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호텔업계 추석 선물 시장이 한층 넓어졌다. 최고급 한우와 수산물 중심이던 명절 선물에 수억원대 희귀 와인부터 호텔 김치, 디퓨저, 타월, 숙박·식사권까지 가세했다. 10만원 안팎의 실속형 상품과 초고가 상품을 동시에 내놓으며 소비자의 가격대와 취향을 세분화하는 모습이다.
12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는 오는 27일까지 총 71종의 추석 선물세트를 판매한다. 정육과 해산물, 와인·주류, 라이프스타일 상품을 셰프 초이스, 인터컨티넨탈 초이스, 파르나스호텔 컬렉션, 소믈리에 셀렉션 등 4개 분야로 구성했다.
가장 눈에 띄는 상품은 단 1세트만 판매하는 로마네 꽁띠 2017 세트다. 가격은 3억원이다. 트러플·캐비아·푸아그라를 담은 파르나스 시그니처 고메 세트와 호텔 셰프가 만든 갈비찜·아롱사태찜, 불도장 등 완조리 음식도 준비했다. 호텔 시그니처 향을 적용한 디퓨저와 캔들, 타월, 구스다운 침구까지 선물 품목을 생활용품으로 넓혔다.
가격 부담을 낮춘 실속형 상품도 늘었다. 켄싱턴호텔앤리조트는 한우와 한돈, 과일, 제주 옥돔·갈치 등 40여종을 마련했다. 지난해 명절 한우 선물세트 재구매율이 95%에 달한 점을 반영해 올해는 9만원대 한우 실속 세트를 새로 선보였다. 국내 켄싱턴호텔앤리조트 전 지점과 PIC 사이판 숙박권, 켄싱턴호텔 여의도 브로드웨이·뉴욕뉴욕 식사권도 판매한다.
호텔 자체 상품을 앞세운 경쟁도 치열하다.
롯데호텔앤리조트는 올해 추석 선물세트를 130여종으로 구성했다. 프리미엄 한우와 수산물에 호텔 자체브랜드(PB) 상품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프리미엄 김치뿐 아니라 샴푸와 트리트먼트, 바디워시와 바디로션 등 호텔 라이프스타일 상품을 함께 판매한다. 자체 어메니티 관련 매출이 늘어난 점을 반영해 품목을 확대했다.
조선호텔앤리조트도 110여종의 추석 선물세트를 마련했다. 정육과 수산물뿐 아니라 10만~20만원대 상품을 늘리고 희귀 와인 등 고가 상품도 강화했다. 호텔 레스토랑 방식으로 만든 프리미엄 김치 세트는 기존 2종에서 5종으로 확대했다. 호텔 주요 공간의 향을 구현한 디퓨저 컬렉션과 고밀도 코마사로 만든 헤리티지 타월 세트도 내놨다.
서울신라호텔은 헤드 소믈리에가 선정한 와인과 위스키를 포함한 추석 선물세트를 선보였다. 공식 온라인몰 더신라숍에서는 지난달 10일부터 오는 17일까지 추석 선물 기획전을 운영한다.
워커힐은 오는 27일까지 5만원 안팎부터 200만원대까지 폭넓은 가격대의 추석 선물 특선을 판매한다. 프리미엄 육류와 고메 세트, 가정간편식(HMR), SUPEX 김치, 명월관 한우 설화와 티 세트 등 호텔 대표 상품을 한데 모았다.
호텔 셰프의 이름과 조리 노하우를 상품화한 선물도 많아졌다.
앰배서더 서울 풀만은 오는 23일까지 추석 선물세트를 판매한다. 후덕죽 마스터 셰프의 대표 메뉴를 가정에서도 맛볼 수 있도록 만든 불도장 세트를 비롯해 정육과 각종 식품을 준비했다. 전국 7개 앰배서더 호텔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과 호텔 뷔페 더 킹스 식사권도 선물 품목에 포함했다.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은 1++ 한우 안심과 치마살 각 1㎏으로 구성한 프리미엄 한우 세트를 85만원에 판매한다. LA갈비 세트는 30만원, 셰프가 완성한 불도장은 24만원이다. 호텔에서 직접 채취한 벌꿀과 도라지정과를 묶은 세트도 22만원에 내놨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도 한우를 비롯해 호텔 시그니처 향을 담은 캔들·디퓨저·룸 스프레이 세트와 호텔 상품권 등을 준비했다.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는 아망드 쇼콜라와 피스타치오 휘낭시에 등 6개 품목 가운데 원하는 제품을 골라 직접 선물세트를 구성할 수 있도록 했다.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은 이달 1일부터 23일까지 자체 추석 선물세트를 판매한다. 글래드 호텔앤리조트도 추석 선물 기획전을 열고 명절 수요 잡기에 나섰다.
메리어트 계열 호텔들은 선물세트와 명절 음식, 가족 식사 상품을 함께 선보였다.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은 이달 1일부터 23일까지 한우와 와인 등을 중심으로 추석 선물세트를 판매한다.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과 르메르디앙 서울 명동, 코트야드 메리어트 판교·수원·보타닉파크 등은 명절 음식을 포장해 가져갈 수 있는 투고 상품을 마련했다.
여의도 메리어트 호텔인 메리어트 이그제큐티브 아파트먼트 서울은 선물세트보다 가족 식사에 초점을 맞췄다. 파크카페에서 오는 19일부터 27일까지 서울패밀리위크를 운영한다. 4명 이상이 가을 코스를 예약하면 스파클링 와인 1병과 가족사진 라테아트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호텔업계가 추석 상품군을 넓히는 것은 명절 선물 소비가 먹거리 중심에서 취향과 경험을 전달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우와 굴비 같은 전통적인 고급 선물은 유지하면서 호텔 음식과 객실의 향, 침구, 식사·숙박 경험까지 상품으로 옮기고 있다.
가격대도 크게 벌어졌다. 10만원 안팎의 실속형 상품으로 진입 장벽을 낮추는 동시에 고급 한우와 희귀 주류, 3억원짜리 와인까지 내놓으며 초고가 수요도 공략하고 있다. 올 추석 호텔 선물 경쟁의 중심이 단순한 고급화에서 가격과 취향의 세분화로 옮겨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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