘Weight loss practices in Taekwondo athletes of different competitive levels(경쟁 수준이 다른 태권도 선수들의 체중 감량 실태)’는 태권도 선수 116명(남자 72명·여자 44명)의 체중 감량 실태를 조사했다. 국제급 남자 선수의 75.6%, 여자 선수의 88.6%가 더 가벼운 체급에 출전하기 위해 체중을 줄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실제 감량 폭도 상당했다. 국제급 선수들이 평소 줄이는 체중은 남성 평균 2.2㎏, 여성 1.8㎏이었다. 한 번에 줄인 최대 체중은 남성 5.3㎏, 여성 4.6㎏에 달했다. 전체 선수로 보면 평소 체중의 약 3%를 줄였고, 일부는 약 7%까지 감량했다. 이런 체중 조절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시즌 중 여러 차례 반복됐다.

 

최근 한국 엘리트 격투종목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급속한 체중 감량이 확인됐다. 2026년 국제학술지 ‘The Journal of Sports Medicine and Physical Fitness’에 발표된 ‘Sport- and sex-specific differences in rapid weight loss practices among elite combat sport athletes(엘리트 격투종목 선수의 종목·성별에 따른 급속 체중 감량 차이)’는 태권도·유도·레슬링·복싱 선수 414명을 분석했다. 선수들은 경기 전 평균 6.53일 동안 체중의 5.49%를 줄였고, 계체 이후에는 감량한 체중의 약 95%를 다시 회복했다.

위 사진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생성된 가상의 이미지입니다. Open AI의 대화형 인공지능 ChatGPT 생성 이미지.
위 사진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생성된 가상의 이미지입니다. Open AI의 대화형 인공지능 ChatGPT 생성 이미지.

버추얼 태권도에서는 이런 체중 조절 자체가 필요 없다. 계체가 없고, 선수의 몸무게 대신 센서가 읽어낸 움직임으로 공격을 인식해 점수를 계산한다. 아시안게임에서는 VR 장비와 동작 추적 기술을 이용해 60초 단위로 경기가 진행된다.

 

대신 경기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에는 가격표가 붙는다. 버추얼 태권도 공식 플랫폼이 공개한 ‘VTKD Bundle’의 시작 가격은 3800달러다. 현재 환율로 단순 환산하면 약 510만원이다. 동작을 추적하는 AXIS 시스템과 버추얼 태권도 소프트웨어, VR 헤드셋 2대 등이 포함된 가격으로 세금·관세·수수료는 별도다.

 

그렇다면 체급이 사라진 경기에서 신체 조건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버추얼 태권도 국가대표 안향식(22)은 복수의 언론 인터뷰에서 실제 태권도 남자 58㎏급과 달리 버추얼에서는 가벼운 선수의 빠른 발차기와 연속 공격이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성 선수 역시 유연성과 정확성을 앞세울 여지가 있다고 봤다.

 

실제 국제대회에서도 이런 혼성 경쟁의 가능성이 확인됐다. 지난 7월 열린 2026 춘천 코리아오픈 버추얼 태권도 35세 이하 혼성부에는 남녀 31명이 참가했다. 베트남의 응우옌 티 몽 꾸인(28)은 여성부에 이어 혼성부에서도 금메달을 차지했다.

 

버추얼 태권도는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처음 등장한 종목은 아니다. 2024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첫 세계 버추얼 태권도 선수권에는 약 120명의 선수가 23개국에서 참가했다. WT는 2027년 전북 무주 태권도원에서 세 번째 세계 버추얼 태권도 선수권을 개최할 예정이다.


오피니언

포토

'러블리즈' 류수정, 힙합요정으로 컴백
  • '러블리즈' 류수정, 힙합요정으로 컴백
  • 나나, 시스루 파격 의상으로 볼륨 몸매 과시…매혹 눈빛
  • 송혜교, 도시적인 분위기
  • 정려원, 소녀 같은 분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